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화다운 경기였는데···’ 8회 2사까지 실점없이 막은 한화 와이스의 빛바랜 호투·투혼

이정호 기자 2025. 10. 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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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라이언 와이스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책임지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고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2025시즌 한화는 투수력의 팀이었다. 선발 평균자책(3.51)과 팀 평균자책(3.55) 리그 1위의 성적을 선두 경쟁의 동력으로 삼았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는 33승을 합작한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였다.

그런데 ‘가을 야구’ 들어선 한화의 최대 강점이던 투수력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내내 고민을 안겨주던 타선이 폭발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의 실점이 크게 늘어 고민을 안겨줬다. 한화가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 한화다운 ‘짠물 야구’를 펼쳤다. 하지만 불펜 불안만큼은 지우지 못했다. 결국 그게 포스트시즌 내내 발목을 잡고 있다.

한화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한국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4-7로 졌다. 초반은 완벽한 한화 흐름이었다. 잠실 1·2차전을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한화는 3차전 8회말 역전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뒤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릴 찬스를 잡았다. 선발 와이스의 7.2이닝 117구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플레이오프 5경기 포함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한화 선발 투수가 7이닝 이상을 던진건 와이스가 처음이다.

시즌 16승(5패 평균자책 2.87)으로 다승 공동 2위에 오른 한화 2선발 와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옆구리 담 증세로 선발 등판이 2차전에서 4차전으로 밀린 LG 요니 치리노스간 명품 투수전이 경기 초반을 지배했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임무를 마친 뒤 김경문 감독과 이야기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0’의 균형을 깬 건 한화였다. 매 이닝 안타를 치고도 득점에 실패한 한화가 4번째 공격에서 먼저 리드를 잡았다. 4회말 선두 타자인 4번 노시환이 오른쪽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보내기 번트를 대려던 채은성까지 공에 맞아 출루하며 계속된 1·2루에서 한화는 대타 황영묵을 넣어 선취점을 노린 안전한 번트 작전을 성공시켰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이은 하주석의 안타성 타구가 유격수 오지환에게 잡혔지만, 3루 주자 노시환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실점 후 곧바로 득점하며 경기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던 LG도 곧바로 5회 공격에서 오지환이 선두 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가 기회를 잡았다. LG도 구본혁의 사구 등으로 1사 1·3루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LG는 와이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와이스는 박해민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뒤 포효했다.

LG 치리노스는 이날 6이닝 동안 4피안타(4사구 3개) 5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와이스의 투구가 더 완벽했다. 와이스는 7회 1사후 오지환의 볼넷에 이은 야수 선택으로 1사 1·2루에 몰린 위기도 대타 문성주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한화 타선도 1-0으로 리드한 7회 와이스의 호투에 화답했다. 1사 1루에서 손아섭의 타구가 힘없이 3루쪽으로 굴렀다. 3루수 문보경이 재빨리 잡아 던진 1루 송구가 악송구가 됐고, 계속된 2·3루에서 한화의 해결사로 활약 중인 문현빈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문현빈은 플레이오프부터 16타점을 기록했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의 역투 모습. 한화이글스 제공



와이스는 106개의 공을 던진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박해민, 홍창기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투혼을 보였다. 와이스는 이닝을 앞두고 115개까지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칭스태프도 이를 받아들였다. 와이스와 현재 기세와 팀 불펜의 상황을 고려한 고육지책이었다. 와이스는 2사까지 잡은 뒤에도 곧바로 벤치를 향해 이번 이닝까지 책임지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와이스는 신민재를 상대했지만 2루타를 맞았다. 와이스는 7.2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4사구 3개) 7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우려대로 불펜진을 가동하면서부터 LG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와이스가 내려간 뒤 좌완 김범수가 김현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와이스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계속된 8회 2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한 마무리 김서현이 오스틴 딘을 내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길 때만 해도 한화의 승리로 기우는 듯했다. 한화는 8회말 공격에서 최재훈의 적시타로 4-1로 달아났다.

그러나 김서현은 9회 선두 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은 박동원의 투런 홈런으로 LG가 1점 차로 추격했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는데도 한화 벤치는 이때도 김서현을 믿었다. 김서현은 천성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았지만, 다시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때 투수를 박상원으로 교체했으나 LG 타선의 오름세를 막기에는 타이밍이 늦었다. LG는 홍창기의 안타와 진루타로 만든 2사 2·3루에서 김현수가 역전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올린 LG는 문보경의 1타점 적시 2루타와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와이스의 호투가 빛이 바랬다. 한화도 안방에서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동률로 만들면서 시리즈를 뒤집을 기회를 날렸다.

대전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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