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 대통령실 국회 질의···日시찰단·강승규 총선준비 '공방'

이승배 기자 2023. 5. 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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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시찰단 아닌 견학단···친일정부 비판자초"
김대기 "민간전문가 교차검증 기회 만들것"
강승규 "사비로 축기 제작, 배송" 선거운동 일축
"김건희 여사 보조하는 4~5명의 별도팀 있어"
文정부겨냥 "가짜평화"···野 "거짓말" 장내 소란
[서울경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 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가 24일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실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의 실효성 문제를 파고들며 미국 도·감청 의혹,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사전 선거운동 논란 등 지난 6개월 간의 현안을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선전·선동으로 국정운영에 훼방을 놓고 있다며 대통령실을 측면 지원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야당과 대통령실·여당 간의 공방이 일었다. 민주당은 시찰단 파견은 방류 명분만 만들어 줄 뿐이라고 정부에 강경한 태도를 주문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시찰이 아니고 견학단 수준”이라며 “친일정부라는 비판을 왜 자초하냐”고 질타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정쟁이 아닌 과학을 중심에 두고 판단할 일이라며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오염수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시찰단이 확보한 데이터를 다수의 전문가들이 교차 검증을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김 실장은 “민간 전문가들이 교차검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대통령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낭설 확산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방사성 원소인 세슘-137보다 더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건강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유발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강 수석의 총선 준비 논란도 추궁했다. 강 수석은 최근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충남 홍성·예산 지역의 체육대회, 결혼식장 등을 찾아 대통령실 직위 등이 적힌 명함을 돌리고, 행사에 축기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읽힐 만한 활동을 하고 계신다. 공직 기강이 무너진 것 아닌가” 비판했다.

강 수석은 “많은 단체에서 기념식이나 다양한 행사를 할 때 시민사회수석에게 조화나 화환을 요청한다”고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일축하며 “조기, 축기는 개인 비용으로 했다. 조화, 화환을 보낼 때는 수석실 경비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축기 제작, 배송 및 설치 중 어는 것을 개인 비용으로 한 것이냐’고 이어진 추궁에 강 수석은 “축기 제작, 보내고 설치하는 모두 개인 비용으로 했다”는 요지로 말했다.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의 넓어진 활동 반경도 공세의 대상이 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제2부속실도 없는데 어디에서 김 여사의 일정을 편성하고 동선을 관리하냐”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제2부속실은 없지만 부속실에 김 여사를 보조하는 팀이 있다”며 “4~5명의 별도 팀이 있다”고 말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전 불거진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의 진위도 따져 물었다. ‘미국의 도청을 인정하느냐’는 지적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도청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파악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조 실장은 우크라이나에 폴란드를 통해 탄약을 우회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도 밝혔다.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는 본격적인 현안 질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거친 설전이 일었다. 조 실장은 회의 시작 인사말에서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 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겨냥해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라고 비판하면서 “(지난 1년) 대한민국 안보에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이를 “문재인 정부 폄훼”라고 반발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거짓말”이라며 “왜 (정권이) 돋보이기 위해 과거와 군을 폄하하나”고 따졌다. 조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과연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있었느냐”며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고, 장내에는 고성이 오갔다.

여당은 야당이 오염수 괴담을 전파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과 괴담의 싸움”이라며 “IAEA의 결과가 6월에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무조건 안 믿고 싶다’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가짜뉴스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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