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익률이 25%로 껑충" 사람 아닌 AI에게 맡긴 '퇴직연금' 투자 전망 분석


최근 3년 5개월 만에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가 활황을 띄는 가운데, 새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정책이 기지개를 켜면서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국내외 투자자들이 다시금 시장에 진입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코스피의 반등과 함께 퇴직연금 제도의 개편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의 총 적립금은 431조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13%)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익률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크다. 최근 10년 동안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31%에 머물렀으며 이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자산 운용 방식에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82.6%인 356조 원이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돼 있어 실질적인 자산 증식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제도) 개편과 퇴직연금 기금화 등 구조적인 개선책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의 인기도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특히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DC형은 5.2%포인트, IRP는 5.6%포인트 각각 실적배당형 비중이 상승했는데 실적배당형 상품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9.96%로, 원리금 보장형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퇴직연금 운용에서 최근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기반의 일임형 자산운용 서비스다.
삼성자산운용 퇴직연금 AI 서비스, 6개월간 25% 수익률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까지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12월부터 퇴직연금 일임형 상품이 도입되면서 주요 금융기관들이 앞다투어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이 제공하는 퇴직연금 RA 서비스는 최근 6개월간 25.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이춘규 연금지원팀장은 "미국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 중인 자산 규모가 약 1조4천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약 30~35%는 퇴직연금 자산"이라며 "현재 국내에서는 IRP 계좌에 연간 900만 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지만, 향후 운용 성과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투자에 있어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설희 수석은 "주식처럼 빈번하게 매매하는 방식보다는 장기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안전자산과 성장자산을 적절히 분산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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