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취부터 원예까지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 보리차 티백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도는 보리차는 후덥지근한 여름을 더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료다. 보리차 한 잔에 얼음을 동동 띄워 한 모금 마시면 시원한 청량감과 구수한 맛이 몸에 스며드는 것만 같다.
예전엔 볶은 보리를 직접 끓여 보리차를 만드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간단한 티백 형태로 나오는 제품도 많아 보리차를 끓이기 편하다.
많은 이들이 보리차를 우린 뒤 남은 티백은 곧바로 버리곤 하는데, 사실 이 작은 티백은 한 번 쓰고 끝내기에는 아까운 가치를 지니고 있다. 보리에 함유된 성분은 음용 후에도 그대로 남아, 집안 곳곳에서 의외의 쓰임새를 발휘한다.
다 쓴 보리차 티백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3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1. 천연 탈취제로 사용하기

볶은 보리에는 피라진, 퓨란과 같은 휘발성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작은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공기 중의 냄새 입자와 결합하거나 흡착하는 성질을 보인다. 특히 암모니아나 황화수소처럼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악취 물질을 효과적으로 중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다 쓴 보리차 티백을 말려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김치 냄새, 생선 비린내 등 강한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보리의 향기 성분이 냄새 분자를 잡아내 농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한국식품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리 추출물이 냉장고 내부의 에틸렌 가스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에틸렌은 채소나 과일의 숙성을 촉진하는 기체로, 농도가 높으면 신선도가 빨리 떨어진다.
신발장이나 옷장 안에 넣어두면 의류 섬유에 스며든 생활 냄새를 줄이고 습기와 세균을 흡착해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는 부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은은하게 퍼지는 보리의 구수한 향은 일반 화학 탈취제와 달리 인위적이지 않아 자연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조성한다.
화장실 역시 활용하기 좋은 장소다. 변기 주변이나 하수구 근처에 보리차 티백을 두면, 암모니아 냄새와 습기에서 비롯되는 불쾌한 냄새가 완화된다. 특히 화학 성분이 포함된 방향제나 탈취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가정에서 사용하기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보리차 티백을 탈취제로 재활용할 때 가장 번거로운 과정은 건조인데,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면 이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사용한 티백을 모아 전자레인지에 짧은 시간 돌리기만 하면 된다. 동시에 전자레인지 내부에 남아 있던 음식 냄새까지 함께 제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2. 기름때 지우는 천연 세제로 쓰기

보리에는 사포닌이라는 천연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은 비누 거품의 원리와 비슷하게 작용하는 물질로, 물과 잘 결합하는 친수성과 기름과 잘 결합하는 친유성을 동시에 가진 독특한 분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사포닌은 계면활성제처럼 물과 기름처럼 원래 섞이지 않는 물질을 이어주는 효과를 낸다.
사포닌이 기름때를 제거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친유성 부분이 표면에 붙은 기름 분자에 달라붙는다. 이어서 친수성 부분이 물과 결합하면서 기름 분자를 물 속으로 끌어당긴다. 이 과정을 통해 기름때는 작은 입자로 분산돼 물에 씻겨 나가게 되며, 표면은 다시 깨끗한 상태로 돌아간다.
프라이팬이나 냄비처럼 기름이 눌어붙은 조리기구를 세척할 때 보리차 티백을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용한 티백을 물과 함께 끓이면, 보리에서 사포닌이 나와 기름 분자를 잘게 분해한다. 특히 오래 사용한 주방기구의 경우 세제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세척 과정에서 환경에 배출되는 화학 물질도 감소시킬 수 있다.
가스레인지 같은 곳에도 보리차를 활용할 수 있다. 튀김이나 볶음 요리를 한 뒤 남는 기름 방울이 쌓이면 끈적이고 지저분한 찌든 때로 굳어버리는데, 이때 보리차 티백을 우려낸 물을 분무기에 담아 뿌린 뒤 닦아내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3. 원예에 좋은 비료로 활용하기

볶은 보리에는 질소, 인, 칼륨과 같은 식물 생장 필수 3대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질소는 잎과 줄기의 성장을 촉진하고, 인은 뿌리 발달과 꽃, 열매 형성을 도우며, 칼륨은 세포 내 수분 조절과 병해 저항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보리에 포함된 섬유질은 토양의 물리적 성질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섬유질은 흙 입자 사이에 빈 공간을 만들어 배수성을 향상시키며, 동시에 토양의 통기성을 높여 뿌리가 원활히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효과는 화분이나 작은 텃밭처럼 배수가 제한된 환경에서 특히 유용하다.
보리의 미네랄 성분 역시 식물 생리에 좋다.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은 엽록소 생성과 효소 활성에 관여해 광합성 효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잎의 색을 선명하게 하고 생육을 촉진한다.
또한 보리에 포함된 당질은 토양 속 미생물의 먹이가 돼 미생물 군집을 활성화한다. 토양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하면 유기물이 분해돼 양분이 재순환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토양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사용한 보리차 티백을 건조 후 내용물을 흙에 섞어주면, 인공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식물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다 쓴 보리차 티백을 건조시켜 흙에 직접 섞어주거나, 우려낸 물을 식물에 주면 된다. 보리차를 우려낸 물은 엽록체 활동을 도와 잎에 윤기를 더하고, 진딧물과 같은 해충 접근을 억제하는 살충 효과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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