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이냐 쇄신이냐…갈림길 선 건설사 CEO
대우·롯데·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임기 만료 앞둬
건설업 불황 여파 수익성·재무건전성 위기대응 중요
[더팩트|황준익 기자] 내년 3월까지 대형 건설사 대표이사 중 3명의 임기가 끝난다.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올해 실적 악화에 직면한 주요 건설사 수장이 잇달아 교체된 만큼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선 백 대표는 내년 2월 28일 대표이사 임기가 마무리된다. 2022년 2월 중흥그룹과의 인수합병(M&A) 직후 수장에 올랐다.
백 대표는 1985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한 곳에 몸담은 '대우맨'이다. 주택건축본부장 출신으로 대우건설의 주택건축사업 부문을 이끌었던 그는 부임 첫해 최대 영업실적을 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다만 대우건설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택건축 사업이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율이 90.8%(상반기 기준)까지 높아진 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196억원으로 영업이익 44.3% 줄었고 3분기 영업이익 역시 960억원으로 49.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백 대표의 돌파구는 해외 수주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액 목표를 3조원으로 잡았지만 상반기까지 1000억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투르크메니스탄 화학공사로부터 약 1조원 규모의 '미네랄비료 플랜트' 프로젝트의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밖에도 연내 이라크 알포 신항만 추가 공사 및 해군기지, 리비아 재건사업 등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알포 신항만의 경우 대우건설이 현재도 공사를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당분간 원가율 개선 기대가 낮은 가운데 4분기 대형 해외수주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12월 롯데건설 수장에 오른 박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8일이다. 박 대표 역시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약 40년 간 롯데그룹에서 일한 '롯데맨'이다.
박 대표는 부임 직후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응하는 데 주력했다. 롯데건설의 2022년 11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6조9000억원이였다. 박 대표는 증권사와 시중은행과 함께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수혈, 만기 도래 PF에 대응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PF 우발채무는 4조8945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도 2022년 265%에서 올해 상반기 205%까지 낮아졌다.
그동안 박 대표가 재무건전성 악화 극복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월 현대엔지어링 CEO 자리에 오른 홍 대표는 2006년 입사해 16년 만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내년 3월 14일까지다.
플랜트 사업에 오랜 기간 몸 담은 홍 대표는 해외 플랜트와 국내 주택사업 수주 확대로 매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액은 30조1180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부임 첫해 2022년 8조8125억원에서 이듬해 13조633억원, 올해 상반기 8조17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15조원을 돌파한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홍 대표는 기존 사업에 그치지 않고 소형모듈원전(SMR),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르비아에서 2조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 계약을 수주했다. 신사업 매출 확대를 통해 2022년 철회한 기업공개(IPO)의 재추진은 과제로 남아 있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도 내년 3월 24일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포스코그룹 사내이사 임기는 통상 1년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고 내년까지 수익률 회복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건설업계는 포스코이앤씨, GS건설, 신세계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건설사 중심으로 CEO가 대거 교체됐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자 기업의 살림꾼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과 재무 능력을 중심으로 선임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 확장보다 기존 사업에서 PF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대부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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