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현대 넥쏘. 2025년 기준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의 30.5%를 차지하며 당당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토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 같은 쟁쟁한 경쟁 모델들을 제치고 말이다.

하지만 잠깐, 세계 최초의 수소차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나? 놀랍게도 그 답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은 바로 GM 일렉트로밴(Electrovan)이다.
우주 기술이 만든 기적, 1966년 GM 일렉트로밴

1960년대는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 경쟁에 목숨을 건 시대였다. 1957년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촉발된 미국의 우주개발은 오늘날 우리 생활을 바꾼 수많은 발명품을 탄생시켰다. 휴대폰 카메라, 메모리폼, 벨크로 등이 모두 이때 나온 기술들이다.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성과가 바로 연료전지의 실용화였다. 아폴로 우주선에 장착된 이 기술은 통신, 조명, 온도조절, 식수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GM은 이 우주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했다. 1964년부터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개발에 착수한 GM은 1966년,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차 ‘일렉트로밴’을 공개했다.
혁신적이지만 한계도 명확했던 일렉트로밴

GMC 핸디밴을 개조한 일렉트로밴에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산소 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됐다. 하지만 1960년대 기술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일렉트로밴의 스펙:
– 총중량: 3.2톤 (절반 이상이 동력 시스템)
– 0→96km/h 가속: 30초
– 주행거리: 약 240km
– 최고속도: 제한적
백금 촉매 비용만으로도 밴 여러 대를 살 수 있었고, 수소 충전 인프라는 아예 없었다. 안전 문제로 공도 주행도 불가능했다. 모토야
당시 GM 부사장 에드워드 콜은 “연료전지를 통한 전기 추진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면서도 “크기, 무게,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60년 만에 완성한 꿈

GM이 60년 전에 시작한 수소차의 꿈은 현대자동차가 완성했다.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뛰어든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 수소차 ‘투싼 ix 퓨얼셀’을 출시했다.
현대차 수소차 발전사:
– 1998년: 연료전지 개발 조직 신설
– 2000년: 최초 수소차 프로토타입 발표
– 2013년: 투싼 ix 퓨얼셀 양산 (세계 최초)
– 2018년: 넥쏘 출시 (2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현재 넥쏘는 1회 충전으로 720km를 달릴 수 있다. GM 일렉트로밴의 240km보다 3배나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실구매가는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까지 떨어진다.
토요타와 혼다는 어디 갔나?

한때 수소차 시장의 강자였던 일본 업체들은 고전 중이다. 토요타 미라이는 2024년 상반기 미국 판매량이 80% 넘게 감소했고, 혼다는 아예 클래리티를 2021년 단종시켰다.
2025년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
– 현대 넥쏘: 30.5% (1위)
– 토요타 미라이: 26.6% (2위)
– 혼다 클래리티: 단종
혼다는 2024년 CR-V 기반 수소차로 재도전한다고 발표했지만, 현대차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60년 만에 완성된 수소차의 진화

60년 전 밴 한 대를 가득 채우던 연료전지 시스템은 이제 대형 상용차용 파워팩 크기로 줄어들었다. GM의 현재 ‘하이드로텍(HYDROTEC)’ 파워 큐브는 대형 여행가방 크기에 300개의 연료전지를 집약한다.
현대차는 승용차 넥쏘뿐만 아니라 상용차 유니버스, 엑시언트로 수소차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GM이 60년 전에 꿈꾼 수소 사회가 드디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 최초의 수소차는 60년 전 GM이 만들었지만, 그 기술을 완성하고 대중화한 것은 현대자동차다. 우주개발 경쟁에서 시작된 기술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랑이 된 셈이다. 앞으로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독주는 얼마나 더 계속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