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전강위 회의록 전체 입수…홍명보 선임 논란 총정리
<출연 : 김종력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기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회 현안 질의가 다음주 화요일에 열립니다.
이와 관련해 저희 연합뉴스TV는 감독 선임 과정이 담긴 11차례의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을 입수했는데요.
스포츠문화부 김종력 기자와 함께 축구팬들이 궁금해하는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상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앵커]
전강위 얘기를 하기 전에 미국프로야구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 얘기를 잠시 해볼게요.
오늘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홈런 3개에 도루 2개를 기록하면서 51홈런-51도루를 달성했습니다.
홈런 3개 포함해 6타수 6안타 10타점.
동네 야구가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지, 한 시즌 50-50은 야구도사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처음 나온 기록인데요.
한 시즌 50홈런이면 보통 거포, 그러니까 홈런을 쳐야 하니 체격과 힘이 좋은 반면에 발은 느리죠.
반면 50도루를 달성하려면 출루율이 뛰어나고 발이 빠르고 주루센스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약간은 서로 반대되는 위치에 있는데, 오타니 선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그야말로 만화에나 나올법한 선수를 지금 우리가 두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오타니 선수가 이전에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것으로 유명했잖아요.
[기자]
네, 이도류라고 불렸죠.
투수와 타자를 같이해서. 그런데 지난해 가을에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했고, 올 시즌에는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습니다.
타석에만 집중한 부분도 '50-50'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고요.
지금 미국 현지에서는 빠르면 포스트시즌부터 오타니가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거든요.
투수 오타니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앵커]
자 이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얘기를 해볼까요.
일단 전강위 회의록이 무엇인가요?
[기자]
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새 감독 선임을 위해 전강위를 구성했습니다.
정해성 위원장을 포함해 총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는데요.
첫 회의부터 11번째 회의까지, 약 5개월 동안 전강위가 어떠한 방식으로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해 왔는지, 저희가 입수한 이 회의록에 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회의록 내용을 모두 살펴보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이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 알 수 있겠네요.
김 기자, 처음부터 설명을 해 주시죠.
[기자]
네, 제가 전체 회의록을 다 읽어 봤는데요.
우선 1차부터 4차 회의까지는 어떤 방식으로 감독을 뽑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해외파로 갈 것인지, 국내파로 갈 것인지. 또 어떤 기준으로 뽑을 것인지, 전강위 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동시에 당시 대표팀이 북중미월드컵 2차예선 경기를 앞두고 있었는데,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임시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게 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앵커]
축구팬들이 우선 큰 관심을 갖는 부분이 1순위, 2순위 후보로 알려졌던 제시 마치 현 캐나다 감독, 헤수스 카사스 현 이라크 감독과 협상이 왜 결렬됐는지, 이 부분일 거 같아요.
[기자]
네, 제시 마치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부분은 제가 지난번에 나와서 종합소득세와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실제로 7차 회의록에 두 감독과의 협상이 왜 결렬됐는지 나와 있습니다.
제시 마치 감독이 국내에 머물기 위해서는 E-6비자, 그러니까 예술흥행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 비자를 받으면 48%의 세금이 붙습니다.
회의록에는 제시 마치 감독 측에서 이 비용을 협회가 부담하길 바랐고, 협상 막판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금액이 올라갔다고 나옵니다.
다만 제가 추가로 취재를 해보니, 제시 마치 측에서 거주지를 한국으로 옮길 경우 미국에서 내야 하는 세금이 크게 늘어, 막판에는 한국에 거주할 수 없다는 의사를 협회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협회는 한국 거주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결국 협상은 결렬이 됐는데, 제시 마치가 우리나라와 캐나다를 두고 저울질한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카사스 감독은 마치 감독과 함께 전강위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카사스 감독도 한국 대표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계약기간이 남이 있는 이라크 축구협회에서 카사스 감독을 놔주지 않았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저희가 확보한 추가 자료를 보면 정해성 위원장이 꽤 섬세하게 두 감독과 면담을 진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1순위, 2순위 감독과 협상이 결렬됐군요.
이후 전강위는 어떤 행보를 보였나요?
[기자]
네,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논의를 시작합니다.
연봉 30억원 안팎의 후보군을 추리고, 후보자 동시 면접에서, 우선 순위를 정해 만나는 방식으로 면접 방식도 변경합니다.
그리고 10차 회의에서는 17명의 후보를 두고 위원들이 토론을 거친 뒤 복수추천 방식으로 투표를 하는데요.
회의록에는 안 나오는데 다른 자료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이 가장 많은 7표씩을 받았고,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은 6표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감독 선임 작업은 정해성 위원장에게 일임을 하고, 전강위 공식 회의는 10차 회의로 마무리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K리그 울산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과 대표팀 감독직을 두고 협상을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는 내부 반응이 있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는 큰 논란이 없어 보이는데, 그런데 10차 회의 이후에 정해성 위원장이 갑자기 사임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 위원장이 왜 사임했는지는 회의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취재를 좀 했는데요.
정 위원장은 홍명보, 바그너, 포옛 세 명으로 최종 후보를 확정한 뒤 그 중 홍 감독이 가장 낫다는 내용으로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정 회장이 '바그너와 포옛 감독도 화상 면담보다는 대면 면담을 통해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추후에 '면담 절차에 차이가 있었다' 이런 논란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정 위원장은 이후 협회를 통해 바그너, 포옛 감독과 미팅 약속을 잡았는데, 갑자기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위원장에서 자진 사임했습니다.
[앵커]
그러면서 11차 회의가 비대면 임시회의로 개최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6월 30일에 11차 회의가 비대면으로 열리는데요.
5명의 전강위 위원과 3명의 협회 관계자가 참석합니다.
회의 내용은 정해성 위원장의 역할을 이임생 기술 이사가 이어받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다른 위원들도 이 부분에 대해 동의하죠.
그러니까 이 기술이사가 새 감독 선임의 전권을 갖게 된 건데요.
그런데 이 부분, 정 위원장의 권한을 이 기술이사가 이어받는 게 과연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 내용은 없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임생 기술이사가 유럽으로 가 바그너, 포옛 감독과 면담을 하고 돌아온 뒤 홍명보 감독 선임을 발표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임생 이사는 총 10차에 걸친 전강위 토의 내용과 바그너, 포옛 감독의 면담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홍명보 감독이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귀국 후 홍 감독을 만나 설득했고 홍 감독이 조건부로 수락을 합니다.
그리고 협회는 7월 7일에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홍명보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내정됐다고 공지했습니다.
다음날인 7월 8일에는 이임생 기술이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홍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죠.
추가 자료를 보면 이 이사가 KFA 게임모델과 연령별 대표팀 연속성, 그리고 거주 문제와 플레이 스타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홍 감독을 택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 시점에 박주호 전강위원이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홍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박주호 전강위원이 개인 유튜브 방송을 하는 도중에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게 문자로 알려졌죠.
박 위원은 전강위원인 자신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이 기술이사가 귀국 후 5명의 위원에게 연락해 후보자 중 누구를 최종 결정할지는 본인에게 위임을 해달라고 했고, 5명 위원 모두에게 동의를 받았다.
외부에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누군지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전강위 논의 과정을 들어보니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기자]
저도 그렇게 보입니다.
몇몇 분들이 '홍명보 감독으로 정해놓고 전강위를 진행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시는데 회의록을 다 읽어보면 전강위원들이 한국 축구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감독을 모셔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의 이름도 회의 초반부터 계속 등장합니다.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은 K리그, 그리고 울산 팬 분들에게 '대표팀으로 갈 일은 없을 거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홍 감독이 K리그, 그리고 울산 팬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계속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다음주 화요일, 그러니까 24일에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회의 현안 질의가 예정돼 있는데요.
김 기자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기자]
네, 정몽규 회장의 차기 회장 도전과 관련해 협회 현안질의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아직 취재된 내용이 없는데요.
다만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회의록만 본다면 오히려 그동안의 의혹 제기가 좀 과하지 않았나, 이런 결론이 나올 거 같습니다.
럼에도 어쨌든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말을 바꿨기 때문에 홍 감독의 능력과 별개로 여론은 계속 좋지 않을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서 안고 가야 할 거 같고요.
대표팀은 과정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결과를 내야 하는 곳이거든요.
다음달 예정된 요르단, 이라크와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두 경기 결과에 따라 홍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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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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