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빛 바다와 보배로운 섬길,
통영 비진도 산호길 여행기

통영 앞바다에 숨은 듯 자리한 작은 섬, 비진도(比珍島). 이름 그대로 ‘보배에 견줄 만큼 귀한 섬’이라 불리는 이곳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품 안에서 여전히 청정한 빛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비진도의 대표적인 걷기 코스인 **산호길(백섬백길)**은 섬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길로, 여름 바다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비진도 산호길은 총길이 4.1km,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코스로 난이도는 ‘중’ 정도입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걸음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코스세부정보

미인도 전망대에서는 푸른 한려수도의 섬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풍광을 만날 수 있고,
선유봉 정상에서는 드넓은 바다가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듯 시원한 조망이 펼쳐집니다.
길 끝자락의 수포마을 비진암은 한때 사람들의 삶이 이어졌던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상념에 잠기게 합니다.

바닷길과 숲길이 교차하며 이어지는 산호길은 걷는 내내 단조롭지 않고, 섬 특유의 고즈넉함 속에서 걷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섬, 비진도

비진도는 단순한 자연경관만이 아니라 풍부한 이야기를 간직한 섬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한산면에서 가장 번성했던 마을로, ‘한산면의 서울’이라 불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직접 연극을 제작해 공연하던 기록까지 남아 있으니, 문화적 소양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할 수 있지요.
비진도에는 **내항(안비진)**과 외항(바깥비진) 두 마을이 있습니다. 통영 쪽에 가까운 곳이 안비진, 큰 바다에 면한 곳이 바깥비진입니다. 지금은 일부 마을이 폐촌이 되었지만, 바닷가 돌담길과 옛집 터는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산호빛 해변, 비진도의 보물 같은 바다

비진도의 중심에는 비진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안섬과 바깥섬을 연결하는 독특한 지형 덕분에 ‘양면 해변’을 이루는데, 서쪽은 은모래가 반짝이는 백사장, 동쪽은 자잘한 조약돌이 깔린 몽돌밭입니다.

이곳에서는 특별하게 일출과 일몰을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여행자들을 매료시킵니다. 아침이면 붉은 해가 떠오르며 바다를 비추고, 저녁이면 주황빛 노을이 수평선을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하지요.
백사장은 길이 550m로 수심이 얕아 물놀이에 적합하며, 해송 숲이 그늘을 드리워 휴식하기 좋습니다. 덕분에 여름이면 가족 단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여행자를 위한 팁

숙박과 식사: 비진해수욕장 주변에 민박과 식당이 모여 있어 머무르기 편리합니다.
야영 가능: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이지만 7~8월에 한해서 백사장에서 야영이 허용됩니다.
추천 체험: 해변에서는 해수욕과 갯바위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섬 일대는 청정해역이라 물빛이 특히 맑습니다.
교통: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약 40분. 오는 길에 해금강이나 십자동굴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더 특별한 여행이 됩니다.
기본정보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비진리
문의: 한산면사무소 055-650-3600
이용시간: 상시 개방
휴일: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 가능
비진도의 산호길을 걷다 보면 ‘보배로운 섬’이라는 이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걷는 길마다 펼쳐지는 바다와 섬의 풍경, 저녁노을이 빚어내는 황홀한 색감은 여행자 마음속 깊이 새겨지죠.
이번 여름, 섬과 바다, 역사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비진도 산호길에서 특별한 하루를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