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도 사치품된 고물가에 매출 13% '쑥'…조용히 웃는 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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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블록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견딜 수 있는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 장난감 기업 레고가 올 상반기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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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업계 침체 속 10년간 매출액 두배↑
어린이·성인 소비자 겨냥 제품 다변화 전략 주효
키덜트, 확실한 구매력 바탕으로 브랜드 충성도 높아
"고객 다변화에 지속적인 투자가 호실적 배경"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장난감 블록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견딜 수 있는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 장난감 기업 레고가 올 상반기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장난감협회 집계를 보면 업계 전체 매출액은 1% 감소했다. 미국의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은 매출이 1% 줄었고, ‘스타워즈’ 등 할리우드 영화속 캐릭터를 주로 장난감으로 만드는 하스브로는 21% 급감했다. 고물가 장기화로 지난해 세계 장난감 판매량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인 2022년에 견줘 7%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는 속에서 레고만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블록의 대명사로 통하는 레고는 ‘재미있게 잘 놀다’는 뜻의 덴마크어 ‘레그 고트(leg godt)’에서 사명을 따왔다. 오너가족이 운영하는 지주회사 ‘키르크비(KIRKBI) A/S‘가 지분 75%를 소유한 비상장사로 2016년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86위, 가장 평판이 좋은 기업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장난감 시장은 지난 15년간 침체일로를 걸었지만, 레고는 지난 10년간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하며 경쟁사인 마텔과 하스브로 등을 앞질러나갔다.
레고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뚫고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린이와 성인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다변화 전략이 있다. 기차역과 헬리콥터를 만들 수 있는 어린이 세트가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해리포터와 스타워즈, 레고 테크닉 등의 인기 테마 제품들도 선보이며 어린이 소비자들을 붙들어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키덜트(키즈+어덜트)족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는 점도 레고만의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레고는 인상적인 랜드마크와 모듈식 건물, 클래식 자동차, 대중문화 인기 제품, 아름다운 홈 데코 세트 등 성인 대상 시리즈인 ’레고 아이콘‘ 등을 통해 구매력과 충성도를 갖춘 키덜트족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레고는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스타워즈의 대표적 우주선)을 850달러(약 117만원), 타이타닉 복제품을 680달러(약 94만원)에 판매했다. 이밖에 꽃과 다육식물, 유명 예술 작품, 동물 등을 조립할 수 있는 새 디자인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매출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 셔우드뉴스는 “레고가 올 상반기에 약 300개의 새로운 세트를 추가하는 등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성인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태니컬 컬렉션과 같은 제품으로 노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장난감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레고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장난감”이라며 “회사가 더 많은 고객층에 대한 투자를 한 게 결실을 맺고 있다”고 짚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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