
자본 적정성을 평가하는 국제 기준인 '바젤 Ⅲ 최종안'의 적용을 앞두고 신한은행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표준방법 대비 내부등급법 RWA 비중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신한은행은 규제에 대응해야 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내부등급법 기준 RWA는 2024년 221조9478억원에서 2025년 230조1064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표준방법 적용 시 RWA는 344조1465억원에서 349조7068억원으로 늘었다.
표준방법 대비 내부등급법 RWA 비중은 64.5%에서 65.9%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70%를 밑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신한은행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어 △국민은행 67.2% △하나은행 67.2% △우리은행 70.8% 등의 순이다.
바젤 Ⅲ 최종안은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은행의 RWA가 표준방법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제한한다. 적용 비율은 2026년 65%, 2027년 70%, 2028년 72.5% 순으로 높아진다. 현재 수준은 올해 기준선에 근접한 단계로 2년 동안 추가 상향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RWA 구조는 자본비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바젤 Ⅲ 최종안에서 요구하는 72.5% 하한 기준을 작년 수치에 적용하면 신한은행의 RWA는 23조4310억원 증가한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 역시 14.57%에서 13.22% 수준으로 낮아진다. 하락폭은 1.35%p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크다. 경쟁 관계의 타 은행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시 국민은행은 1.09%p, 하나은행은 1.21%p, 우리은행은 0.34%p가량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현재 내부등급법 RWA 비중이 낮은 만큼 규제가 강도가 세지면 자본비율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이 같은 자본 부담이 모든 자산군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이 자산 유형에 따라 내부모형과 표준방법 적용에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부문에서는 내부등급법 기준 RWA 92조9806억원, 표준방법 RWA 112조5091억원으로 두 방식 간 차이가 크지 않다. 반면 소매 부문에서는 내부등급법 33조6337억원, 표준방법 81조0638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곧 자산 유형별로 규제 부담이 다르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투자 위험가중치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기업금융은 규제 대응과 성장 전략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반면 소매금융은 규제 영향이 곧바로 자본 부담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무담보 신용대출 등 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하한 규제 적용 시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단순한 성장 전략보다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병행돼야 하는 영역이다. 가계대출은 하한 규제 적용 시 자본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기업여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RWA 구조를 유지한다.
결과적으로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가계대출의 확대보다 기업금융을 늘리는 것이 정부 정책 기조, 자본 효율성, 규제 대응 측면에서 모두 유리한 선택지가 되는 셈이다. 신한은행의 과제는 두 갈래로 정리된다. 하나는 내부등급법 RWA에서 표준방법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을 끌어올려 규제 하한선을 맞추는 작업이다. 다른 하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해 자본 부담이 낮은 영역 중심으로 성장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에 맞춰 신용위험경감 중심의 RWA 관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외부 신용등급 활용과 담보 확보, 우량 기관 보증 확대 등을 통해 위험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자본수익률을 기준으로 자원 배분 체계를 운영하며 RWA 사용 대비 수익성을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표준방법 RWA 대비 내부모형 RWA 비중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신용위험경감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담보와 보증 구조를 정교화하고 RWA 산출 체계를 고도화해 자본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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