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고점 마감…"최신 AI 칩 블랙웰 1년 치 완판"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3% 오른 138.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로 6월18일 기록한 전 고점 135.58달러를 뛰어넘었다.
이날 시가총액은 3조3900억달러로 불어나며 시총 1위인 애플과의 격차도 좁혔다.
이날 주가 상승은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인 블랙웰 수요가 탄탄한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8월 설계 결함으로 블랙웰의 대량 생산 일정이 3개월가량 지연될 것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블랙웰 칩을 “본격적으로 생산 중”이며 수요가 “엄청나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됐다.
지난주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 경영진과 만난 후 보고서를 통해 블랙웰의 12개월 치 공급량이 완판됐으며 “사업이 여전히 견고하고 전망도 매우 밝다는 모든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
마틴커리인베스트먼트의 제리드 오스마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랙웰 생산 지연이 미칠 영향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번 업데이트는 안심할 수 있는 소식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대만 TSMC 실적에서도 AI 수요가 탄탄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3분기(7~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한 236억22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최근 펀딩에 참여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이번 펀딩에서 157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66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가벨리펀즈의 존 벨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러한 일들이 AI 분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은 추론 기반 AI의 사용 사례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추론은 엔비디아에게 새로운 분야가 될 것이고 얼마나 많은 연산 능력이 필요한지 고려할 때 대규모의 신제품 카테고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이미 잘 알려진 주식이지만 예상된 수치를 달성할 수 있다면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합리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뉴버거버먼의 댄 플랙스 전무 이사는 “주가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주문은 들쭉날쭉할 것”이라면서도 “엔비디아가 제품 로드맵에 따라 실행하는 한 주가를 매력적으로 유지하는 건전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이번 회계연도에 엔비디아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다음 회계연도에는 추가로 44%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는 지난 분기에 엔비디아 실적 전망치를 여러 차례 상향조정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약 37배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나스닥100지수 평균치보다는 높지만 엔비디아의 지난 5년 평균치보다 낮고 6월의 44배도 밑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80% 상승했고 지난해 초 이후로는 9배 이상 폭등했다. 또 이달 들어서만 14% 가까이 올랐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