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있다면…한 병원 꾸준히

김태훈 기자 2026. 3.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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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 진료 연속성 높을 때, 진료비·심뇌혈관 질환 위험 낮아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치료와 관리를 위해선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며 더 많은 진료를 받기보다는 꾸준히 한곳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환자와 의료진이 장기간 신뢰 관계를 형성하며 건강을 관리하는 주치의 제도가 만성질환 관리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해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 1만4246명과 당뇨병 환자 9382명을 평균 약 16년 동안 추적 관찰하며 연구를 수행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기도 하다. 이들 질환은 모두 오랜 기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환자들의 실제 의료 이용 행태는 여러 의료기관을 오가며 단편적인 진료를 반복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연구진은 국내 만성질환 환자의 외래 진료 횟수와 입원 일수는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많지만 만성질환 조절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이유가 이런 의료 이용 구조와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게 꾸준히 진료받는 정도를 의미하는 ‘진료 연속성’과 실제 건강 수준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모두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더 나은 건강 수준을 보였다. 두 질환 모두 한 의료기관을 꾸준히 다닐수록 입원 횟수와 전체 의료비가 줄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는 진료 연속성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더 큰 효과를 보여 남성은 최대 34%, 여성은 최대 30% 감소했다.

당뇨병 환자 중에선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두드러져 남성은 19%, 여성은 18% 더 낮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나이,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보정한 뒤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만성질환 환자가 한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진료를 받으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예방·관리 중심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어 입원과 응급실 방문,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희택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단기간 치료보다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환자가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진료를 받을수록 질환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합병증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질환 관리에서 일차 의료 중심의 지속적인 진료 체계를 강화하는 정책이 환자 건강을 지키고 사회 전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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