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라임펀드' 악몽 떨치나…자본안정성 회복세 '확연'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 사옥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실적 개선을 위한 확장보다 안정성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무리한 외형 확장으로 발생한 '라임펀드 사태'를 교훈 삼아 자본안정성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평이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순자본비율 1652.3%를 기록하며 앞서 분기보다 103.7%p 개선했다. 2023년 2036.9%보다는 아직 낮지만 지난해까지 이어진 하락세에서 전환됐다는 점이 유의미 한 것으로 나타났다.

NH증권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2694억원을 거뒀다. 0.48%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당기순이익은 187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는 영업외수익 감소와 영업외비용 증가가 겹친 탓으로 본업인 증권업으로는 연간기준 선방한 셈이다.

NH증권의 이번 실적은 앞선 분기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나타낸다. 영업이익은 54.6%, 당기순이익은 60.7% 급증하며 확연한 개선세를 나타냈다.

다만 세부적으로 살펴볼 때 기업금융(IB) 부문 영업수익은 1134억원으로 앞선 분기보다 4% 하락했다. 인수금융과 대출자산 이자이익 반영 등이 IB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망된다.

NH증권은 현재 국내 5곳(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뿐인 초대형 투자은행(IB)이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행어음업 라이선스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NH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2459억원으로 약 14조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7조1000억원에 가까운 한도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제한 조건에 따라 70%는 IB에 30% 부동산 금융에 사용할 수 있다. 부동산 업황이 위축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10조원 이상을 IB에 투자할 수 있음에도 3조원 가까운 자금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NH증권은 영업 확대보다 리스크 안정화를 더 신경 쓰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라임펀드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본 기억 때문에 (발행어음) 한도가 남더라도 투자자들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투자처를 신중하게 고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거시경제 리스크가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섣불리 IB 확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라임펀드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환매가 불가능한 자산에 투자한 뒤 이를 감추고 펀드를 계속 판매해 '돌려막기' 운용을 한 사건을 말한다. 결국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펀드가 환매 중단됐으며 NH증권은 이 가운데 2800억원의 펀드를 일반인에게 판매해 금융사 통틀어 최대 피해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은 NH증권의 불완전판매 여부와 내부통제 부실 등을 비판했으며 NH증권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자율 보상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로써 리스크를 신경 쓰지 않고 외형 확대에 집중했다가 낭패를 봤던 셈이다.

이에 최근 NH증권은 위험자산을 축소해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위험액은 4조4916억원으로 8.35% 개선했다. NH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급격히 증가한 총위험액을 관리하기 위해 셀다운(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인수한 자산을 다른 투자자나 금융회사에 재매각하는 리스크 회피 전략)을 적극 활용해 신용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NH증권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자산(부실자산)은 3117억원으로 2023년보다 1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됐던 호텔 담보대출 관련 사모사채가 상환되며 부실자산을 줄였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NH증권은 높은 불확실성에 따라 헤지(위험회피)를 많이 하고 있어 시장 변수 변화에도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 국면으로 이어지는 만큼 안정성 관점의 매력은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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