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 “주민참여예산으로 시설 보수·기반정비사업, 본질 훼손”

김해시 주민참여예산이 시민 생활 속 불편 해소나 지역 발전 아이디어 사업으로 쓰여야 하지만 도로 보수나 배수로 정비 같은 행정 대체 사업에 사용되는 사례가 빈번하자 김해시의회에서 주민참여예산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혜영(더불어민주당·장유3동) 시의원은 지난 21일 열린 제275회 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행정이 본래 수행해야 할 시설 보수나 기반정비사업이 부서 예산이 부족해 주민참여예산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인 제안자 참여 보장과 투명한 예산 집행 과정 공개, 유사 사업 반복 방지를 위한 평가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시의원이 공개한 2025년 주민참여예산사업 최종 선정 목록을 보면 공원 정비, 도로 보수, 배수로 정비, 체육시설 교체 등 창의적인 시민 제안이라기보다 행정 대체 사업이 다수다.
이 시의원은 "김해시 주민참여예산은 행정의 예산 보완용 '2차 예산 주머니'로 전락돼 취지가 무색하다"며 "주민참여예산은 행정이 나눠주는 시혜성 예산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설계하고 함께 평가하는 '공동체 예산'이므로 형식적 공모와 반복적 사업 선정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제안을 존중하고, 시민이 정책 공동 설계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5분 발언에서 주정영(더불어민주당, 장유1·칠산서부·회현동) 시의원은 김해 장유지역 '수압 저하' 늑장 대응과 사후 처방을 지적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시의회가 2년 전부터 율하·관동 일대에서 저녁 시간대 수압 저하로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는 문제점을 여러 번 제기했으나 김해시가 늑장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시는 원인 분석 용역에서 제안된 단기 방안인 다량수용가 5개 아파트의 인입 밸브 신설과 개도율 조정, 고지대 수압 보완을 위한 라인부스터 설치 등을 추진 중이며, 12월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대단지 아파트와 인근 주택 급수 블록 분리 등 중장기 정비 계획은 '추후 검토' 단계다.
하지만 주 시의원은 "이러한 방안은 이미 발생한 민원에 대한 사후적 대응에 불과하며, 행정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 원인 규명과 예방 시스템 구축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2024년 김해시 결산 기준 상하수도특별회계 순세계잉여금은 1142억 원, 그 중 상수도만 616억 원으로 100만 도시 창원시의 6.5배에 달한다. 재정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며 늑장 대응과 사후 처방만을 되풀이하는 행정을 비판했다.
주 시의원은 일정 규모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준공 전·후 수압·유량 측정을 의무화하고, 설계 단계부터 급수 블록 분리·가압·우회망 계획을 피크 기준으로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이미애(국민의힘·비례) 시의원은 '김해형 생활물류 안전 실태조사'를 시행해 배달종사자 규모, 사고 다발 지역, 보험 가입률 등을 명확히 파악하고 배달종사자 안전 환경 조성 정책 근거를 마련하라고 제안했다.
송재석(국민의힘·내외동) 시의원은 가야 역사 탐방 '백두산 코스', 멋진 풍광 전망형 '천문대 코스', 무척산 천지폭포를 지나는 자연경관 체험형 '천지 코스' 등 '백두산-천지 로드' 트레킹 코스 개발을 제안했다.
강영수(더불어민주당, 장유1·칠산서부·회현동) 시의원은 김해시 공동주택 장애인주차구역 실태 조사를 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주택 지원 기준과 인센티브 제도를 정비하라고 건의했다.
허윤옥(국민의힘·장유3동) 시의원은 김해시 노인일자리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노인일자리를 '상호돌봄형'과 '정신건강 연계형'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김진일(국민의힘·장유3동) 시의원은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김해시 대응을 촉구했다.
김영서(국민의힘·내외동) 시의원은 임호산 역사 숲길 진입 구간(흥부암 진입로)이 위험하다며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은희(더불어민주당, 북부동·생림면) 시의원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김해시 노인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