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용산…한동훈, 또 '김건희 리스크' 떠안고 재보궐 참전
김건희 리스크 등 위험 커진 반면 본인 존재감은 총선보다 약해져
대표로서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
자칫 野에 지자체장 더 내줄 경우 "기대감 급격히 식을 것" 우려도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가 20일도 채 남지 않은 10·16 재보궐 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여·야·의·정 협의체 불발, 독대(獨對) 논란 등 원외 당대표로서의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된 데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까지 증폭하는 등 한 대표로서도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낼 정치적 필요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한 대표의 파급력은 총선 당시보다 오히려 작아진 가운데, 총선에 이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조차 패배하게 될 경우 정치적 타격이 상당할 것인 만큼 여느 때보다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기존 입장 버리고 재보선 지원 나선 韓…패배시 책임 면치 못해
한 대표 역시 재보궐 선거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은 삼가왔다. 하지만 전날 강화를 찾은 자리에서는 "경선의 기회가 있는데도 당을 탈당해서 출마한 경우에, 그건 주민들의 희망을 저버리는 행동이고 그리고 명분 없는 행동"이라며 "(무소속 출마자들에 대한) 복당(復黨)은 없다"고 강조하는 등 다소 달라진 모습이었다. 인천 강화는 통상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안상수 전 국민의힘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등록하면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한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는 부산 금정도 찾았다. "윤일현 후보 혼자 금정을 이끌지 않는다. 저와 모두가 함께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금정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른바 '집토끼 단속'에 나서는 것.
그도 그럴 것이 한 대표가 의욕적으로 나섰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도 사실상 좌초됐고, 취임 일성이었던 수평적 당정관계 역시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보름 뒤 국정감사까지 막을 올리면 본격적인 국회의 시간이 시작되는 탓에 '원외' 당대표로서 한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이 가운데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면 선거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천에 당 대표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무엇보다 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에서 면제되지 않는다"며 "국정감사를 할 수 있는 의원도 아니고 여·야·의·정 협의체 위원장도 아니고 한 대표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건희 리스크 ↑ 본인 존재감 ↓…패배시 당내 여론 '급랭' 우려
김 여사가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지난 12일 항소심 선고 이후 더 짙어지고 있고, 야권이 채상병·김건희 특검법까지 통과시키면서 국민의힘은 재표결 압박까지 또 다시 직면했다.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놓고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것도 잠재적 화약고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치렀던 4월 총선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는 우려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늘어가는데 대통령실에서는 불필요한 논란 확산 방지를 위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당내에서는 김 여사의 입장 표명과 사과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한 대표가 가진 자체적 '파급력'이 예전만 못한 점도 우려의 지점이 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 비해 한 대표에 대한 대중적 신선함과 당원들의 기대감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 촉발시킨 친윤-친한계 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상황 역시 한 대표에 대한 당내 여론이 돌아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금정에서 취재진에게 "균열이 드러난 게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재보궐선거에서 혹시라도 본전도 지키지 못하거나 민주당이 약진하면 한 대표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자던 당내 여론도 급격하게 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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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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