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안 해변은 어디서나 만날 수 있지만, 수억 년의 세월이 빚어낸 기암괴석과 유리처럼 투명한 바다를 나란히 걷는 경험은 쉽지 않다.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의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반세기 넘게 출입이 금지됐다가 2019년 공개된 ‘비밀의 길’이다. 무료로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휠체어와 유모차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린 해안 트레킹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60여 년간 군사경계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곳이다. 사람의 손길 없이 보존된 덕분에 원시적인 해안 절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19년 7월, 총연장 660m의 탐방로가 개방되자마자 연간 20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의 핵심 구간으로, 변성퇴적암이 파도와 바람에 깎여 만들어진 바위들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피라미드바위 등 이름만큼이나 개성 있는 모습들이 탐방객을 맞이한다.

탐방로는 해양관광센터에서 시작해 512m 해안 데크와 56m 출렁다리로 구성된다. 경사가 완만하고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길 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촛대바위는 하늘로 뾰족하게 솟아 장관을 이룬다. 이어지는 용굴은 작은 배가 드나들 수 있는 크기의 해식 동굴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하이라이트인 출렁다리는 바닥 일부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발밑으로 부서지는 파도를 아찔하게 감상할 수 있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연중 개방되지만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평일로 휴무일이 변경되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후 4시까지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각각 한 시간 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삼척터미널에서 242번 버스를 타고 ‘초곡용굴촛대바위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약 30분이 소요되며, 자가용 방문객을 위한 무료 공영주차장이 입구 인근에 24시간 개방되어 있다.
탐방에는 왕복 약 1시간이 적당하며, 쓰레기통이 없고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니 가벼운 차림으로 걷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은 케이지를 사용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단순한 해안 산책로가 아니라, 수억 년의 지질 역사를 품고 60년간 숨겨져 있던 동해의 보물을 걷는 길이다.
촛대바위와 용굴, 그리고 발아래로 넘실대는 파도는 여행자를 지구의 태초로 데려가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무료로 즐길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만큼, 올가을에는 삼척에서 바다와 지질, 그리고 전설이 함께하는 특별한 산책을 경험해보자.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