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면 산으로, 계곡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지만, 오히려 바다가 주는 시원함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길이 있다.
삼척에 위치한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수평선과 부서지는 파도가 동행하는 해안 산책 코스다.
복잡한 준비도, 비용도 없이 바다와 마주할 수 있는 이 길은 지금 이 계절, 6월에 가장 빛난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을 따라 펼쳐지는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은 총 660m의 탐방로로, 그중 512m가 바다와 맞닿은 데크길이다.
산책로의 끝자락에는 56m 길이의 출렁다리가 있어 시원한 바람과 아찔한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촛대바위’ 구간에 이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게 된다.
날카롭고도 부드러운 선을 지닌 바위들은 누군가가 정성껏 조각해 놓은 듯 아름답고, 바다 위에 솟아 있는 모습은 마치 전설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 산책로에는 단순한 풍경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초곡 용굴’, 하늘을 향해 곧게 솟은 ‘촛대바위’,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기암괴석들은 마치 신화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삼척의 해안 절경은 ‘해금강’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독특하고 강렬하다.

천천히 걸을수록 파도와 시간의 흔적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오랜 세월 깎이고 다듬어진 바위들과 그 위를 스치는 해풍은 걷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게다가 이 모든 풍경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길의 매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예약도, 장비도 필요 없는 순수한 산책. 걷고 싶은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산책길의 마지막 구간, 출렁다리에 들어서면 또 다른 감각이 깨어난다.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맞는 해풍은 한층 시원하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바다의 맑은 물빛은 보는 것만으로 속이 탁 트인다.
짜릿한 긴장감과 동시에 발밑으로 펼쳐지는 해안 절경은 이 길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출렁다리 위에서 잠시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걷기만 했을 뿐인데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이다. 누구나 한 번쯤, 이유 없이 바다가 보고 싶은 날이 있다면 이 길은 그 감정을 온전히 채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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