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가시거리가 100미터도 안 될 정도로 안개 자욱한 날, 이곳은 오히려 더 묘한 긴장감을 만든다. 아찔한 출렁다리 아래로 흐릿하게 비치는 청풍호의 수면, 그 너머 기암괴석으로 솟아오른 옥순봉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진다.
날이 맑으면 뚜렷한 봉우리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흐리면 흐릴수록 오히려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걷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이 동시에 있는 이곳은 보기보다 꽤 본격적인 트래킹도 가능한 구조다.
단순히 사진만 찍고 떠나는 장소가 아니다. 제천 10경 중 제8경에 속하고 국가 명승 제48호로 지정된 옥순봉과 그 봉우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옥순봉 출렁다리’는 7월 무더위를 피하면서도 짜릿한 여름 풍경을 마주하기에 알맞다.
자연경관이 전부가 아니다. 이곳엔 데크로드와 야자매트가 설치된 400미터가 넘는 탐방로도 함께 조성돼 있어 누구와 함께 가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기암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봉우리는 소금강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아름답다.

특히 평소 자연 풍경에 큰 감흥을 보이지 않던 사람도 이곳에선 감탄을 멈추기 어렵다. 청풍호반의 수면 위에서 자연을 가장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옥순봉 출렁다리로 떠나보자.
옥순봉 출렁다리
“시니어도 걷기 편한 평탄 코스… 휴식·풍경·볼거리 모두 확보”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 75-7에 위치한 ‘옥순봉 출렁다리’는 청풍호 수면 위에 설치된 보도용 현수교다. 길이 222미터, 폭 1.5미터의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408미터 길이의 생태탐방 데크와 야자매트 트래킹길이 조성돼 있다.
전체 코스는 짧지 않지만 완만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고령층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출렁다리는 명승 제48호로 지정된 옥순봉의 전경을 가장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 옥순봉은 희고 푸른 봉우리가 연이어 솟아 있어 마치 대나무 싹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산준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병풍처럼 펼쳐진 기암괴봉은 청풍호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연산군 때 김일손은 《여지승람》에서, 이중환은 《산수록》에서 옥순봉의 경관을 극찬한 바 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이 지역을 대표하는 경승지로 평가받아왔다.
출렁다리에서 가까운 곳에는 강선대와 이조대도 있다. 특히 강선대는 높이 15미터의 암반 위에 조성된 평탄한 공간으로, 약 100명 이상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단순한 전망 포인트를 넘어, 쉼터와 관찰 포인트의 기능도 함께하고 있어 방문객이 머무를 시간을 확보해 준다.
입장료는 일반인 기준 3,000원이며, 제천화폐 2,000원으로 환급받을 수 있어 실질 부담은 낮다. 제천시민은 신분증 제시 시 1,000원으로 입장 가능하다.

만 7세 미만 아동, 수산면 주민, 국가유공자,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1~3급)은 관련 증명서 제시 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출렁다리 진입 시점부까지만 입장이 허용된다.
운영 시간은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월요일은 정기 휴장일이며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다음 평일로 대체된다.
이 외에도 추석, 설날, 근로자의 날 등은 휴장일로 지정되어 있으며 기상특보가 발효되거나 적설량이 1센티미터 이상일 경우, 가시거리가 100미터 미만일 경우에도 운영이 중단된다.
이는 방문객 안전을 고려한 조치로 사전 확인이 필수다.

무더운 여름철, 산과 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걷기 좋은 코스를 찾는다면 옥순봉 출렁다리는 분명한 해답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