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막사에 수류탄, 총기 난사…범인은 태연히 동료 틈에 섞인 김 일병[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년 전인 2005년 6월 19일 새벽 2시30분쯤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내 육군 28사단 소속 530GP(감시초소) 막사 안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며 굉음을 울렸다.
곧이어 40여차례의 총기 발사 소리가 뒤따랐다. 막사 안에서 이 같은 총기 난사를 벌인 범인은 당시 만 21세였던 김동민 일병이었다. 김 일병의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건 당시 김 일병은 경계근무를 마친 뒤 다음 근무자를 깨우기 위해 내무반에 들어갔다. 규정상 무장 상태로는 막사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김 일병은 자신의 총을 초소에 두고 내무반으로 이동했다.
김 일병은 평소 한 선임병으로부터 언어폭력 등 괴롭힘을 당해왔는데, 다음 근무자 옆에서 취침 중인 해당 선임병 얼굴을 보자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이성을 잃었다.

내무반 안의 모두가 잠든 것을 확인한 김 일병은 동료 관물대에서 총기를 탈취, 화장실로 이동해 경계근무를 위해 가지고 있던 탄창을 결합했다. 이후 다시 돌아온 김 일병은 자신을 괴롭힌 선임병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뒤 내무반 문을 닫고 복도로 나갔다.
갑작스러운 수류탄 폭발음이 들리자 체력단련실에 있던 소대장(故 김종명 중위)이 복도로 뛰어나왔다. 이를 본 김 일병은 그에게 총을 쐈고, 소대장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취사장에서도 인기척을 느낀 김 일병은 그곳으로 이동해 물을 마시던 한 병사에게 총을 쏴 살해했다. 이후 김 일병은 내무반으로 돌아와 문을 열고 총기를 난사했다. 총기 난사 과정에서 5명의 병사가 즉사했고, 중상을 입은 한 병사는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 중 숨졌다.
아군에게 공격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GP 상황실에서는 경계근무 중인 모든 병사를 막사로 소집했다. 530GP는 군사분계선(MDL)에 인접한 최전방 초소로 30여명이 근무 중이었다.
부소대장은 생존 병사들을 한자리에 모은 뒤 범인 색출에 나섰다. 부소대장은 경계근무자들이 소지한 탄환 수를 일일이 확인, 범행 후 태연하게 동료들 사이에 끼어 있던 김 일병을 범인으로 지목한 뒤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상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일병에 대해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2005년 11월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김 일병 재판은 대법원까지 간 뒤 한 번의 파기환송을 거쳐 2008년 5월 고등군사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됐다.
일부 피해자 유족은 김 일병 사건에 대해 "진실은 북한의 도발 사건인데 참여정부가 가짜 범인으로 김 일병을 내세워 아군의 자작극으로 만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17년 3월 재수사 결정을 내리고 경기 이천시 국군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김 일병과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피해자 유족과 사건의 생존 장병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재수사 결과, 검찰은 일각에서 제기한 북한 도발 의혹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결론 내렸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김 일병은 대면 조사에서 자신이 범인이란 취지로 진술했다"며 "이른바 북한 소행설은 근거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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