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마법 이긴 LG의 뚝심' kt 잡고 PO 진출…삼성과 격돌

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4. 10. 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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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임찬규가 6회초 kt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팬들의 환호성을 유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LG가 kt의 마법을 잠재우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지난해 한국 시리즈(KS)에 이어 또 다시 승리를 거뒀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와 준PO 5차전에서 4 대 1 승리를 거뒀다. 3승 2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정규 리그 3위 LG는 2위 삼성이 선착한 PO에 진출했다. 두 팀은 오는 13일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5전 3승제 PO를 펼친다.  

분위기로만 보면 kt가 우세했다. kt는 1승 2패로 밀린 지난 9일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 접전 끝에 행운의 안타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벼랑에서 기사회생했는데 심우준의 다소 먹힌 타구가 LG 사이드암 불펜 정우영을 맞고 묘하게 흘러 유격수 오지환, 2루수 신민재가 서로 잡으려다 부딪혀 끝내기 안타가 되는 행운이 따랐다.

LG로서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앞서 11회말 선두 타자 강백호의 2루타도 왼쪽 파울 라인에 걸친 행운이 따랐다.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가 4위 두산에 연승을 거두고 사상 첫 5위의 업셋을 이룬 마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LG는 실력으로 분위기를 이겨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4차전 끝내기 상황에 대해 "선수들의 잘못이 아닌 하늘의 뜻이었다"면서 털어냈고 "오늘 잘 해서 이겨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선발 임찬규가 제 역할을 해주고 손주영, 엘리저 에르난데스가 이어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찬규는 이날 인생투를 펼쳤다.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6회까지 89개의 공으로 효율도 만점이었다. 최고 구속은 146km였지만 절묘한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상대 타이밍을 뺏었다. 이날 임찬규는 속구(33개)보다 2개 많은 체인지업을 던졌을 만큼 최고의 주무기로 재미를 봤다. 속구와 최대 19km나 차이가 났다.

가을 야구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확실하게 깼다. 임찬규는 지난해까지 통산 포스트 시즌(PS) 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ERA) 6.52로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 준PO 2차전에서 5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2실점(1자책점)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패배 뒤 귀중한 승리. 그러더니 임창규는 가장 중요한 5차전의 영웅이 됐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말 1사 1루에서 LG 오스틴이 선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타선도 초반 점수를 내며 임찬규에게 힘을 실어줬다. LG는 1회말 1사에서 신민재가 빗맞은 안타를 날린 뒤 오스틴 딘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2사 2루에서 김현수가 벼락 같이 장타를 날려 오른쪽 담장 위 홈런 라인을 의미하는 노란 바를 직격하는 2루타로 추가점을 냈다.

kt도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2회초 선두 4번 타자 강백호가 오른쪽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를 날렸지만 2루까지 달리다 LG 우익수 홍창기의 정확한 송구에 횡사했다.

LG는 3회말 신민재가 땅볼로 출루한 뒤 1사에서 2루를 훔쳤다. 역대 준PO 최다인 5도루째. 신민재는 kt 포수 장성우의 악송구 때 3루까지 내달렸고, 오스틴의 좌중간 깊숙한 뜬공 때 다시 홈을 밟았다.  

kt는 7회초에야 점수를 냈다. 장성우의 좌전 안타, 강백호의 볼넷으로 임찬규가 강판한 뒤 황재균도 바뀐 좌완 손주영에게 볼넷을 골라내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대타 김상수가 삼진을 당했지만 배정대의 1루 땅볼 때 1점을 만회했다. 다만 오윤석이 손주영의 연속 변화구에 삼진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량 실점 위기를 넘긴 LG는 8회말 쐐기를 박았다. 1사에서 박해민이 우전 안타 뒤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역시 상대 악송구에 3루까지 달렸다. 문성주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LG는 4 대 1로 달아났다.

LG는 임찬규에 이은 손주영이 7,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9회초에는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볼넷 1개를 내줬지만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고, 김상수를 병살타로 잡아내 경기를 매조졌다.

임찬규는 시리즈 MVP 기자단 투표에서도 67표 중 34표를 받아 에르난데스의 19표를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상금은 200만 원. 손주영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결승타의 주인공 오스틴도 '농심 오늘의 한 빵' 상금 100만 원에 스낵을 받았다.

kt는 준PO 3차전에서 패배한 팀의 첫 PO 진출이라는 0% 확률에 또 다시 도전했지만 끝내 LG의 벽을 넘지 못했다. 5위로 사상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어 준PO에 진출한 데 만족해야 했다.

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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