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되는데 학비 비싼 대학 왜 가나”…청년 몸값 치솟자 美대학 ‘발칵’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5. 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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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몸값이 치솟자 미국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미국에서 고용인구 급감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대학들이 비상에 걸렸다.

부족한 노동력으로 근로자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고등학생들이 비싼 학비를 내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6~24세 연령층의 대학 진학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66.2%에서 지난해 62%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청년들의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0.1%로 최고치를 찍은 후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지난달 16~19세 노동자 실업률은 9.2%로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에 대학 학위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자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금까지 함께 높아지면서 비싼 학비를 내면서까지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 것도 이유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레스토랑과 테마파크 등 서비스업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의 2배 이상 늘었다고 WSJ는 전했다. 2019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전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20% 증가한 데 비해 레저·접객업에 종사하는 일반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은 30% 뛰었다.

제조업과 물류업도 일손이 부족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레스토랑 종업원의 시간당 임금 중간값은 14달러(1만8500원)으로 최저임금의 거의 2배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대학 학위는 필요 없지만 별도의 교육이 필요한 일자리 임금은 더 높다고 이 관계자는 분석했다. 실례로 기계공은 시간당 23.32달러, 목수는 24.71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 전체 평균 임금 중간값인 22.26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구인·구직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학 학사 학위가 없어도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임금도 괜찮은데 비싼 학비를 내고 대학에 갈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미국 대학 학비는 비싸기로 유명하다. 2022년 기준 미국의 연 평균 사립대 등록금은 3만8185달러(5180만원), 공립대는 2만2698달러(3080만원) 수준이다. 일부 대학은 1억원이 넘는 곳도 있다. 비싼 학비 탓에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추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상원의원이 된 2004년이 되서야 ‘학자금 대출’ 모두 갚았다고 했다. 당시 그의 나이 43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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