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밸류업 지수 편입, 공시·시총이 갈랐다

지난 24일 발표된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 /그래픽=박진화 디자이너

예고 공시를 포함해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만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밸류업 계획 공시와 시가총액이 편입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27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밸류업 예고 공시를 한 NH투자증권과 이달 초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DB금융투자는 밸류업 지수에서 빠졌다. 두 회사는 각각 본 계획 미공시와 시총 때문에 빠졌다는 게 중론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월 매년 자기자본이익률(10%) 이상,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 이상 소각해 주주환원성향 35% 이상,  2027년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 발행주식 1억주 이상 소각하겠다는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미래에셋의 시가총액은 5조1852억원으로 코스피 상장된 증권사 중 제일 큰 데다 배당성향은 27.46%로 기존에도 국내 증권사 중에서 높은 편이었다. 이로 인해 코스피, 코스닥 시총 400위 이내여야 한다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시장대표성, 주주환원 기준을 통과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밸류업 조기 공시 기업은 수익성, 시총, 유동성 등 최소요건 충족 시 최우선적으로 편입된다는 특례요건에 따라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9월 23일까지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한 기업은 밸류업 지수에 2년간 특례 편입된다. 이는 키움증권도 마찬가지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3개년 중기 목표를 설정해 ROE 15%, 주주환원율 30%, PBR 1배 이상을 기록한다는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8월에는 자사주 39만주를 오는 11월 15일까지 445억9000만원에 매입하고 346억원 상당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공시에 더해 키움증권은 다른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을 위한 조건도 어느 정도 갖췄다. 키움증권 시총은 3조4921억원으로 코스피 111위를 차지하며 시총 400위 내여야 한다는 시장대표성을 지녔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흑자를 거두었기에 수익성도 충족한다. 지난해 ROE는 9.27%로 코스피 상장 증권사 평균 5.45%를 뛰어넘어 자본효율성도 지녔다. 단, PBR은 0.56배로 1배보다 낮다.

밸류업 예고, 본 공시한 증권사 비교 /사진=네이버페이증권

NH투자증권은 시가총액은 4조4834억원으로 코스피 상장 증권사 2위를 차지하며 대표성도 지녔고, ROE도 코스피 상장 증권사 이상인 7.50%를 기록하며 우수한 자본효율성도 기록했다. 시가배당률도 밸류업 공시를 예고하거나 발표한 4개 증권사 중 가장 높지만 예고 공시만 이행한 관계로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NH증권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편입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큰 타격을 입은 건 없다"며 "12월 예고된 밸류업 계획을 잘 준비해서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이달 초 중장기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부터 ROE를 10% 이상 기록하고 주주환원율 40%, PBR 업종 평균 상회해 2028년부터 10대 증권사 수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DB투자는 포함되지 못했다. DB투자 관계자는 "시총이 작아 이번에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DB투자 시총은 2390억원으로 코스피 상장 증권사 시총 1위인 미래에셋보다 약 21.5배 적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DB금융투자,  에프앤가이드, 에스트래픽, 디케이앤디는 시총 요건인 5000억원 미달로 미편입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금융업권 중 안배 차원에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업 지수 선정 관련 선정 기준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비판이 많다 보니 (정부 등에서) 공청회 등을 열어 재선정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