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1잔 값도 안되는 항공권”...저비용항공사에 도대체 무슨일이

최근 고환율·고유가로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 올 연말 프로모션을 일찌감치 선보이면서 빈 좌석 최소화에 나섰습니다.

"출혈경쟁으로 인기노선은 아메리카노 한잔 값도 안되는 항공권도 있습니다. 경쟁이 심하면 살아남기 위해 안전에 소홀할 수 있으니, 난립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대해 구조 개편을 해야 합니다."

2023년 10월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7일까지 미국 뉴욕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대상으로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뉴욕 노선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더한 왕복 총액운임 기준 이코노미석은 115만4700원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197만4700원부터 판매합니다. 프랑크푸르크 노선은 왕복총액 기준 이코노미석은 90만1000원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134만1000원부터 판매합니다. 각각 11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12월 29일까지 탑승 가능합니다.

프랑크푸르트발 인천행도 할인 대상입니다. 편도항공권 총액운임으로 이코노미 343유로(49만1600원), 프리미엄 이코노미 432유로(61만9200원)부터 판매합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초특가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면 매우 저렴한 금액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며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베트남 등 중·단거리 특가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9일까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웹에서 사가현과 인천~사가 특가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한 인천~사가 노선의 1인 편도 총액은 8만9300원부터이며 탑승 기간은 2024년 3월 30일까집니다.

제주항공 역시 일본 노선 증편 기념으로 오는 29일까지 오이타, 삿포로, 오키나와 등 일부 지역 항공권을 10만원 초반대 특가로 판매 중입니다.

이스타항공은 대만관광청과 함께 지난 16일부터 타이베이 노선을 대상으로도 판촉에 들어갔습니다. 최저가는 인천~타이베이 8만8800원, 김포~타이베이 10만4800원, 청주~타이베이 8만9800원입니다.

'불붙은 LCC 연말 특가경쟁'…‘고환율·고유가’ 속 "약이냐 독이냐"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할인 경쟁을 시작하자 레드오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갈수록 유류비 고정비용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권 가격까지 낮춘다면,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과 동일한 배럴당 86.6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25달러(0.3%) 오른 배럴당 89.90달러로 거래됐습니다. 유가는 지난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급등한 바 있습니다. 이란의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돼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항공업계는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항변합니다. 유가는 유류할증료에 반영돼 항공권 가격 상승을 부추깁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높습니다. 여행 비용 부담 증가는 승객들의 여행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심리 장벽을 낮추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제히 연말 항공권 특가 프로모션을 전개하게 된 배경입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정해진 스케줄대로 비행기는 띄워야 하는데 빈 좌석으로 운항하면 할수록 손해"라면서 "항공권 가격을 낮추고 승객을 한 명이라도 더 받는 것이 항공사 입장에서는 이익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숨 돌렸지만 더 치열해진 고객잡기

LCC는 올해 2분기에는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가 항공사들의 전통적 여객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의외의 성과라고 항공사 측은 설명합니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여전히 해소되고 있다"며 "2분기는 비수기로 분류돼 실적이 꺾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LCC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해 놀랐다"고 설명했습니다.

3분기 전망도 맑습니다.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의 귀환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34.4%가 중국인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LCC의 실적 상승도 기대됩니다.

다만 3분기 이후로는 이 같은 열기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폭발한 여행수요가 여름휴가철과 추석연휴가 있는 3분기(7~9월)에 정점을 찍고 다시 소극적인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도 상당해 유커가 한국행 대신 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가경쟁을 통해 앞다퉈 고객 잡기에 열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 LCC 관계자는 "LCC가 내세울 수 있는 건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더라도 고객을 잡기 위한 이 같은 출혈경쟁은 계속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LCC는 출혈 경쟁 최소화를 위해 자체 경쟁력 강화 전략도 병행합니다. 제주항공은 오는 9월 차세대 항공기(B737-8) 2대를 순차 도입합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직접 구매 형태의 기단 운용 방식 변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기단 확대를 통한 공급 확대·노선 다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말까지 항공기재 감소 없이 29대의 항공기를 그대로 운용한 티웨이항공은 올 하반기 2대의 B737-800NG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연말 기준 31대의 항공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2024년에는 대형기 포함 총 6대 이상의 항공기도 추가로 도입하며 다양한 여객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입니다.

이밖에 진에어는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기 노선을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입니다. 진에어 관계자는 "신규 취항과 지방발 공급 증대, 항공기 신규 도입 등으로 운송 서비스 기반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