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유치원 행사 열어야 하니 비워라"‥실내 체육관은 회장님 체육관?

박주연 2024. 2. 1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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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생활체육인들이 많아지면서 실내 체육관 예약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예약시스템이 열리면 곧바로 마감이 될 정도로 치열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한 체육시설을 위탁 관리하는 체육회 회장이, 이런 시설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주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제주시의 한 다목적 체육관입니다.

주말에는 주로 생활 체육인들을 위한 시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두 시간에 2만 8천 원.

이용료도 저렴하고 시설도 넓다 보니, 인터넷 예약 시스템이 열리면 곧바로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김민석/농구 동호인] "이용할 때 꽉 차있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에는 그날 사용을 못 하거나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선점하는 사람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해당 지역 체육회 회장이었습니다.

이 체육회 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행사를 열기 위해 체육관 예약을 받지 말라고 직원에게 지시했습니다.

[체육회 회장-직원 통화(음성변조)] "우리 어린이집 있잖아. 그때 24일 날이나 8일 날인가 뭐 9일 날인가 하는 날 없다고 했잖아. <예, 어떤 어린이집입니까? 그건…> 우리 손녀 다니는데…"

체육관을 비워야 하는 날을 지정해 직원에게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체육회 회장-직원 통화(지난해 7월, 음성변조)] "내가 적어준 날짜 있잖아, 그. <네, 10월 28일이랑 11월…> 그러면 그거를 빨리해서 결정해서 전화를 해줘야 될 거 아니야."

행사가 많았던 지난 10월에는 체육회 회장이 이틀 동안 체육관을 비우라고 지시했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입니다.

일반인은 인터넷 예약을 통해서, 공공기관은 공문으로 시설 예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체육회 회장이 이런 절차를 어기고 선점하다 보니,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날이 적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체육회 직원(음성변조)] "(회장이) 미리 선점을 해달라고 얘기를 하니까… 막상 그달 (1일)에 예약이 열리면 연락이 많이 오는데 이 날짜는 이미 차있다고 하면 왜 이날이 차있냐 빨리 연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차 있는 게 말이 되냐…"

해당 체육회 회장은 공공 목적을 위한 선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체육회장(음성변조)] "가급적이면 사용을 안 하는 달의 경우는 한 두 건 공공적이라든가, 선관위라든가… 예상치 못한 행정적 활용도 있을 경우 필요치 않느냐 이렇게 얘기를 한 거죠."

또 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행사는 체육관에서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박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김현명(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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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현명(제주)

박주연 기자(jyp@jejumbc.com)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087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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