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때 눈을 위로 치켜뜨는 이유

문세영 기자 2024. 9. 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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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영역이 의사 결정과 같은 고차원의 인지기능 활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회상을 하거나 의사 결정을 할 때 눈을 움직이거나 손짓을 하는 이유는 시각적 공간과 관련된 뇌 부위가 비공간적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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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대
눈 움직임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인지결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눈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영역이 의사 결정과 같은 고차원의 인지기능 활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관련 행동과 뇌 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무언가를 회상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위를 쳐다보며 생각하거나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집중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비공간적 인지기능을 수행할 때 공간과 연관된 뇌 영역이 쓰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드 프리드만 미국 시카고대 신경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눈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영역인 ‘위둔덕’이 고등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19일 발표했다.

위둔덕은 중간뇌의 위쪽 부분이다. 밝은 빛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눈과 머리를 돌리는 등 시각적 신호에 따라 눈과 머리 위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이다. 

연구팀은 위둔덕과 인접한 뇌 영역들이 까다로운 인지 작업에 관여한다는 점에 착안해 위둔덕도 보다 추상적인 사고에 관여할 것으로 보고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올바른 카테고리에 집어넣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훈련시켰다. 원숭이가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면 보상으로 과일주스를 제공해 훈련에 지속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원숭이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위둔덕과 후두정엽 뇌세포 활동을 모니터링했다. 후두정엽은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통해 카테고리 분류와 같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 영역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실험 결과, 원숭이들이 이미지를 분류하는 동안 위둔덕이 크게 활성화됐다. 후두정엽보다도 더욱 활발하게 활동했다. 

원숭이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위둔덕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는 약물을 주입하자 시각 및 운동 기능이 손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물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이미지를 올바르게 분류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누군가 어젯밤 뭘 먹었냐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사람은 마치 천장에 답이 적힌 것처럼 위를 쳐다보며 무엇을 먹었는지 떠올리려 한다”며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손으로 저울질을 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상을 하거나 의사 결정을 할 때 눈을 움직이거나 손짓을 하는 이유는 시각적 공간과 관련된 뇌 부위가 비공간적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물은 시야에 들어온 물체를 빠르게 구별하고 분류해야 한다. 물체가 자신에게 위협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는 부위가 의사 결정과 같은 인지기능 영역으로 기능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위둔덕은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 및 반사 기능을 하는 부분으로 알려져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한 인지 결정에 있어 대뇌피질보다 더 많이 관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593-024-01744-x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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