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중기 연체율 0.9%대…신용평가 고도화 '선제 대응'

/그래픽=박진화 기자

NH농협은행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지목된다. 대표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중소기업 연체율 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농협은행은 차주 대상의 정교한 상환 능력을 분석하는 신용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해 선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1일 농협은행의 1분기 부실채권 관련 비율을 분석한 결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견조한 수준이지만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6%로 작년 말 대비 0.05%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상위 기관인 농협중앙회가 현재 비상경영 상태에 돌입한 만큼 중앙회 산하 농협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 역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앞선 19일 열린 제3차 범농협 비상경영대책위원회에서 비상경영 실시 전 수립한 계열사별 비상경영대책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계열사별 상반기 목표달성 추진 계획 등이 논의됐다. 특히 중앙회와 계열사 예산의 20%를 절감하는 고강도 자구책이 실시되고 있어 강태영 농협은행장도 위험 관리에 집중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은행의 1분기 NPL커버리지 비율은 197.8%로 작년 말과 비교해 16.7%p 하락했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농협은행 자체적으로 볼 때 해당 비율은 악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연체율 0.42%에 주목할 부분이다. 농협은행 기업대출의 80% 정도가 중소기업 차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데, 최근 경기 불확실성과 침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더욱이 농협은행은 농업인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대출을 수행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여신 위험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농협은행의 중기 연체율은 0.96%로 가계(0.45%)·대기업(0.23%)보다 훨씬 크고 작년 1분기(0.58%)보다 0.38%p, 작년 말(0.82%)와 비교해 0.14%p 높아져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 행장은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신용평가 시스템의 고도화, 디지털화를 주문했다. 최근 '부도 관리시스템 고도화 및 소매 부도시손실률(LGD) 개선 프로젝트'와 '데이터 기반 기업신용평가 시스템 개선', '카드금융 신용평가시스템(CSS)전략 재개발 프로젝트‘ 등 3개 경쟁입찰 공고를 잇따라 냈는데, 모두 건전성 관리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달 30일 냈던 카드금융 신용평가시스템 전략개발 프로젝트은 이달 19일 재공고 했는데, 카드 연체율이 1.52%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농협은행은 기업·가계·신용카드 전 부문에서 연체율 상승이 나타났지만 시중금리가 하락하며 차주의 상환부담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어 건전성 지표는 서서히 개선될 것이다"며 "대손충당금 초과 적립 규모와 최종손실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는 담보설정 비율 등을 고려하면 부실 확대로 인한 재무건전성의 급격한 저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3월 인공지능(AI) 기반 신용감리시스템을 도입하며 현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위험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감리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출된 감리 알고리즘을 활용해 우량차주를 선별하고 고위험 차주에 대해 부실위험을 사전 예측해 필요한 지표를 생성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AI 기반 신용감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정교한 데이터 분석 능력을 끌어올려 부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신용손실 위험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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