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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백준서

조회수 2023. 6.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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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선수들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야구 외에도 축구, 게임, 만화, 노래, 패션 등 한창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을 시기다. 프로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지만, 운동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혹은 취미 생활의 일부분으로 다른 운동과 분야를 즐기는 선수들을 만나는 건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만나는 선수는 야구 외에는 그 어느 것에도 관심 있어 보이지 않았다. 훈련이 끝난 후의 일상에 대한 질문에 트레이닝 센터로 출근하여 케어를 받는 게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답변하는 선수. 시즌 첫 열매를 우승이라는 달콤함으로 시작했지만, 남은 절반의 1년을 위해 다시 한번 텐션을 올리고 있는 덕수고 백준서의 야구 이야기를 함께해 보자.

Photographer Inbi Na Editor Jinseok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백준서

출생 2005년 9월 26일 신체조건 183cm 89kg 출신교 경기 대원중 - 덕수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3년 성적 12경기 타율 0.343 12안타 0홈런 11타점 3도루 OPS 0.952

#더위 정도는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죠?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5월1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덕수고등학교 외야수 백준서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고, 제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데 컨디션은 어떤가요?
시즌 초에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전에 진행했던 대회부터 손목에 작은 문제가 생겼어요. 타격할 때 신경이 쓰이는 정도였죠. 부상을 크게 키우지 않기 위해 훈련 전에 항상 치료받으러 가고 있어요. 집에서 쉴 때도 전기 치료 같은 방법으로 보충해 주고 있고요. 손목 외에는 큰 문제 없이 좋은 컨디션이에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훈련과 경기를 진행하는 데 조금씩 어려움이 생길 거 같아요.
날씨가 더워지는 건 피할 수 없다고 봐요. 더위에 지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겨울 비시즌 동안 감독님과 혹독한 훈련으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준비했어요. 여름을 견디는 것보다 힘들었을 정도로요. 그래서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아요.

최근 황금사자기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우승 후보 휘문고와 만났어요. 어떻게 대비했나요?
상대 팀 김휘건 투수의 공을 공략할 준비를 많이 했어요. 학교에서 훈련할 때 빠른 공에 대응할 방법도 많이 연구했죠. 팀적으로 봤을 때는 휘문고의 작전야구에 반응할 수 있는 대비를 했어요. 수비할 때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상황별로 나눠 연습을 진행했죠. 이런 단계들이 휘문고를 이기는 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봐요.

김휘건과 직접 상대했을 때 어땠나요?
직구의 구속도 워낙 빨랐는데, 다른 변화구도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공을 던져서 공략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강팀과 상대할수록 어떤 포인트에 집중하는지 궁금해요.
팀적으로는 전력 분석 후에 상대 팀에 맞게 훈련을 진행해요. 휘문고를 대비한 것처럼 경기 때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연습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상대 팀이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절대 긴장하거나 작아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상대를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 타석에 들어가죠. 수비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마인드가 게임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봐요.

경기 중 가장 짜릿했던 순간 하나를 떠올려 볼까요?
8회였어요. 앞서고 있던 경기가 뒤집히며 오히려 추격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어 있었죠. 다시 떠올려 봐도 어려운 순간이었는데, 우리 팀 우정안 선수가 역전 2점 홈런을 날렸어요. 힘든 상황에서 홈런으로 스코어를 뒤집는 거만큼 짜릿한 게 없잖아요? 그래서 홈런 타구를 바라보고 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다른 대회에 대한 앞으로의 포부도 궁금한데요.
지금 진행 중인 황금사자기는 어떻게 해서든 우승할 예정이에요. 여기에 더해 우리 선수들의 올해 목표는 한 번도 지지 않고 전승으로 1년을 마무리하는 거예요. 뱉은 말을 지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려고 해요.

#우승팀 주장으로

고교야구 선수에게 올해의 목표를 묻는다면, 우승이라고 답하지 않을 선수는 손에 꼽는다. 그만큼 다시 돌아오지 않을 3년이라는 시간에서 정상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는 다른 어떤 시기보다 크다고 얘기할 수 있다. 험난한 만큼 단 열매인 우승은 당연하게도 아무 팀, 아무 선수에게나 돌아오지 않는다.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의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혈기 왕성한 고등학생 아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주장의 역할 또한 틀림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백준서는 선수라는 개인적인 위치에서도, 주장이라는 팀 전체를 아우르는 자리에서도 빛을 발하며 덕수고의 2023년 첫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우승 축하를 빠뜨릴 수는 없겠죠. 늦었지만, 2023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축하해요. 소감이 궁금한데요.
팀원 모두가 결승전뿐만이 아니라 대회 한 경기 한 경기 모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했어요.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갖춘 마음가짐이 간절한 플레이를 만들었다고 봐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데도 도움이 됐고요. 고등학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트로피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서 기뻤고, 끝까지 같이 와준 팀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결승전도 엄청난 접전이었어요.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고요. 팀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이 가장 어려웠나요?
9회 초가 가장 어려웠어요. 2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김)승준이가 안타를 맞아서 이기고 있던 경기가 순식간에 동점으로 바뀌었어요. 아웃 카운트가 하나만 남아 있던 순간이라 더욱 아쉬웠죠. 경기가 어렵게 풀린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9회 말 끝내기 득점을 성공한 순간의 감정은 어땠나요?
결승전뿐만이 아니라 준결승에서도 많은 팀원이 고생했어요. 대회 전체 기간을 봐도 그렇고요. 끝내기 주자가 들어오는 순간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기쁜 마음과 함께 그라운드로 뛰어갔어요.

어려웠던 만큼 우승의 여운도 길게 남았을 거 같아요.
정말 오래 남았죠. 학교에서 컴퓨터 수업 시간이 종종 있었는데,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친구들과 함께 우승 영상을 돌려보고는 했어요. 선생님도 같이 보셨고요.

8회 말 3루타를 치며 역전에 성공했어요. 당시 상황을 복기해 볼까요? 어떤 상황이었나요?
앞선 타석에서 (박)준순이가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어요. 한 점만 뺄 수 있다면 역전이니까 왠지 우승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이닝만 남은 상황이기도 했고요. 최대한 집중해 보자는 다짐을 갖고 타석에 들어갔죠. 근데 상대 투수가 제 중학교 후배였어요. 고등학교 결승전에서 다른 팀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같은 학교였기 때문에 공략하기 수월한 점도 있었나요?) 특별히 그런 부분은 없었어요. 변화구를 노리고 들어갔지만,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와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늦은 타이밍이긴 했지만, 힘으로 밀어내면서 3루타를 만들었죠. (3루에 들어선 후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아직 경기가 끝난 것도 아닌데, 벌써 우승한 팀처럼 함께 기뻐해 주고 모든 팀원이 본인의 안타인 것처럼 기뻐해 줬어요. 저도 덩달아서 들떴고, 고마웠죠.

대회 타율이 5할을 넘었어요. 이런 좋은 기록을 달성하리라 예상했나요?
우리 팀이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에서 2번 패배를 기록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올해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적었던 게 사실이에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었고요. 근데 이마트배 첫 번째, 두 번째 경기를 진행하며 가능성이 보인다는 마인드로 바뀌었어요. 한번 해보자는 다짐하며 경기에 임했던 게 좋은 개인 성적으로도 반영됐다고 봐요.

좋은 기록으로 대회 MVP도 수상했어요.
최우수 선수상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어요. 단지 팀원들의 도움으로 받을 수 있던 감사한 결과라고 봐요. 지금도 제가 잘했다는 마인드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이뤄낸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결승전 전후 동료들에게 어떤 얘기를 전했나요?
결승전 시작 전에는 팀원 모두 동그랗게 뭉쳐서 얘기를 나눴어요. '우리 전 경기들 모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그라운드에 올라갔었잖아. 이제 진짜 마지막이니까 한 번만 더 죽을 각오로 해보자. 오늘 하루, 한 경기만 잘하면 우승할 수 있어.'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본인 차례에서 못 한다고 자책하지 말고 실수했을 때 서로 더욱 응원해 주자는 얘기도 전했고요. (우승을 확정 지은 이후에는요?) 경기 끝나고 눈물이 너무 났어요. 멘트를 팀원들에게 전달하기 힘들 정도로요. (웃음) 제가 얘기하기보다는 팀 동료들이 저에게 너무 고생이 많았다는 감사 인사와 격려를 해줬어요.

평소 주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하나요?
팀 훈련할 때 분위기가 풀어지는 것 같으면 쓴소리도 하려고 해요. 하지만 그런 과정이 필요 없을 만큼 동료들이 잘해주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칭찬과 격려를 할 시간도 부족했죠.

주장으로서 가장 고마운 선수 한 명을 꼽아볼까요?
유급한 (김)진혁이 형이 있어요.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료들과 어색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티 내지 않고 오히려 친형 같은 이미지로 다가와 줬어요. 시합에서 나온 실수로 자책하고 있는 선수를 챙겨주거나 곰처럼 안아주기도 했고요. 항상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돌아봐 주는 게 진혁이 형에게 가장 고마운 부분이에요. (반대로 잘 따라줬으면 하는 선수도 있나요?) 팀 동료들 모두 제 말을 잘 들어줘요. 그렇기 때문에 특별하게 생각나는 친구들은 없어요.

주장직을 수행하며 지는 책임감이 유독 무거운 상황도 있었을 거 같아요.
우승 직후에 바로 주말리그에 들어갔어요. 똑같이 열심히 해야 했지만 예전과 다르게 전체적으로 해이해지고, 많이 풀려있다는 기분이 들었죠. 감독님도 저를 불러서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우승한 게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하셨죠.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 모두가 잘 돼야 하잖아요. 그때부터 동료들에게 긴장을 다시 올리면서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많이 던졌어요. 가끔은 쓴소리도 하고요.

감독, 코치님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크게 없었어요. 감독님도 저뿐만이 아니라 선수들을 많이 생각하고 챙겨주시는 분이고, 팀 선수들도 주장이 고생하는 걸 알기 때문에 제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들어주려고 해요. 3학년 친구 중에는 저를 대신해서 안 좋은 얘기를 해주기도 하고요. 이런 팀의 주장을 맡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봐요.

#누군가의 롤모델로

평소에는 어떤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나요?
최근에는 팀 훈련이 끝난 후에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해요. 트레이닝 코치님들에게 안 좋은 부분에 대한 케어나 컨디셔닝을 받고 있어요. (정신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나요?) 어려운 상황이나 고민이 쌓인 순간에 심호흡을 많이 해요. 최대한 이성적인 생각과 결정을 하려고 하는 편이죠. 평소에는 인터넷을 통해 멘탈 관리에 좋은 책을 찾고 있어요. 실제로 구매해서 읽어보기도 하고요. 오래된 습관은 아니지만, 최근 좋은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려고 해요.

야구 외에 좋아하는 다른 종목도 있는지 궁금해요.
다른 운동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오로지 야구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한 길로 쭉 올인하려고 하죠.

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배지환 선수를 닮고 싶어요. 경기장뿐만이 아니라 평소에 갖고 있는 마인드 면에서도 지환이 형에게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영상도 많이 찾아봤고요. 무엇보다 지난겨울에 트레이닝 센터를 함께 다녔어요. 지환이 형이 멘탈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 가리지 않고 알려주셨죠. 제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했어요.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환이 형이 제 롤 모델이 됐죠. (이 자리를 빌려 배지환에게 짧은 인사를 남겨볼까요?) 지환이 형, 겨울에 듣고 배웠던 부분들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며 운동하고 있어요. 이번 겨울에도 한국에 들어오시면 제가 고기 사러 갈게요. 기다려 줘요.

어떤 프로 선수가 되고 싶은지 궁금해요.
다른 부분보다 인성이 올바르게 준비된 선수로 나아가고 싶어요.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이 저를 롤 모델로 삼고 운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하며 마칠게요.
이번에 꼭 긍정적인 성적과 함께 상위 라운드에 지명받고 싶습니다. 현재도 저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꼭 프로에 올라가 제대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격려해 주시고, 파이팅도 불어넣어 주세요. 한 번 더 감사합니다.

***

꽃이 피었던 봄을 지나 옷 소매가 짧아지는 여름으로 넘어가고 있는 계절이다. 시즌이 시작한 지 오래됐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진행한 경기를 손에 꼽기에는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그만큼 많은 게임을 치른 이 시점에 이번 시즌 전승을 목표로 하는 팀은 존재하기 힘들다. 전국 대회를 거치며 우승팀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1번의 패배를 기록했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제가 잘하고 못하고는 두 번째예요. 팀원들과 우리 덕수고의 성적이 첫 번째죠. 솔직히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힘들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우리 팀을 완전히 믿고 있어요.’

첫 전국 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자신감과 열렬하게 팀원을 믿고 경기에 나서는 주장. 이 같은 자신감과 믿음의 합이 시즌 전승이라는, 어쩌면 불가능하게 보이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지 않을까. 남은 경기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 덕수고와 백준서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의 화려한 시즌 마무리를 함께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

                 ▲ 더그아웃 매거진 146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6호 (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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