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깬 감자처럼 눈 파열"...누군가 버린 '이것' 폭발해 눈 잃은 7살, 무슨 일?

정은지 2024. 10. 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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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옆 지나가다 그 속에 버려진 전자담배 폭발해 '배터리 산(acid)'에 의해 눈 타격...평생 눈 잃고 의안 착용해야 하는 7살 아이의 사연
7살 아이가 어느날 눈 한쪽을 잃었다. 원인은 모닥불 옆을 지나다 그 안에 있던 전자담배 배터리가 폭발한 탓. 전자담배 속 화학물질이 아이의 눈을 타격한 것이었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편집자 주_제목에 '으깬 감자' 표현은 본문 중 의사가 루비의 가족에게 전한 말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자극적이라 불편하다 하신 독자분들께 양해의 말씀 구합니다.]

7살 아이가 어느날 눈 한쪽을 잃었다. 원인은 모닥불 옆을 지나다 그 안에 있던 전자담배 배터리가 폭발한 탓. 전자담배 속 화학물질이 아이의 눈을 타격한 것이었다.

영국 일간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32세 시아라는 전자담배 폭발로 눈을 잃은 어린 딸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는 시아라, 그는 그날 이후로 오른쪽 눈을 잃고 평생 시각 장애로 살아가야 하는 딸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10월 초, 시아라 딸인 7살 루비 그레인저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닥불 옆을 지났다. 그때 갑자기 뭔가가 폭발해 얼굴과 오른쪽 눈을 타격했다. 루비는 비명을 질렀다. 시아라는 기겁을 하고 울며 돌아온 딸 아이를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얼굴에 피가 범벅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바로 앰뷸런스를 불렀고, 더블린의 탈라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10월 5일 로열 빅토리아 안이비인후과 병원으로 옮겨졌다.

루비의 가족은 응급 수술 중에 의사들이 루비의 눈을 제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정도의 눈 손상은 처음봤다 했다. 폭발 사고는 많이 봐 왔지만, 눈 전체를 잃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의료진 말마따나 루비는 눈뿐만 아니라 안구 전체를 잃었다. 시아라는 의료진으로 부터 안구가 마치 '으깬 감자'처럼 손상됐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루비가 당시 사건에 대해 기억한 바에 따르면 눈에 무언가가 맞는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 손상의 정도로 보아 물리적 물체에 맞은 것도 아니었다. 사고 후, 가족 중 한 사람이 사고 현장을 점검했더니, 여러 개의 타버린 전자담배가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불 속에 버린 것이다.

이로써 루비의 눈을 손상 시킨 것은 전자담배 '배터리 산성(battery acid)'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배터리 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 중에서 산성 성분을 의미한다.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전자기기 배터리에는 강력한 산화제나 전해질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산성을 띤다.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폭발하면, 이런 산성 화학물질이 누출돼 피부나 눈과 접촉하면 심각한 화학적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시아라는 "아직도 아이가 눈을 잃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그 순간, 아이의 인생도, 내 인생도 완전히 바뀌었다. 아이가 눈을 잃었을 때, 내 눈도 함께 잃은 기분이었다. 내 눈을 줄 수만 있다면 주고 싶다. 모든 걸 다 주고 싶다. 겨우 7살인데,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루비는 결국 의안을 착용해야 한다. 시아라는 현재 루비를 위한 기금 마련을 시작했다. 그는 고펀드미(GoFundMe)에 "오른쪽 눈을 잃었기 때문에 시각 장애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고, 예전처럼 놀 수 없다. 오른쪽 시야가 없어 다시 균형을 잡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제 오른쪽 눈으로는 더 이상 이 세상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의료진은 현재 루비의 안와가 6주 후에 충분히 회복되면 의안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담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잘못된 관리나 폐기법으로 인해 폭발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내용과 직접적 관계없으며 전자담배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주의로 인한 폭발사고 늘어나...전자담배 안전하게 보관하고 폐기하려면?

전자담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잘못된 관리나 폐기법으로 인해 폭발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전자담배의 배터리가 폭발하면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한 전자담배 사용과 폐기 방법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전자담배의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 같은 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가 사용되므로 충격, 과열, 잘못된 보관으로 인해 폭발하거나 누출될 수 있다.

전자담배 배터리의 올바른 관리를 위해서는 정품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다. 인증된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배터리와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품질 배터리나 충전기는 폭발 위험이 더 높다.

배터리를 과도하게 충전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장시간 무리하게 충전기를 연결해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충전 중에는 항상 배터리가 과열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배터리 외관이 부풀거나 손상돼 있다면 바로 사용을 중단하고 안전하게 폐기해야 한다. 손상된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있다.

보관할 때는 전자담배나 배터리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한다. 물리적인 충격을 받으면 내부 단락(쇼트)이 발생해 폭발할 수 있다. 배터리를 직사광선이 닿는 장소나 뜨거운 환경에 두지 말아야 한다. 고온은 배터리의 화학적 반응을 촉진해 폭발의 위험을 높인다.

전자담배를 버리기 전에 반드시 배터리를 분리해야 한다. 배터리가 있는 상태로 전자담배를 버리면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폭발할 수 있다. 전자담배 배터리는 전자기기 폐기물 수거물이나 배터리 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만약 배터리가 과열되면 즉시 기기에서 분리하고 차가운 장소에 보관하거나 손상된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곳으로 가져간다. 배터리가 손상됐을 때는 배터리 산성이나 기타 화학물질이 누출될 수 있으므로,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화학물질이 피부나 눈에 닿을 경우 즉시 응급처치를 받는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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