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채권 '추정손실' 논란…롯데카드, 대주주 지원설에 선긋기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사진 제공=롯데카드

롯데카드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연체채권을 사실상 손실 처리한 것과 관련해 시장의 해석이 엇갈린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계열사 간 리스크 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당사자인 롯데카드는 "채권회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맞섰다.

17일 <블로터> 취재 결과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홈플러스가 납품업체 대금 결제 과정에서 활용한 구매전용·법인카드 관련 793억원의 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했다. 금융사가 자산건전성을 분류하는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중 가장 낮은 단계로 그만큼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셈이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이 결제하면 카드사가 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카드사가 기업의 신용위험을 떠안게 돼 일반 카드채권보다 리스크가 높은 거래로 평가된다. 롯데카드가 추정손실로 분류한 홈플러스 관련 채권 중 600억원이 구매전용카드에서 발생했다.

두 회사의 구매전용카드 거래는 2022년 759억원에서 2024년 7953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2025년 4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여기에 롯데카드가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의 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겨 유동화하지 않고 보유해 부실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채권부실화를 넘어 지배구조 문제까지 번지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대주주가 MBK이기 때문이다. 이에 계열사인 유통기업과 카드사 간 무리한 거래 유도로 리스크를 키우고 재무 부담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문제를 제기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 이후 계열사 간 거래로 부실을 이전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결국 피해는 금융시장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MBK식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건전성 악화와 대주주·계열사 지원 이슈에 휘말린 데 대해 당혹감을 나타냈다.  회사는 홈플러스와의 구매전용카드 거래량 증가는 온라인 사업 확대와 매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며 모든 거래 과정 역시 내부심사와 시장금리에 기초했다고 강조했다.

또 홈플러스 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것은 경기불확실성을 고려한 보수적인 회계원칙의 결과이며 부실화 또한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재무적 투명성을 높인 점도 내세웠다. 회사 내부에서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결과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남은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회계 처리는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의 일환이며 이를 특정 주주사와 연계해 지원설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투명한 공시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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