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조용하고 쾌적하다..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2.0 TSI


폭스바겐 티구안 라인업에 신선한 새 모델이 등장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 2.0 TSI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을 얹고, 7단 DSG(듀얼클러치) 대신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기어를 맞물렸다. 일반 티구안보다 넉넉한 휠베이스와 적재공간이 단연 눈에 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서동현 기자

과거 SUV는 커다란 차체를 이끌기 위해, 토크가 좋은 디젤 엔진 탑재가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다르다. 가솔린 엔진도 터보차저를 끼우면서 저회전 토크가 디젤처럼 풍성해졌다. 연료효율 또한 과거와 비교해 크게 올라갔다. 살뜰한 연비를 위해 소음‧진동은 타협해 디젤 SUV를 구입했던 소비자 입장에선 더 이상 같은 공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시장 수요를 확인한 폭스바겐코리아가 신형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가솔린 모델로 투입했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186마력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었다. 1,600rpm부터 4,300rpm까지 줄기차게 뿜어내는 최대토크 밴드는 오히려 디젤보다 ‘광대역’이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는 1L 당 10.1㎞, 고속도로 연비는 11.9㎞로 두 자릿수 효율을 갖췄다. 또한, 3종 저공해차 기준을 만족해 혼잡통행료 감면, 공영주차장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①익스테리어


넉넉한 2열 도어와 휠베이스에서 올스페이스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730×1,840×1,660㎜. 일반 티구안보다 220㎜ 길다. 휠베이스 또한 2,790㎜로 110㎜ 더 넉넉하다. 아담한 체구의 기본 모델과 비교하면 한 체급 위 중형 SUV 느낌이 물씬하다. 4.7m 넘는 차체 길이는 국내 C-세그먼트 SUV인 현대자동차 투싼(4,630㎜), 기아 스포티지(4,660㎜)와 비교해도 한층 길쭉하다.


부분변경 거친 외모는 이전보다 훈훈하다. 반듯한 모범생 스타일의 구형과 달리, 커다란 그릴과 끝을 잡아 늘린 날렵한 눈매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글자 굵기를 줄인 새로운 폭스바겐 로고도 훈훈한 분위기에 한 몫 보탠다. 기능적으로도 훌륭하다. 매트릭스 LED 기술 품은 ID.라이트는 기존 LED 램프보다 가시거리가 길고 주행상황에 따라 조사범위를 ‘똑똑하게’ 제어한다. 특히 엠블럼까지 길게 이은 LED 주간주행등 덕분에 야간 존재감도 또렷하다.



모든 올스페이스엔 19인치 오클랜드 알로이 휠이 들어간다.

일반 티구안과 올스페이스의 차이는 옆모습에서 단박에 드러난다. 길쭉한 허리와 커다란 2열 도어 덕분이다. 늘어난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의 혜택은 2열과 트렁크 공간이 고스란히 받았다. 휠은 19인치 5스포크 알로이 휠. 여기에 235㎜ 피렐리 스콜피온 타이어를 신겼다. 이외에 테일램프는 부분변경 거치며 안쪽 LED 형상을 바꾸고, 무빙 턴 시그널 램프를 심었다. ‘맏형’ 투아렉처럼 범퍼에 길게 두른 반사판도 포인트.

②인테리어


과거 폭스바겐이나 푸조 같은 합리적 가격의 수입 브랜드 차종은 국산차 대비 ‘기본기’는 훌륭하지만 편의장비는 타협해 사는 느낌이 짙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다르다. 최신 차에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장비를 양껏 갖췄다. 가령, 무선 카플레이 &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중앙 디스플레이, 디지털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좌석 통풍 및 뒷좌석 열선 시트, 앞좌석 요추받침대, 파노라마 선루프, 3존 오토 에어컨, 오토홀드, 스마트폰 무선충전, 레벨2 준자율주행 시스템(IQ.드라이브 - 트래블어시스트) 등 거의 모든 걸 갖췄다.




무선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쉽게 띄울 수 있다.


30가지 다양한 컬러로 구성된 앰비언트 라이트



운전하면서 원하는 메뉴 작동하기도 쉽다. 가령, “안녕, 폭스바겐!”이라고 말하면 친절한 음성인식 비서가 등장한다. 운전 중 뉴스를 듣고 싶으면, “안녕, 폭스바겐. 라디오 켜줘”와 같은 일상어로 요청하면 된다.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이, 차 내 대부분의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 덕분에 집중력 흩트릴 일 없이 운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2열 시트를 앞뒤로 180㎜까지 움직일 수 있다.



올스페이스의 핵심은 넉넉한 2열 공간.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일반 티구안보다 쾌적하다. 커다란 면적의 파노라마 선루프도 한 몫 톡톡히 보탠다. 등받이 기울기도 적당하고, 헤드레스트가 푹신해 기대 이상 안락하다. 무엇보다 1열 시트 아래 발 넣을 공간이 넉넉해, 장거리 이동 시 편안하다. 또한, 2열에서도 에어컨 온도를 개별 제어할 수 있어 아이들 체온도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다.




평소엔 3열 시트를 접고 700L의 넓은 트렁크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트렁크 상단 파티션은 아래 수납함에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다.




트렁크 우측엔 휴대용 랜턴이 자리했다.



국내 수입하는 올스페이스는 3열 시트 갖춘 7인승 모델이다. 그러나 성인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부부와 어린 자녀 1~2명으로 구성된 가족이 부모님 모시고 이동할 때, 비상(?) 용도로 사용하는 게 맞다. 아이들 태우는 덴 충분하며, 평상시엔 3열을 접어 적재공간을 넉넉히 활용하면 좋다. 올스페이스의 VDA 기준 트렁크 기본용량은 700L. 622L의 투싼, 636L의 싼타페와 비교해도 한층 넉넉하다. 2열을 접으면 최대 1,775L까지 늘어나 아이들 유모차나 부피가 큰 캠핑장비도 너끈히 품는다. 국산 중형 SUV보다 트렁크가 넓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③파워트레인 및 섀시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보닛 아래엔 2.0 디젤 TDI 엔진 대신 I4 2.0L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30.6㎏‧m를 뿜는다. 흥미로운 부분은 변속기의 변화다. 일반 티구안의 7단 DSG 대신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기어를 맞물렸다. 듀얼 클러치 미션의 직결감과 빠른 반응속도보단 부드러운 변속을 원하는 보편적인 소비자에게 더 맞는 구성이다.

TSI 엔진의 또 다른 장점은 넓은 토크밴드. 1,600~4,300rpm까지 최대토크를 줄기차게 뿜는다. 덕분에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풍성한 토크감을 느낄 수 있다. 정부공인 복합연비는 1L 당 10.1㎞/L. 디젤 엔진 얹은 일반 티구안보단 떨어지지만, 벌크업 한 체격과 가솔린 엔진을 감안하면 괜찮은 효율이다. 무엇보다 3종 저공해차 기준까지 만족하는 만큼, 경제적인 파워트레인이라고 할 수 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폭스바겐 MQB 플랫폼을 사용한다. 전기차를 제외한 거의 모든 폭스바겐 라인업이 쓰는 골격이다. 특히 안전 설계가 눈에 띈다. 최근 페이스리프트 거친 티구안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진행한 신차 충돌테스트에서 최고점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았다. 안전한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라면 눈여겨 볼만한 결과다.

④주행성능

TDI 엔진 대비 36마력 오른 힘의 차이는 오른발로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두둑한 토크를 이용해 묵직하게 속도를 붙이는 디젤 티구안과 달리, 올스페이스는 출발부터 사뿐하게 몸을 이끈다. 특히 고회전에서 맥이 풀리는 디젤 엔진과 비교하면, 회전한계까지 출력 뽑아내는 느낌이 좋다. 엔진의 회전질감도 여느 4기통과 비교해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다.

디젤 티구안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우선 가솔린 엔진답게 정차 중 소음‧진동이 한결 적다. 그래서 가다서다 반복하는 도심 정체구간에서 한층 쾌적하다. 여기엔 변속기도 큰 역할을 한다. 통상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1~2단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소위 ‘울컥대는’ 현상이 있다. 클러치를 붙이고 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이다.

그러나 올스페이스에 얹은 8단 자동기어는 부드러운 변속에 초점을 맞췄다. DSG처럼 특색은 없지만, 도심 출퇴근길에서 한층 편안하게 가‧감속을 할 수 있다. 또한, 항속기어가 하나 더 있어, 고속에서 엔진 회전수를 더 낮게 쓴다. 가령, 시속 80㎞에서 타코미터는 약 1,200rpm, 시속 100㎞에서는 약 1,600rpm을 가리킨다. 덕분에 고속 항속 주행 시 연료효율이 좋고, 동승자와 대화할 때 엔진 소음 때문에 목소리 높일 필요 없다.

비슷한 가격의 국내외 SUV 가운데 티구안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고속주행 안정감’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를 바닥에 짓누르며 달리는 느낌이 좋다. 이러한 감각은 골프와 파사트, 아테온 등 폭스바겐 모든 라인업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주행감각이다. 덕분에 장거리 고속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감이 한결 적다. 무게중심이 낮고 노면에 따른 자잘한 거동 변화가 없어 고속주행이 쾌적하고 깔끔하다.

이러한 고속주행 안정감은 전시장 주변 도심에서 잠깐 타보고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3세대 플랫폼으로 갈아타며 국산 SUV도 안정감을 크게 높이긴 했지만, 여전히 독일 SUV와 차이는 분명했다. 아우토반 등 고속주행 환경이 잘 발달한 국가에서 쌓은 노하우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또한, 일반 티구안보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가 넉넉해, 직진안정성이 조금 더 괜찮았다. 특히 시속 210㎞까지 제어 가능한 트래블 어시스트 덕분에 장거리 운전이 눈에 띄게 편안했다.

주행연비는 딱 공인연비만큼 나왔다. 인천 계양→서울 서초동으로 이어지는 출근길 환경에서 기록한 연비는 1L 당 10.4㎞.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30㎞가 채 안 되는 환경인 걸 감안하면 괜찮은 효율이다. 교통흐름이 비교적 원활한 구간에서 시속 80~100㎞로 정속 주행할 때 연비는 1L 당 18~19㎞까지 높일 수 있었다. 분명 디젤 티구안보다는 낮은 효율이지만, 최근 가솔린 가격이 경유보다 리터당 100원 이상 저렴한 걸 감안하면 실제 연료비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⑤총평

‘5,098만6,000원’.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가격이다. 5천만 원을 살짝 초과하는 가격이 다소 높게 느껴질 순 있다. 그러나 국산 중형 SUV도 올스페이스와 동일한 사양(7인승, 파노라마 선루프 등)으로 맞추면 가격 차이는 의외로 적다. 또한, 국산 제조사보다 넉넉한 최대 5년/15만㎞의 무상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연간 3만㎞ 달리는 운전자도 5년 동안 유지비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다.

새 차 사고 가장 뼈아픈 순간은 접촉사고 났을 때. 폭스바겐코리아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고 차 보험수리 시 자기부담금을 총 5회까지 무상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최초 1년, 주행거리 제한 없음, 사고 1회당 50만 원 한도)’를 제공한다. 수입차 한 번 타보고 싶은데, 막연한 유지 & 보수비용이 걱정이었다면 참고해볼만한 정책이다.

34세 운전자 기준으로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현대 싼타페의 연간 자동차 보험료를 비교해봤다. 싼타페 2.5 가솔린 7인승은 79만7,000원,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84만9,000원으로 약 5만 원 차이가 있다. 연간 자동차세는 어떨까? 2,479cc인 싼타페 가솔린은 64만4,000원, 1,984cc인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51만5,000원으로 싼타페가 13만 원 더 비싸다. 즉, 비용 부담 때문에 국산차 고집할 이유는 없다.

티구안은 화려한 스타일로 시선을 잡아끄는 차는 아니다. 대신 SUV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 구성과 튼튼한 안전 설계를 밑바탕 삼되, 실내 편의장비도 든든하게 갖췄다. 오랜 시간 가족과 함께할 믿음직한 파트너를 찾는다면, 이번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괜찮은 선택지임이 분명하다.

<티구안 올스페이스 2.0 TSI>

장점
1) 2.0 TDI 대비 시원스러운 가속 성능과 부드러운 8단 변속기
2) 역시 ‘독일차’란 말이 나오는 든든한 고속주행 안정감
3) 기본 700L의 넉넉한 트렁크 용량

단점
1) 다소 떨어지는 후방카메라 화질
2)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1㎞ 단위로 속도제어를 할 수 없다.

<제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