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게임보다 높은 삼성화재 리텐션율..'빅테크 안 부럽네'

보험(Insurance)은 어렵습니다. IT(정보기술)는 정보에 대한 접근을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IT와 보험의 결합은 필연적입니다. 생로병사와 직결된 금융상품인 보험이 혁신한다면, 사람의 삶도 달라질 것입니다. 디지털 보험사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금융업계는 통상 보수적인 이미지로 인식된다. 업력이 오래되고 덩치(자산)가 클수록 디지털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통념도 크다. 그러나 60여년의 업력을 가진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예외인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못지 않은 디지털 성과를 올리고 있어서다.

11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에서 제공 중인 착한생활 서비스는 현재 서비스 이용자 수가 13만8000명, 리텐션율(2주내)이 42%에 달한다. 고객 100명 중 42명은 2주일 내 서비스를 재방문한다는 뜻이다. 금융업 중에서도 카드나 간편결제처럼 사용주기가 빈번한 서비스가 아닌, 특수성이 있는 보험업계에서는 괄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웬만한 게임보다도 리텐션율이 더 높다. 모바일 마케팅 애널리틱스 플랫폼 애드저스트(Adjust)가 2019년 발간한 모바일 성장 지도(Mobile Growth Map)를 보면 게임 앱 설치 1일차 평균 리텐션은 34%다. 100명이 게임을 깔았다면 다음날 66명은 안 한다는 의미다. 어떻게 삼성화재는 이 같은 리텐션율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보상체계와 상품구조를 유기적으로 결합…'돈되는 다이렉트' 안착 가속화

삼성화재는 인터넷·모바일(사이버마케팅) 또는 전화(텔레마케팅)로 가입하는 다이렉트 채널에서도 점유율 1위다. 그런데 위세는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손보업계의 사이버마케팅 채널 수입 보험료에서 삼성화재의 비중은 48.1%로 전년 대비 3.9%p 하락해 역대 최초 50%선을 내줬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2위권 손보사들의 추격에 더해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퍼마일자동차보험'으로 나름의 성과를 올리면서다.

이러자 삼성화재는 지난해 다이렉트 채널을 '착'이라는 새 브랜드로 전면 개편했다. 당시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썸'에서 착 론칭을 발표했다. 오프라인 공간을 대관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기성 보험사가 활용한 것 자체가 신선했다는 평가다. 그만큼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채널의 장악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한다. 이와 직결되는 지표가 리텐션율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자체 메타버스 '썸'에서 신규 다이렉트 브랜드 '착'을 발표했다.(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생활 데이터를 보상에 연계하는 '착한생활 서비스'를 신설하고, 자사 상품 구매 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고안했다. 유기적으로 리텐션율과 판매실적이 연동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착한 드라이브'와 '착한 걷기'는 삼성화재 다이렉트 앱을 통해 안전운전 및 걷기를 실천하면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로 혜택을 돌려준다. 착한 드라이브에 활용되는 안전운전 점수는 급가속, 급정지 등을 감안해 삼성화재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산출된다. 1㎞ 이상 운전 시 포인트가 지급되며 운전 1회당 최대 100포인트, 월 최대 5000포인트까지 적립된다.

착한 걷기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한다. 하루 6000보 달성 시 30포인트가 적립되며, 월 기준으로 10만보당 100포인트가 추가 지급된다. 매월 최대 1500포인트까지 적립 가능하다.

<블로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삼성화재 착한 드라이브 가입 고객의 총 주행거리는 약 182억km, 총 주행횟수 약 160만회, 총 주행시간이 약 100만시간에 달한다. 또 착한 걷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누적 약 136억 걸음을 기록했다. '앱테크'가 보편화하면서 보험 사이드에서도 혜택을 보고자 하는 고객들을 삼성화재가 상당분 흡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M2E(걸으면서 돈 벌기)와 같은 트랜드와도 부합했다.

착한 드라이브는 '온오프 미니운전자보험'과 연동된다. 이 보험상품은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해지 또는 만기 시 처음 선택한 보장가능주행거리에 비해 적게 타면, 남은 보장가능주행거리만큼의 보험료를 돌려받는다. 아울러 착한 드라이브로 획득한 포인트를 통해 개인용 자동차보험, 여행보험, 장기보장성보험의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다.

이 같은 체계를 건강보험까지 확장했다. 삼성화재는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고객에게 애니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착한 건강관리'와 건강할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다이렉트 건강관리보험'을 최근 선보였다. 건강보험은 암, 종신보험과 같은 장기 보장성보험이다. 미니(단기)보험으로 얻은 고객 주목도를 발빠르게 수익성으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영업에서 보상에 이르기까지 업무 프로세스상 가능한 모든 부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렉트라고 디지털에서만 활동하란 법 있나…오프라인 채널까지 광폭 활용

소속 보험설계사 없이 온라인에서만 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 보험사들은 오프라인 고객 접점이 미약한 반면, 삼성화재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이렉트 채널의 안착을 위해 오프라인 행사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삼성화재의 전략 중 하나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착한 펫타벤처'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가 진행된 반려견 놀이터인 '스테이지 28 웁시데이지'는 일반 방문 시 유료로 입장해야 하지만, 삼성화재는 입장부터 프로그램 체험까지 모두 무료로 마련했다.

반려견의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는 '펫스널 컬러', 아로마 테라피를 시술하는 '향기 테라피', 전문 작가들이 그려주는 '댕댕 캐리커쳐'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펫타벤처' 행사 전경.(사진=삼성화재) 

현재 펫보험 부문의 1위사는 메리츠화재다. 삼성화재는 더 나아가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망라한 구독형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다. 그런 만큼 수익화 과정에서 다이렉트 채널 착이 필요하다. 착에서는 삼성화재 다이렉트 펫보험을 판매하면서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보험금 청구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착'을 매개체로 활용해 오프라인에 잠재된 수요를 온라인으로 이끌어오는 사업모델을 다각도로 확장 가능하다. 온라인은 간편하지만 상품 이해가 어렵고, 오프라인은 상품 이해는 쉽지만 과다가입에 따른 비용 우려가 있다. 각 채널이 뚜렷한 차이점으로 분절돼 있어 고객이 쉽게 오가기 어렵다. 반면 삼성화재는 각 채널의 장점만을 취합한 고객 유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특장점은 카카오를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플랫폼력에 대응 가능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블로터>에 "다이렉트 착은 생활에 밀착하고, 고객 개개인에 맞춘다는 키워드들을 가지고 있어 펫타벤처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처음으로 열었던 것"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서 향후에 다양하게 하려는 시도를 시작한 단계라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온·오프라인을 꼭 정해놓고 가는 건 아니다"라며 "고객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고 삼성화재 다이렉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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