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곳곳서 기쁨·슬픔 안기는 연극·영화 '풍성'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을 지내며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예기치 못한 일과 사건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그나마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말 그대로 별의별 예술작품을 향유하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연극·뮤지컬과 영화는 인간 삶의 한 자락을 통해 기쁨과 슬픔, 감동과 웃음을 안긴다. 충청지역 곳곳에서 극장과 무대에 오르는 연극·뮤지컬과 영화를 소개한다.


◇대전 아신극장서 공포 스릴러 연극 '흉터' 개막
대전 아신아트컴퍼니는 9일부터 내달 16일까지 대흥동 아신극장 2관에서 공포 심리 스릴러 연극 '흉터'를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은 지난 2012년 대학로에서 처음 선보인 이래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장수극으로 등장인물 간의 복잡한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산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 속에서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는 인물 지은과 그 죽음에 얽힌 두 남자의 이야기로 구성돼 진행된다.
주요 줄거리는 등산을 나선 지은, 재용, 동훈 세 인물 중 지은이 돌연 의문사하며 전개된다. 몇 년이 지나 산을 다시 찾은 재용과 동훈이 기억을 되살리며, 그날 죽음에 관한 추악한 진실을 맞이하면서 극한의 상황으로 돌입하게 된다. 같은 사건을 겪고도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두 남자의 팽팽한 심리전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크고 작은 죄책감에 대한 기억과 이로 인한 마음의 흉터를 돌아보면서 작품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통해 관객 스스로가 치유하는 경험을 누리게 된다. 탄탄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 상상 이상의 잔인한 반전은 이 연극을 보는 자만이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다.
관람등급은 중학생 이상이며, 관람표는 소름석 4만 5000원, 오싹석 4만 원이다. 공연 첫 주인 이달 9-17일에는 40% 할인된 가격이 적용된다. 공연 전날인 8일까지 예매를 마감할 시 30%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대전 씨네인디U서 새로운 상영작 '한가득'
대전 독립영화전용관 씨네인디U에서 8일부터 새로운 상영작들로 극장을 채운다.
우선, 같은 날 개봉하는 '쇼잉 업'은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 속에 전시회를 준비하는 지역 예술가 '리지'가 발견하는 작은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사 A24가 제작하고 미국 독립 영화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퍼스트 카우의 켈리 라이카트 감독과 감독의 페르소나인 미셸 윌리엄스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지난 2022년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뒤 2023년 카이에 뒤 시네마 '올해의 영화' 10위, 전미영화비평가협회 선정 독립영화 10 리스트에 선정됐다. 해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발표하는 2023년 '사사로운 리스트' 종합 5위에 오르는 등 각종 영화제와 매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극장에서 개봉하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에코가 서거하기 한 해 전인 2015년, 그의 자택 도서관에서 진행된 다양한 인터뷰와 강연, 연설은 물론 가족과의 일상 등이 담긴 다큐멘터리다. 193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에코는 변호사가 되길 바랐던 아버지 뜻에 따라 토리노 대학에 입학했으나, 중세 철학과 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이후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미학 등을 강의하며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총 42개에 달하는 명예박사 학위와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명예 훈장을 받았다. 에코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것은 소설 '장미의 이름'이다. 전 세계 40여 나라에 번역돼 3000만 부 이상이 판매된 이 작품은 한 수도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이단 심판관의 이야기로 1982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 안성맞춤인 영화다. 에코의 사색과 논리가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작은 시작일지 모른다.
모든 영화의 관람료는 성인 8000원, 청소년과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70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42(331)1895)로 문의하면 된다.

◇세종 BOK아트센터서 뮤지컬 '그대와 영원히' 무대
대전을 비롯한 충청 전역에서 활발하게 연극·뮤지컬을 꾸리는 라이노컴퍼니는 7-10일 오후 7시 30분 세종 BOK아트센터에서 뮤지컬 '그대와 영원히'를 공연한다. 이 공연은 2014년 초연 당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창작 뮤지컬로, 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인생을 알게 된 진우가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뇌종양을 선고받은 진우가 실의에 빠지기보다는 남은 삶에 감사하며 주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한다. 10년간 사귄 연인 수지와 속삭이는 사랑 이야기와 이별, 친구 성진과 아버지 종철, 이모 혜경 등을 통해 가슴 따듯해지는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이들은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이지만, 진우에게 다가온 절망의 시간에 쉬이 무너지지 않고 서로를 보듬는다. 시한부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극 곳곳에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코믹 요소를 추가해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챙겼다. 진우 역은 김윤현·서민석, 수지 역은 이윤주·강승리, 종철 역은 김경탁·이화용, 혜경 역은 최윤정·김선옥 배우가 맡아 열연한다. 연출은 복영한 라이노컴퍼니 대표가 직접 나선다.
관람료는 전석 4만 원이며 11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청주 소극장 쇠내골서 주말마다 '빌의 구둣방' 상설 공연
충북에서 활동하는 극단HI는 청주 소극장 쇠내골에서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 창작 뮤지컬 '빌의 구둣방'을 상설 공연하고 있다. 이 공연은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더불어 사는 삶과 사랑, 연대를 주제로 다루는 창작 뮤지컬로,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유럽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삼는다. 기성 제품의 유행과 소비 형태의 획일화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구둣방에서 대를 이어온 '빌'은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해 언제 쫓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처한다. 빌은 생계를 위해서라도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지, 평생을 바쳐 일한 구두 장인의 생활을 지켜야 할지 고민이 크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아내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 한편 본인을 더욱 절벽으로 내모는 야속한 현실에 갈등한다.
이와 달리 충분한 능력을 갖췄는데도 다리를 전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직장조차 얻지 못하는 여인이 있다. 그 이름은 '길버타'로,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한 삶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살기 급급한 실정이다. 그러 던 와중 길버타는 빌의 구둣방을 찾아가 빌의 아내 안네와 만나게 된다.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극 중 인물들은 서로 연대하며 가장 어두운 지금을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한발한발 내딛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적잖은 용기를 안겨준다. 빌 역에 허선우, 길버타 역에 김지원, 안네 역에 박선령 배우가 출연한다.
평일 단체예약과 초청공연이 가능하며 기관과 기업 등 단체 예약을 접수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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