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어떡하나”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평균치 맞춰 훈련···지금은 “일주일만 잠수탈게요”
수영선수로 시작해 종목 전향, 올해로 10년
귀 수술에 열흘간 입원 “그때 잘 쉰 덕 봤죠”
“장애물 경기 위해 상체 근력 키우는데 집중”
2년 뒤 LA 올림픽 향해 기량 더 끌어올릴 것”

“정말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나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따낸 성승민(23)은 20일 통화에서 모처럼 자신에게 후한 평가를 내렸다. 성승민은 이날 오전 열린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했다. 한국 여자 근대5종 사상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이 종목 메달을 목에 건 성승민이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추가했다.
금메달로 향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성승민은 지난달 오른쪽 귀에 염증이 생겨 수술을 했고 열흘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출국을 눈앞에 둔 시점이었지만 훈련을 중단해야 했다. 성승민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했다”며 “차라리 이 기회에 잘 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잘 쉬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승민은 올해 초 한 달 동안 대구에서 교생실습을 할 때도 대한근대5종연맹 협조를 받아 훈련을 이어갔다. 성승민은 “그전에 열심히 훈련해 놓은 게 있었으니까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좋지 않을 때도 있고,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평균치를 늘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꾀부리지 말고 훈련하자’, ‘힘들어도 해야지 어떡하겠나.’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훈련을 반복했다.
성승민을 비롯한 근대5종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2024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근대5종에서 승마가 빠지고 장애물 경기가 새롭게 도입됐다. 여러 형태의 장애물을 빠르게 통과하려면 상체 근력과 신체 가동성이 모두 필요했다. 성승민은 “상체 근육이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고 회고했다. 성승민은 “외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장애물 기록이 떨어진다”면서 “2년 뒤 LA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성승민은 초등학생 때 수영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 육상에도 자질이 있다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 근대5종으로 전향했다. 올해로 근대5종을 시작한 지 꼭 10년이 됐다.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나서 근대5종을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또 처음이라 그때와는 다른 기분으로 좋다. 지금 이 종목이 내게 딱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승민은 개인전 금메달에 단체전 금메달까지 추가하며 이번 대회 일정을 마쳤다. 거창한 휴가 계획은 없다. 그는 자신을 “완전한 집순이 스타일”이라고 소개하며 “누워 있거나 맛있는 것을 먹는 걸 좋아한다. 일주일만 잠수를 타려고 한다”고 웃었다.
짧은 휴식이 끝나면 다시 매일의 훈련으로 돌아간다. 당장 다음 달 전국체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 이후에는 2년 뒤 LA 올림픽을 향해 펜싱과 장애물 경기, 수영, 사격, 육상의 기량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지난한 과정을 다시 시작한다. 성승민은 다짐했다.
“근대5종은 다섯 종목 실력을 모두 늘리는 게 중요하다. 잘 쉬고, 잘 회복해 또 열심히 준비하겠다.”
안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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