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먼지 청소 '이렇게' 쉽다고?! 꽤 간단하네~
꽃 피는 봄이 찾아왔다. 아직은 일교차가 심해 확실히 체감할 수는 없다지만, 며칠 전엔 벚꽃도 만개하다가 지는 등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봄이 온 게 맞는 것 같다. 이런 봄철엔 으레 대청소, 정리 정돈을 하게 마련이다. 겨우내 쌓였던 먼지도 털어내고 새 시작, 새 출발을 하는 의미로 하는 연례행사다.
주위엔 청소를 잘하는 야무지고 깔끔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청소 혐오자의 입장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고난도의 청소 스킬을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청소 고수들 중 PC 내부까지 청소하는 사람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청소에 일가견이 있는 지인들 몇몇에게 물어봐도 PC의 겉은 깨끗하게 유지하지만, 내부까지 신경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 (시청주의) 극악의 PC 내부 먼지 청소 영상
<출처 : Youtube Top Fives 채널>
PC는 기본적으로 전자기기다. 또한, 외부 공기를 유입해 열을 시키는 구조로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이 아니고선 먼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졌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의 PC의 구석구석에 먼지는 계속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여 이번 봄철 대청소의 피날레를 PC 내부 청소로 장식하는 건 어떨까? 물론 자신의 방이나 몸보다 PC 내부를 더 깨끗이 유지하는 전문가들이 많아 이번 기사에서 설명할 이런저런 팁들이 가소로울 수는 있지만, PC를 열기도 무서운 초보 사용자들과 함께 공감한다는 의미로 천천히 숙지해보자.
1단계 : PC 외부 필터 먼지 제거
기본적으로 PC는 외부의 공기를 내부로 유입시킨 후 열을 머금게 한 뒤 다시 밖으로 배출해 쿨링 하는 시스템을 가진다. 이런 공기 순환 과정 속에서 공기에 떠다니는 먼지들이 PC 내부로 들어가지 않게 필터를 장착하고 있는데, 거꾸로 말하면 많은 먼지나 이물질들이 필터 위로 집중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를 오랫동안 하지 않은 PC는 필터 주변으로 먼지가 쌓여 굉장히 더러워지게 된다.
하여 PC 청소의 제일 처음 단계는 이 외부 필터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다. 먼지를 털거나 불어내는 방식도 좋지만, 속 시원하게 물티슈나 천으로 표면을 닦아내자. 쿨링팬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PC 전면과 하판에서 공기가 들어와 후면으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PC 전면의 메쉬 재질 필터와 하단 파워 쪽 필터를 닦아주면 웬만한 먼지는 모두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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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속 시원한 청소를 위해선 필터 파트를 아예 분리한 후 완벽히 닦아주면 된다. 최근 유행하는 어항형 케이스의 경우 전면 패널이 강화 유리라 공기 유입이 되지 않지만, 일반 PC 케이스는 이 전면 패널을 분리할 수 있다. 전면 패널 아래쪽은 손을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는데, 여기에 손을 넣어 바깥으로 강하게 당기면 전면 패널이 분리된다. 간혹 LED나 쿨링팬이 전면 패널에 고정된 경우엔 케이블이 전면 패널에 연결되어 분리 시 따라 나오게 되는데, 그렇지 않고 완전히 분리된다면 필터가 부착된 전면 패널과 하단의 필터를 아예 물에 담가 세제로 세척해도 좋다. 단, 세척 후 완전히 건조한 다음 조립하는 건 필수!!!
또 한 가지 간과하고 넘어갈 부분이 있는데, 바로 PC의 다리 역할을 하는 하단 고무패킹이다. 보통 하단 파워쪽 공기 순환을 위해 모서리 부분에 다리를 마련해 공간을 확보하는데, 바닥면과 밀착된 부분의 미끄럼 방지를 위해 고무 재질 패킹을 부착하곤 한다. 만약 PC의 위치를 이동시켰거나 밀고 끌고를 반복할 경우 이 고무 패킹에 먼지와 이물질이 낄 수 있다. PC를 번쩍 들어 이 고무 패킹 부분도 청소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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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 쿨링팬 닦기
PC 내부에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키는 건 쿨링팬의 기본적인 기능이다. 따라서 늘 바람이 스쳐가는 곳이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하면 어쩔 수 없이 먼지나 이물질이 쿨링팬의 날개 표면, 프레임에 묻어 쌓이게 된다. PC 외부 패널처럼 손으로 벅벅 닦는 게 제일 속 시원하겠지만, 쿨링팬 중앙에는 전기가 흐르는 모터가 있어 물기가 스며들면 고장이 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면봉이나 길이가 긴 도구에 물티슈를 걸어 날개의 표면을 살살 닦아주고 프레임에 쌓인 이물질도 제거해 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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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팬은 PC의 측면 부분에 붙어있고 제품에 따라 안전을 위한 유입 방지 장치까지 있어 손가락이나 면봉을 넣기가 어려울 경우가 많다. 또 넣는다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걸레질같이 속 시원하게 닦아내기가 힘든데, 이럴 땐 아예 분리를 해서 제대로 청소하자. 한 번에 PC 패널에서 완벽히 분리가 되면 좋겠지만, 쿨링팬에는 케이블이 최소한 1개 이상 연결되기 때문에 초보자가 무심코 케이블까지 뽑았다가 재조립할 때 어디에 연결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PC 케이스 제품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쿨링팬의 개수는 의외로 많다. 만약 수랭식 CPU 쿨러를 사용하거나 LED 튜닝에 신경을 좀 쓴 PC라면 쿨링팬만 거의 10개가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쿨링팬 한 개당 PMW와 5V ARGB 케이블 2개가 나온다면 재조립 시 도합 20개를 연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쿨링팬을 분리할 때 케이블 연결 위치를 기록해 놓거나 잘 분류해놓으면 나름 안전하게(?) 청소를 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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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휴먼텍 먼지제거제 DR-88 200g (1개) <3,560원>
2위 / 남방씨앤씨 DR-747 223g (1개) <2,3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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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CPU 쿨러 청소
PC를 구성하는 부품 중 CPU는 항상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쿨러가 계속 작동한다. 쿨러는 수랭식, 공랭식으로 나뉘는데, 이 방식을 막론하고 방열판에 열이 전도되어 쿨링팬으로 식히는 원리는 비슷하다. 하여 쿨러에 달린 쿨링팬은 1단계에서 청소를 마쳤을 터. 하지만, 남은 건 쿨러 본체나 라디에이터다. 공랭식 쿨러의 경우 열을 빨리 식히기 위해 쿨러 본체는 아주 얇은 금속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이에 낀 먼지를 닦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닦는다기보단 바람을 불어 털어버리는 게 더 효과적인데, 이때 유용한 도구가 에어건과 먼지 제거 스프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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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윈코 에어몬스터 프로 GEPRO-101 (1,100mAh) <119,000원>
2위 / 마하 강력 무선 에어건 (6,000mAh) <30,420원>
3위 / 카이카 핸디제트팬2 KC2 (1,100mAh) <104,970원>
에어건은 진공청소기의 풍향이 거꾸로 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바람이 나오는 노즐을 길게 뽑아 풍압을 세게 유도하는 것도 특징. 시중에는 10만 원이 넘는 제품이 인기지만, 3~4만 원 선 제품도 존재하니 이참에 구입해 놓는 것이 좋다. 쿨링팬 사이의 공간에 노즐을 대고 강하게 바람을 불어 넣으면 엄청난 먼지들이 비산 되며 털린다. 물론 이 작업은 실외나 환기가 되는 장소에서 하는 게 호흡기를 지키는 방법이다. 먼지 제거 스프레이도 노즐의 길이가 길고 얇아 쿨러 방열판 사이사이에 긴 먼지를 제거하기 좋다. 더불어 쿨러에 바람을 쏘는 김에 메인보드의 먼지도 털어내면 일거양득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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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멀 그리스 재도포에 대한 영상
<출처 : Youtube 고고싱컴퓨터 채널>
이왕 대청소하는 김에 CPU와 쿨러의 접촉부 써멀 그리스도 교체해 주는 게 어떨까? 써멀 그리스는 화학적 특성상 오랜 기간 사용하면 점도가 강해져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쿨러를 안전하게 분리 후 물기가 없는 화장지나 키친 타월로 써멀 그리스를 모두 제거한 후 새 제품으로 도포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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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AMeCh SGT-4 써멀그리스 <5,300원>
2위 / 잘만 ZM-STC8 (1.5g) <1,900원>
3위 / Halnziye HY-P15 써멀그리스 (4g) <14,710원>
4단계 : 그래픽카드를 깨끗하게!
3단계까지 청소를 했다면 PC 내부의 먼지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군데 더 남았다. 바로 그래픽 카드다. 그래픽 카드도 CPU 못지않게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품으로 쿨링팬이 계속 돌아간다. 또한 수직 방향으로 조립되는 다른 부품과는 달리 수평으로 꽂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중력에 의해 가만히 놔둬도 먼지가 그래픽카드 백플레이트로 고스란히 쌓이게 된다. 대부분 블랙 컬러 계열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 쌓인 먼지는 눈에도 쉽게 들어온다. 우선 이 백플레이트에 쌓인 먼지를 에어건이나 먼지 제거 스프레이로 털어주자. 그래도 성에 안 차면 물기가 없는 휴지나 키친타월로 제거하면 된다.
그리고 그래픽카드의 쿨링 시스템도 CPU 쿨러와 비슷하게 얇은 금속 방열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 사이에 먼지가 쉽게 낀다. 따라서 에어건, 먼지 제거 스프레이 신공이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신나게 바람을 불어넣어 먼지를 털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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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역시 본체에서 분리해 먼지를 털어주는 것이 제일 속 시원한 방법이다. 나사 두세 개만 빼면 분리가 가능한 구조이지만 조심할 것은 역시 메인보드와의 접속부다. 그래픽카드를 뺄때 위, 아래쪽으로 기울어지면 슬롯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접속면이 부러질 수도 있다. 때문에 조심해서 분리를 해야한다.
또한, 에어건과 먼지 제거 스프레이로 바람을 불어넣을때 방향을 주의해야 한다. 쿨링팬이 위치한 하단부터 바람을 쏘면 자칫 쿨링팬이 강제 회전해 고장이 나거나 먼지가 도로 방열판 사이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측면 노출부에서 쏘는 게 안전하다. 그래픽카드는 역시 "각"이 제일 중요하다.
5단계 : 오! 마이! 갓! 키보드, 마우스를 구하라!
사실 PC 내부의 먼지보다 더 심각한 것이 우리가 손으로 직접 만지고 조작하는 키보드와 마우스의 묵은 때가 아닐까?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며 밀폐식인 마우스는 차치하더라도 키보드만큼은 먼지의 블랙홀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며 수평으로 펼쳐진 구조이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먼지 침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거기에 기계식 키보드의 대중화로 키캡과 키캡사이의 공간이 꽤 넓어졌기 때문에 한 번 들어간 먼지와 이물질은 쉽게 빠져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에어건, 먼지 제거 스프레이와 더불어 청소용 브러시 같은 도구로 강하게 닦아 먼지를 제거하자. 외부 습기가 그대로 머금게 되는 공간이므로 먼지가 아예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자.
마우스의 경우 바닥면 빛이 나와 반사되는 작은 공간에 먼지가 자주 낀다.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이면 털 같은 이물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또한, 바닥과 마찰을 줄여주는 접점부에도 먼지나 이물질이 끼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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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키캡을 모두 분리한 후 미친 열정(?)으로 키보드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게 가장 속 시원한 청소방법이다. 더불어 키캡은 몽땅 물에 담가 쌀 씻듯이 문질러가며 세척하는 게 가장 파워풀하다. 역시나 세척 후엔 완전히 건조시켜 재조립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 주의할 점은 빨리 건조시킨다고 키캡을 헤어 드라이어 같은 가전으로 말린다면 열변형이 일어나 모양이 휘거나 녹아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 그리고 아무리 요즘 키보드가 방수 기능을 약간씩 지원한다 해도 전기가 오가는 기기이므로 내부에 수분이 스며들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지만, 키캡의 위치는 초보자들이 외우기 힘들기 때문에 분해 전에 미리 사진 한 컷을 찍어두는 것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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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계 : 모니터는 정말 정말 조심히~
고된 PC 대청소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마지막 타자는 모니터다. 모니터는 그 자체가 완제품이기 때문에 별도로 분해해 닦을 필요가 없다. 그냥 TV 같은 가전제품을 닦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특히나 먼지가 많이 쌓이는 곳은 역시 상단부. 모니터도 은근히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으로 이 상단부에 공기흡입구가 있는 제품이 많다. 또한, 슬림형 디자인으로 출시된 제품이라도 AD 보드쪽은 어쩔 수 없이 제일 두껍게 제조되기 때문에 둔턱이 형성되어 먼지가 쌓일 수밖에 없다. 다시 에어건, 먼지 제거 스프레이로 불어주거나 물티슈로 잘 닦아주자. 역시 내부로 수분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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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니터의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것은 역시 디스플레이 표면 부분이다. 이 부분은 흠집에 정말 취약하기 때문에 잘 닦고 싶어도 못 닦는 부분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진 강화유리로 보호되는 제품이 많았는데 최근엔 그런 제품들이 많이 사라졌다. 패널을 직접 닦을 땐 마이크로파이버 천을 이용하면 된다. 극세사라고도 불리는 이 천은 우리가 흔히 카메라 렌즈를 닦을 때 많이 사용하는 '융'이다. 여기에 액정 클리너 용액을 묻혀 약한 힘으로 닦으면 디스플레이가 깨끗해진다. 다만, 액정 클리너 용액을 직접 표면에 뿌리거나 마이크로파이버 천이 아닌 다른 천으로 닦게 되면 얼룩이 지고 심하면 흠집이 나기 때문에 지양한다.
PC를 깨끗이 청소하면 기분이 조크든요~
▲ PC 대청소를 마치면 기분이 조크든요~
솔직히 봄철 대청소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지지만, 평소 꾸준히 해야하는 게 이 PC 청소다. 먼지는 쌓이면 쌓일수록 고장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사용자의 호흡기 질환까지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겨우내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고 상큼한 기분으로 새 계절을 시작하면 행복 지수가 올라가지 않을까? 아무리 귀찮고 힘들어도, 이번 계절 PC를 깨끗하게 청소해주자. 기분이 좋아지니까!
기획, 글,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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