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엄니'에서 예능까지… 김수미, 문화예술계 큰 별 지다

김유림 기자 2024. 10. 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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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가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진행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녹화를 마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수미. /사진=뉴스1
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으로 출연했던 개성파 배우 김수미가 별세했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수미는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쯤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김수미의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고혈당 쇼크사가 사인이라고 밝혔다.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전했다.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김수미의 사망 소식에 연예계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각별한 사이였던 배우 김용건, 신현준, 탁재훈 등은 할말을 잃을 정도로 황망함에 빠졌고, 현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음이 너무 먹먹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연예계 활동 54년… 드라마보다 파란만장한 삶


배우 김수미가 2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5세.사진은 지난해 4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친정엄마'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친 고 김수미. /사진=임한별 기자
'연기 대모'로 불리는 김수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국적인 외모로 당시 선호하던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던 고인은 데뷔 이후 꽤 오랜 시간 무명의 시간을 거쳤다.

드라마 '전원일기' '수사반장', 영화 '가문의 영광' 등 다수 히트작을 남겼다. 특히 30대 초반의 나이에 출연한 '전원일기'에서 60대 노모 '일용 엄니' 역할을 맡으며 시골 할머니로 완벽 변신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일각에서는 '일용 엄니'가 진짜 할머니인지 논란이 됐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무려 22년 동안 '일용 엄니'를 연기했다.김수미는 '전원일기'를 통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 우수연기상, 최우수연기상, 대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 '욕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김수미는 거침없는 욕설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긴 바 있다. '전원일기' 이후에도 다수 드라마와 영화에서 어머니, 할머니 역할을 소화했는데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걸쭉한 욕설 연기가 김수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코믹 연기의 달인' 김수미… 구수한 '욕쟁이 할머니'


국민배우 김수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2015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헬머니'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던 고 김수미. /사진=머니투데이
1980년대 영화계에도 진출한 고인은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 '마파도'(2005),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2005), '맨발의 기봉이'(2006), '헬머니'(2014),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코믹 연기까지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1986년 MBC 연기대상 대상, 2011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2015년 MBC 연기대상 특별기획 부문 여자 베스트 조연상, 2015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 부문 여자 우수상 등을 수상할 수 있었다.

70대에 접어든 고령에도 활동을 쉬지 않고 최근까지도 연기를 계속했다. 2022년에는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 본인 이름과 같은 역할로 특별출연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고인의 연기력을 논할 때 코미디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5∼2006년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에서 뱀파이어 역할을 맡아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고, 2011년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선 아들 역할의 임창정을 코믹하게 혼내는 장면이 두고두고 회자됐다.


손맛으로 예능 점령… 김수미가 줬던 '큰 웃음'


'일용 엄니'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가 별세했다.사진은 지난 2018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에서 진행된 tvN 예능프로그램 '수미네 반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김수미 ./사진=머니투데이
고인은 요리를 잘하기로도 유명했다. 요리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고인은 연기 활동과 별개로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1982년 요리 프로그램 '오늘의 요리'를 진행했고, 2005년 '김수미 간장게장'을 출시하며 사업도 이어왔다. 201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진행했다. 이런 경험을 1998년 '김수미의 전라도 음식이야기'(중앙 M&B), 2003년 '맘 놓고 먹어도 살 안 쪄요'(중앙 M&B) 등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2020년까지 방영된 tvN 예능 '수미네 반찬'에서는 최현석, 여경래 등 유명 셰프들에게 요리 비결을 전수했다.

김수미는 홈쇼핑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수미네' 브랜드를 단 김치, 한식 반찬 등을 판매해 '완판' 신화를 썼다. 지난 9월 건강이상설이 나왔을 당시에도 김수미는 홈쇼핑 방송을 진행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상치 못한 비보에 놀랐다며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대부분 "갑작스럽다" "황망하다"며 각자 기억하는 고인의 대표작 속 모습을 언급했다. 고인이 1971년 데뷔해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만큼 시청자들에게 그리움과 향수를 자아내고 있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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