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그 물건이 사실은 신성한 행운의 상징이었다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는 작은 물건에 커다란 희망을 담아왔다. 우리 일상 속에 숨어 있는 행운의 메신저들을 살펴본다.
소원을 부르는 위시본
│닭의 목뼈│
약 3,000년 전 이탈리아 에트루리아인들이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 물건이다. 그들은 닭이 신비한 힘을 가졌다고 믿어 닭의 목뼈를 건조시켜 만진 후 소원을 빌었다. 이 전통은 로마인들에 의해 유럽 전역으로 퍼졌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식사 후 뼈를 보관했다가 소원을 빌었다. 16세기 영국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뼈를 부러뜨려 더 큰 조각을 얻은 사람이 소원을 이룬다는 관습이 시작되었고, 이 전통이 미국으로 건너가 추수감사절이 됐다.
행운을 불러오는 숲의 씨앗
│도토리│
영국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노르만 정복 시대 영국 군인들이 도토리를 지니면 부상과 죽음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은 데서 시작되었다. 도토리는 작은 씨앗에서 거대한 참나무로 성장하는 잠재력을 상징한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세계나무 이그드라실과 연관되며, 번개의 신 토르와 연결되어 번개로부터 보호해준다고 여겨졌다. 현대에 이르러 도토리는 젊음을 유지하고 질병을 물리치는 부적으로 선물되곤 한다.
만지는 순간 천년의 행운이 스며든다
│옥(제이드)│
중국에서 옥(제이드)은 수천 년 동안 행운과 보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고대 중국인들은 옥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당긴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옥 목걸이와 브로치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옥은 불멸, 건강, 부와 연관되었으며, 신성한 돌로 간주되었다. 오늘날, 많은 중국 가정에서는 옥으로 만든 부적이나 장식품을 집 안에 두어 행운과 번영을 불러온다고 믿는다.
앞발로 쓸어담는 부와 행운
│마네키 네코 (손짓하는 고양이)│
일본 에도 시대(1603-1867)에 기원한 전통적인 행운의 상징이다. 도쿄의 고토쿠지 사원에서 시작된 이야기에 따르면, 호조 토키요라는 승려가 한 친근한 길고양이를 입양했다. 어느 날 승려가 사원에 앉아있을 때, 고양이가 앞발을 들어 부르는 듯한 동작을 했다. 승려가 다가가자 그가 앉아있던 자리에 벼락이 떨어졌다. 감사한 승려는 고양이가 죽자 한쪽 앞발을 든 모습의 동상을 만들었다. 이 상은 곧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행운과 부를 가져다준다는 믿음과 함께 인기를 얻었고, 현재는 아시아 전역의 상점과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푸른 줄기마다 감아올리는 행운
│대나무│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행운의 상징 중 하나로 여겨진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로, 글쓰기, 음식, 주거, 장식 등 여러 목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중국 전통에 따르면, 행운의 대나무 줄기 개수마다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세 줄기는 행복, 부, 장수를, 다섯 줄기는 균형과 조화를, 여섯 줄기는 행운과 부를, 일곱 줄기는 건강을 상징한다. 흥미롭게도 중국 문화에서는 '4'가 '죽음'과 발음이 비슷하여 네 줄기의 대나무를 선물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불운을 걸러내는 행운의 문지기
│편자│
전해지는 속설에 의하면, 기원전 4세기경부터 그리스인들은 U자 모양의 편자(말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장착하는 쇠붙이)가 초승달과 비슷하여 다산과 번영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집 안이나 현관문에 편자를 걸거나 차량에 달고 다니거나 몸에 지니면 행운이 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편자를 걸 때는 말발굽이 아래쪽으로 향하게 걸면 나쁜 기운을 쫓아내고, 위쪽으로 향하게 걸면 행운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편자를 발견하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서양 속담도 이러한 편자에 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달콤한 왕의 행운
│꿀벌│
유럽은 오래전부터 마치 꿀벌의 세계와 같이 입헌 군주 체제였다. 때문에 유럽 왕실에서는 꿀벌을 권력의 상징이자 풍요, 지성, 영원불멸 등을 의미하는 행운의 표상으로 여겼다. 특히 나폴레옹 1세가 선호했던 황금 꿀벌은 그의 지위와 업적을 기리고 프랑스 혈통과 연결시키기 위한 역사적인 아이콘으로 대접받아왔다.
자연이 찾아준 행운
│네잎클로버│
네잎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 된 것은 나폴레옹에 관한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나폴레옹이 전쟁 도중 발밑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그걸 주우려고 허리를 굽히는 순간, 머리 위로 총탄이 날아가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네잎클로버가 나폴레옹의 목숨을 구해주었다고 여겨져 그때부터 행운의 상징이 된 것이다.
ㅣ덴 매거진 Online 2025년
에디터 김진우(tmdrns1111@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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