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도 슬퍼도 우는’ 고지우, ‘웃으며 할말 하는’ 고지원… 닮은듯 확연히 다른, 유쾌한 자매 챔피언 탄생

김경호 기자 2025. 8. 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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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원(오른쪽)이 지난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뒤 언니 고지우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KLPGA 제공



“언니가 18번홀 그린에서 울면서 물을 뿌려줘서 저도 눈물이 났는데, 그러면서도 웃겨서 금세 그쳤어요.”

고지원(21)은 지난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거둔뒤 공식 인터뷰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2023년 KLPGA 정규투어 데뷔 이후 3시즌, 61번째 대회에 그것도 조건부시드 선수로서 거둔 첫 우승이라 울컥 감정이 솟구쳐 오르면서도, 자기보다 더 격한 감정을 쏟아내고 있는 언니 고지우(23)를 보니 오히려 냉정해지더란 이야기였다.

고지원은 소감, 의미, 원동력, 고비를 넘긴 심정, 비거리 증대와 멘털 강화, 퍼트 향상 등 골프실력이 한단계 발전한 이유 등을 차분하게 밝히면서 한편으로는 그에 못잖게 많았던 언니 관련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을 꺼냈다. “언니는 17번홀부터 벌써 울고 있었대요”라며 웃은 고지원은 “저는 국가 상비군도 한 번 못했는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던 건 언니 덕이 정말 크다”며 고마워했다.

둘은 KLPGA 투어에서 한 시즌에 동시에 우승컵을 든 첫 자매선수가 됐다. 이전에 박희영-박주영이 우승했지만 한 시즌에 나란히 우승하진 못했다.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고지우는 2년차이던 2023년, 44번째 대회인 맥콜 모나 용평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후 올해 용평오픈(6월)까지 3승을 거뒀고, 2개월 만에 고지원이 우승하면서 자매가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고지우-고지원은 외모와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 등에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까지 많은 것을 빼닮았다. 165㎝인 언니가 5㎝ 더 크고 체격이 약간 크다는 걸 모르면 둘을 잠시 혼동하기 쉽다.

고지원은 “그래도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저는 그냥 흘러가는대로 하는 편이고, 언니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목표를 정하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열정을 불사른다”고 했다.

확실히 고지우는 열정적이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고생을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그 감정을 다 쏟아낸다. 고지우는 첫승 때도 소감을 말하다 울먹였고, 지난 6월 용평오픈 우승때는 방송인터뷰 때부터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 동안 고생한게 생각나서 그랬다”며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울고 전 눈물이 많다”고 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터뷰장 분위기 또한 다를 수밖에 없었다. 고지우는 울먹이는 와중에도 빵 터지는 뜻밖의 대답으로 웃음을 주는 스타일이고, 고지원은 눈웃음을 지으며 차분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언니가 많이 앞서 가는듯 싶던 경기력도 이제 그야말로 ‘난형난제’다. 고지우와 고지원의 올해 드라이브 비거리는 250야드(7위)-242야드(31위)이고 페어웨이 안착률 70.92%(41위)-68.30(56위), 그린적중률 74.75%(20위)-75.86%(16위), 평균 퍼트수 29.6개(18위)-29.5개(17위), 평균버디 4.3158개(1위)-3.9688개(7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특히 많은 버디수가 눈에 띈다. ‘버디 폭격기’로 명성이 높은 언니 못잖게 많은 버디를 낚고 있는 고지원은 “그래도 ‘리틀 버디폭격기’라는 별명은 짝퉁같아 싫다”며 “언니와 한 대회에서 우승경쟁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3년 고지원이 정규투어에 데뷔하면서 “한국의 (넬리-제시카) 코르다 자매를 꿈꾼다”고 밝힌 둘의 포부는 이제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다. KLPGA투어엔 유쾌한 챔피언 자매의 탄생으로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심거리가 생겼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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