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HBM 장비 '특허 분쟁'... 한미·한화 모두 "기술 원조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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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필수 장비인 '열압착(TC) 본더'를 둘러싸고 세계 시장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와 후발주자 한화세미텍 간 특허 분쟁이 격해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13일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이 자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금지 등 소송에 "적반하장 공세"라며 적극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HBM 생산용 TC 본더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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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적반하장" 맹공
승패 공급망 영향에 업계 촉각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필수 장비인 '열압착(TC) 본더'를 둘러싸고 세계 시장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와 후발주자 한화세미텍 간 특허 분쟁이 격해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13일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이 자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금지 등 소송에 "적반하장 공세"라며 적극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9일 서울중앙지법(민사합의62부)에서 해당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린 뒤 나온 강공이다.
이 메시지는 TC 본더 시장을 수성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TC 본더는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HBM 제조에 핵심이 되는 장비다. 위아래 칩의 관통 전극을 채운 구리 기둥 사이에 주석으로 된 땜볼을 넣고 열을 가해 붙이는 데 필수다. 한미반도체는 이날 자사의 2016년 TC 본더 출시 기념 사진을 공개하며 "HBM TC 본더 원조 기업"이라 강조했다. 한화세미텍을 향해선 "근거 없는 법적 공세로 원조 기술의 정당한 가치를 훼손하는 시도"라고 맹폭했다.
소송전에는 한미반도체가 먼저 나섰다. 2024년 12월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HBM 생산용 TC 본더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가 2017년 세계 최초로 적용한 핵심 특허인 2개 모듈, 4개 헤드 방식의 TC 본더와 한화세미텍 제품이 매우 흡사하게 설계됐다는 것이었다. 한화세미텍은 맞불을 놨다. 지난해 5월엔 한미반도체 특허소송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같은 해 7월엔 자사의 플럭스(접착용 화학물질) 도포와 평탄화 기술 특허 침해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걸었다.
양사의 첨예한 신경전은 SK하이닉스에 HBM TC 본더 공급 우위를 점하려는 주도권 쟁탈전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출하 물량이 많아지자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한화세미텍과 TC 본더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독점 공급해온 시장이 두 업체로 양분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과 각각 TC 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로부터 누적 552억 원, 805억 원 규모의 장비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싱가포르 장비 업체 ASMPT의 TC 본더도 공급받고 있고, 한미반도체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특허 소송 판결 내용에 따라 패소한 쪽의 장비 판매나 제조 제한으로 HBM 생산 공급망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소송 대상 장비 기술이 현재는 대체 가능해 HBM 공급망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거란 반론도 있다.
두 업체는 '기술 원조'임을 확인받을 때까지 법정 다툼을 멈추지 않을 방침이다. 한미반도체가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아직 안 잡혔고,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은 6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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