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그들의 로망이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꿈으로"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 메르세데스-AMG GT를 비롯한 다양한 라인업이 도열해 있다.
[AMG 스피드웨이=엠투데이 이정근기자] '2도어 GT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가 10년 전 세상에 내놓은 로망 가득했던 극한의 도로용 레이싱카 AMG GT의 이야기다.
1세대 AMG GT R
AMG GT는 2014년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대중에 공개되면서 극단에 가까운 디자인과 비율 그리고 퍼포먼스로 전 세계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후 GT S, 성능을 더 업그레이드 한 GT R 등 다양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했고, 2017년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그리고 오직 모터스포츠를 위해 GT2, GT3, GT3 EVO, GT4 한정판 GT 트랙 시리즈를 출시하며 서킷을 열광시켰고 반대로 GT의 감성을 가득 담은 4도어 모델을 내놓으며 일상생활에 다가서기 시작했다.
2023년, 2세대 AMG GT의 등장
2023년, 출시 10년이 지난 후 페블 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AMG GT의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1세대 모델이 AMG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비롯한 모든 AMG 멤버들의 로망이 담겨있는 순수한 스포츠카를 꿈꾸었다면, 2023년 등장한 2세대 모델은 그 로망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꿈으로 만들었다. 그 모두의 꿈이 2025년 4월 서울 모빌리티쇼에 등장했고, 한 달 뒤 AMG 스피드웨이에서 AMG 고유의 사운드를 내뿜으며 피트 라인에 서 있었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론치 에디션
한국 시장에 AMG GT는 먼저 GT 55 4MATIC+를 먼저 출시하고, 강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GT 63 E Performance 모델은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시승을 하게 될 모델은 GT 55 4MATIC+(이하 GT)인데, 론치 에디션도 포함되어 있다. 기본형 모델도 충분히 매력 넘치지만 론치에디션은 약 3천만 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3천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옵션이 가득 담겨있다. 마누팍투어 블랙 마그노 컬러, 크리스탈 화이트/블랙 컬러 마누팍투어 나파 가죽, 레드 컬러 안전벨트는 기본이다.
AMG GT 55 4MATIC+ 론치에디션의 고정식 리어 윙
AMG GT 55 4MATIC+의 기본 리어 윙
가장 매력적인 옵션인 고정식 리어 윙을 포함한 AMG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 AMG 고성능 세라믹 브레이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정식 리어윙은 GT의 롱노즈 숏테일 디자인의 화룡점정이다.
그리고 실제 GT 론치 에디션은 트랙 주행에서 모든 코너, 직선 주로 어디서나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AMG GT 55 4MATIC+ 론치에디션
AMG SLR에서 보던 라인이 살아 있는 GT는 옆에서 볼 때 가장 설레고 바로 달려가 도어를 열고 싶게 만든다.
AMG GT 55 4MATIC+ 론치에디션의 실내
외부에서는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디자인을 보여주지만, 반전은 실내에서 다시 한번 보인다. 낮은 시트 포지션은 유지하지만 최신 메르세데스-AMG의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이 곳곳에서 보인다.
실내 공간은 이전 2 시트 구조에서 2+2 시트 구조로 바뀌며 더 넓어지면서 공간도 더 여유롭다. 물론 뒤의 2개의 시트는 탈 수 없지만, 골프채를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트렁크 공간을 만들어 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AMG GT 55 4MATIC+의 AMG 트랙 페이스 앱
GT에는 AMG 트랙 페이스 앱이 설치되어 있다. 이 앱은 다양한 서킷 정보를 담고 있으며, 운전자의 주행 기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해 준다. 당연히 AMG 스피드웨이의 정보도 담겨있다.
AMG GT 55 4MATIC+의 AMG 트랙 페이스 앱
트랙 주행 중에는 가상의 선으로 이상적인 라인을 보여주며 더 빠르게 트랙을 공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실제 트랙 주행 중에는 이 라인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코너에 진입하면서 스크린에 시선을 수 초간 주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MG GT 55 4MATIC+의 AMG 트랙 페이스 앱
트랙 주행이 끝나면 다양한 정보들을 불러와 자신의 주행 기록에 대해 세부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1랩의 주행 데이터를 확인하고, 기록을 통해 자신의 트랙 주행 이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트랙 주행을 자주 하는 오너라면, 매우 유용하게 사용 가능해 보인다.
AMG GT 55 4MATIC+
본격적으로 트랙에 올라선다. GT는 3.9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476ps의 출력과 71.4kg.m의 여유로운 토크를 자랑한다. 0-100km/h 가속은 3.9초면 충분하고 최고 속도는 295km/h까지 올라간다.
인스트럭터의 리드를 따라 트랙을 주행하며 GT의 스티어링 감각과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밟아가며 차량의 특성에 익숙해지며 페이스를 끌어올린다.
AMG GT 55 4MATIC+
GT는 직선주로에서는 단 0.1%의 버려지는 출력 없이 뿜어낼 생각으로 더 이상 밟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순식간에 150km/h를 넘기며 앞의 풍경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며 몸을 시트에 푹 파묻히게 만들어 버린다. 주저함 없이 타이어는 트랙을 움켜쥐며 원하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고 그곳으로 데려간다. 최대 2.5도의 후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 덕분에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면 V8 엔진을 품고 있는 보닛의 파워돔이 476ps의 출력을 얼마든지 마음껏 써보라는 듯 중저음의 묵직한 사운드를 쉬지 않고 만들어낸다. 엔진은 저 앞에 있다는 것을 알지만 배기구에서 나오는 사운드 덕분에 등 뒤에서 엔진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코너에 들어가면 GT는 과감하게 브레이크의 한계를 시험하게 만든다. 론치에디션에는 AMG 고성능 세라믹 브레이크가 기본 장착된다. 고성능차, 스포츠카, 슈퍼카에 세라믹 브레이크는 당연한 옵션이지만 평범한(?) 스포츠카 모델에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장착할 수 있는 옵션이기도 하다.
GT의 세라믹 브레이크는 AMG 스피드웨이의 15개 코너 그 어디에서도 쉽게 한계를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여유가 남아 있으니 더 공격적으로 코너를 공략하라고 속삭인다. 조금 더 욕심을 내 브레이킹 포인트를 더 늦추어도 최종 감속 포인트에서는 원하는 만큼 속도를 줄이고 편하게 코너를 진입하고 탈출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AMG GT 55 4MATIC+
마지막 랩이 가까워지면 인스트럭터가 페이스를 점점 끌어올리고 GT는 SPORT, SPORT+ 모드를 건너 뛰고 RACE 모드로 AMG 스피드웨이를 공략한다.
GT의 RACE 모드는 마치 조용히 움직이던 사자가 목표물을 확인하고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 달려나가는 것 같다. 엔진은 더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려 애쓰고 스티어링 휠, 가속 페달, 서스펜션은 모두 날카로울 정도로 예민하고 섬세해진다.
코너 공략은 더 높은 속도로 가능하고 타이어는 최대한의 그립을 유지하려 트랙을 더욱 움켜쥐며, 엔진은 코너 탈출 시 순식간에 원하는 속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며 힘을 모아 준다.
GT의 서킷 주행은 운전 실력과 서킷 경험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지만 어떤 차도 움직임이 흐트러지거나 대열에서 떨어지거나 불편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200km/h에 가까운 속도로 AMG 스피드웨이를 공략하는데 모두 편안한 움직임으로 코너 하나하나를 통과하며 GT의 성능을 온몸으로 느끼고 즐긴다.
마치 프로 드라이버가 된 것처럼 GT의 도움을 받으며 코너를 공략하고 직선 주로를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드는 짜릿하고 즐거운 주행을 마치고 피트로 진입하며 속도를 50km/h 이하로 내리며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10년 만에 돌아온 GT는 여전히 극한의 고성능 모델임에는 분명하지만, 오직 스포츠 주행에 집중해 만들어진 차는 아니라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고속 주행과 저속 주행 등 다양한 경험이 이어지는 상황이 드디어 끝났다.
GT는 AMG 스피드웨이 트랙 안에서는 따뜻한 감정 없이 오로지 모든 세포를 긴장과 이완을 수없이 반복하게 만들며 매 랩 주행이 다르게 느껴지게 만드는 냉정하고 뜨거운 매력을 갖고 있는 정통 스포츠카다. 이런 측면에서는 AMG 팀의 순수한 고성능 스포츠카에 대한 순수한 '로망'이 느껴진다.
하지만, 실내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다양한 편의사양, 여유 넘치는 공간, 그리고 COMFORT 모드에서 느껴지는 한없이 부드러운 주행 스타일은 이 차가 트랙에서 야수처럼 달리는 그 차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편안한 S-클래스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COMFORT 모드의 트랙은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고요하고 한없이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은 부드럽고 가속페달은 너그럽고 브레이크는 여유가 넘친다.
2013년의 메르세데스-AMG GT 1세대 모델은 AMG의 '로망'을 담은 오직 운전자를 위한, 운전자의 즐거움을 위한 순수한 스포츠카의 결정체였다. 그러나 2025년에 만난 메르세데스-AMG GT는 AMG의 순수한 열정에 '여유'를 품었다. 그 덕분에 2 도어 스포츠카 세그먼트에서 더 넓은 영역과 가치를 품을 수 있게 되었고, 누군가의 '로망'이었던 고성능 모델을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모두의 꿈'으로 만들어 버렸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에 대한 과거의 수많은 정보는 버려도 좋다. AMG가 GT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미래는 2 도어 모델을 원하는 일부가 아닌 AMG를 좋아하는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가 이 세상에 다시 나온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