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잘못입니다” 제시, 2차 사과문 올렸지만···엇갈린 여론

일행의 팬 폭행 의혹과 관련해 가수 제시가 16일 밤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성년팬 폭행’ 사건에 연루된 가수 제시가 2차 사과문을 올렸지만 여론은 엇갈렸다.

제시는 23일 인스타그램에 “먼저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과 그 가족분들께 사죄 마음을 전한다”며 “저로 인해 발생한 사건임에도 사건 발생 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의 잘못된 행동과 태도, 무대응으로 피해자분을 포함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주었고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천 번 수만 번 후회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 피해자분과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을 보호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제시는 “이제라도 제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분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너무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 제가 잘못했다”고 했다.

미성년 팬 폭행 사건 이후 제시의 두 번째 사과문이다. 제시는 팬 폭행 사건이 알려진 다음 날인 지난 12일 한 차례 사과문을 올렸는데 해당 사건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나오자 재차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제시 일행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가 제시 주변에 있던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당시 제시는 이 남성을 말리다 이후 현장을 떠났다.

A씨의 신고에 의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인근에서 제시 일행을 찾아 가해자의 행방을 물었으나 이들은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제시는 A씨를 폭행한 남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으나 가해자가 제시 소속 프로듀서 지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짓말 의혹에도 휩싸였다.

이외에도 가해 남성이 대만계 미국인으로 현지에서 활동하는 갱단 소속 일원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확산됐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제시를 둘러싼 여론의 비판은 거세졌다.

제시는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으나 여론의 반응 또한 극명하게 나뉘었다.

제시를 향한 비판은 여전히 거센 상태다. ‘가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라’ ‘뒤늦은 사과가 아니냐’ ‘사진 촬영을 거부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취지의 의견이 뒤따랐다. 정돈된 제시의 2차 사과문을 두고 ‘대필해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시를 옹호하는 여론도 있었다. 제시가 충분한 사과를 했고 사건의 경과를 지켜보자는 이들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한 이들은 제시의 사과문에 응원 댓글을 이어가고 있다.

제시의 사과문을 둘러싼 반응이 엇갈리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피해자 A씨는 폭행 남성과 제시 일행 4명을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제시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한 누리꾼이 제시를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