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홀딩스, 준비금 감액 카드 '배당 안전판' 마련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이 제72기 동국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동국홀딩스

동국홀딩스가 사내 유보금 5811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지주회사인 동국홀딩스가 자체적으로 배당여력을 확보하는 것은 자회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묶여 있던 유보금 푼다…배당가능이익 확대

동국홀딩스는 이달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자본준비금 등 5811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

현재 개별 재무제표 기준 약 1조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당장 배당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미처분이익잉여금 항목에 적립된 367억원뿐이다. 임의적립금 9421억원을 비롯한 대규모 잉여금은 주총 승인 없이 배당에 쓸 수 없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제약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이익준비금과 자본준비금은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이 범위 내에서 감액해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특정 목적을 위해 적립한 임의적립금 역시 주총 결의를 거쳐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환입할 경우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다.

최소배당 기준 47년치…곳간 두둑

배당을 위해 유보금까지 사용하는 것은 세법개정 등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목소리가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일정 수준 이상을 배당한 상장사에 투자한 주주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이른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에 대한 배당확대 압박도 커지고 있다.

회사는 그동안 자회사인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에서 받은 배당금을 주주에게 재환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실제 현금흐름표를 보면 2024년 자회사로부터 224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218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했다. 2025년에는 203억원을 수취한 뒤 156억원을 환원했다.

사실상 자회사의 배당금을 먼저 확인한 뒤 지주회사의 배당정책이 후행되는 구조로 순수 지주회사들이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이다. 다만 동국홀딩스의 배당수익원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등 철강 계열사에 집중돼 있다. 특히 동국제강의 지급금 비중이 약 60%에 달해 특정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철강업황 변동으로 자회사의 배당여력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동국홀딩스가 자체적인 배당재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홀딩스의 최소 주당배당금은 8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약 124억원의 배당재원이 필요하다. 이번에 배당가능이익으로 전입한 5811억원은 단순 계산할 경우 약 47년간 최소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다. 이와 관련해 자회사 배당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주주환원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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