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은 누구나 알 만큼 ‘눈 건강에 좋은 채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막상 당근을 어떻게 먹어야 그 성분이 실제 흡수되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당근의 주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은 기름과 만나야 흡수율이 급격히 높아지며, 조리 방식에 따라 항산화 효과도 극명하게 달라진다.
생으로 먹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뜻이다. 염증을 줄이고 눈을 맑게 하려면 섭취량보다 섭취 ‘방법’이 더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당근의 효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끌어올리는 4가지 섭취 방법을 정리했다.

1. 올리브유와 함께 볶아서 먹기 – 베타카로틴 흡수율 극대화
당근의 대표적인 영양소는 지용성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다. 이 성분은 지방과 함께 섭취해야 소장에서 효과적으로 흡수되며, 체내에서 눈 망막 보호와 염증 억제에 작용하는 레티놀로 전환된다. 특히 기름 중에서도 올리브유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산화에 강하고 베타카로틴과 안정적으로 결합하여 체내 흡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최적이다.
당근을 너무 센 불에서 볶지 않고 중약불에서 천천히 익히면 베타카로틴 손실 없이 섬유질이 부드러워져 소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소량의 올리브유만으로도 눈 건강뿐 아니라 피부와 점막의 면역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섭취 방식이다.

2. 생으로 갈아 마시되 사과나 레몬과 함께
베타카로틴은 열에 강하지만 생으로 섭취할 경우에도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열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엔자임과 항산화 효소가 살아 있어 염증 억제 기능이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사과나 레몬 같은 산성 과일과 함께 당근을 갈아 마시면 당근의 산화와 갈변을 막고, 위산 분비를 자극해 흡수력을 높여준다.
주의할 점은 당근 단독으로 착즙하거나 스무디로 만들 경우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으며, 섬유질이 너무 많이 남으면 소장에서의 영양소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믹서기보다는 착즙기를 활용하거나, 사과와 1:1 비율로 섞는 방식이 좋다. 또한 갈아 마시는 당근은 공복보다는 식사 30분 후에 섭취하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3. 된장국이나 국물 요리에 넣기 – 항산화력 유지와 위장 부담 완화
당근을 익혀 먹는 또 하나의 방법은 된장국이나 맑은국 같은 국물 요리에 함께 넣는 것이다. 열을 가함으로써 베타카로틴의 일부 손실이 생기더라도, 국물에 녹아든 영양소까지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실은 크지 않다. 오히려 당근을 오래 씹기 어려운 노년층이나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부드럽게 조리된 형태가 소화 흡수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된장의 발효 성분과 당근의 항산화 성분이 결합되면 면역 조절과 염증 억제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 단, 된장의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점을 감안해 짠맛은 줄이고, 가능한 한 저염된장이나 집된장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당근 피클로 만들어 유산균과 함께 섭취
생당근을 오래 보관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피클이다. 당근을 소금과 식초, 약간의 레몬즙에 절이면 섬유질이 연해지고 산도가 높아져 위장 자극 없이 흡수가 쉬워진다. 특히 유산균과 함께 먹으면 장내 염증 억제 및 면역 세포 활성을 도와 전신 염증 반응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피클액에 설탕이 과하게 들어가면 혈당 상승 위험이 높아지므로, 단맛은 최소화하고 식초를 중심으로 조리해야 한다. 피클 당근은 식전에 먹으면 포만감을 유도하고 식후 혈당 상승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단순한 밑반찬 이상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전략적 조리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