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교육에 일침 날린 한은 총재…“강남 아이들이 행복한지 부모도 생각해야”
“과연 아이들이 행복한지
강남 부모도 생각해봐야”
최상목 부총리와 타운홀 미팅
직원·청년 인턴 150여명 참여
“韓성장잠재력 구조개혁 시급”
이 총재는 30일 세종시 기획재정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은행 보고서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 논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세계 어디를 다녀도 어느 대학이나 다양성을 위해 (학생을) 뽑는데, 우리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하며 거기에 빠져있다. 저희 보고서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어 “강남 사시는 분들 아이들 교육한다고 여성 커리어 희생하거나 아이들 데리고 왔다 갔다 하는데, ‘과연 아이들은 행복한가’ 강남 부모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여섯살 때부터 학원 보내고 이게 행복한 건지,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부모 요구 달성하면 되지만, 달성 못 한 아이에게는 평생의 짐을 지운 것으로, 그런 사회가 계속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헌’ ‘강남 역차별’ 등의 논란에 대해 이 총재는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이미 각 대학이 20% 정도 지역균형 선발을 하고 있는데, 이걸로 해결되지 않으니 더 크게 보자는 그런 각도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획재정부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한국경제 고르디우스 매듭 풀기’를 주제로 구조개혁에 대해 논의했다. 성장잠재력이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 경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최 부총리는 개방적인 인재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인구문제에도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서비스 교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므로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분산된 지역투자로는 투자효율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비수도권 거점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경제 생산성을 높일 것을 기대하지만 일자리 대체,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 등 문제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특히 성장잠재력 약화와 인구 등 구조적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낡은 경제구조를 조금씩 이어가기엔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한국경제가 성장잠재력 약화, 사회 이동성 저하, 인구오너스 등 구조적 문제가 누증됐다”며 “단기·경기적 이슈로 보이는 문제도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도 “낡은 경제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씩 수리하면서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구조 개혁에는 국민적 이견이 없지만, 개별 사안에선 세대·지역·계층간 갈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지난 2월 최 부총리가 확대 거시정책협의회 참석을 위해 한은을 방문한 것에 대한 화답의 성격으로 열렸다. 한국은행 총재가 기획재정부 세종청사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기재부와 한은 직원, 그리고 양 기관 소속 청년 인턴 150여명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기재부와 한은의 젊은 직원 간 인적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자주 만나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데 공감했다.
이 총재는 미팅 전 기자들과 만나 “거시경제의 양축으로서 정보교류와 정책 공조가 필요한 시대적 변화 요구에 대한 적응”이라며 “외국 중앙은행도 하는데 정책 공조가 계속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선진국보다 먼저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는 데에는 안정적으로 재정정책을 유지한 기재부의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도 “독립적이지만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재부가 경제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깊이 있게 연구해 좋은 정책을 만들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로 기재부 도서관에 회전책장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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