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도 우려를 표한 적이 있지만 받아들였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의도를 봤을 때 이런 형태로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실제 증언 및 사건 현장이 그대로 나오는 것과 피해 및 가해 현장 재연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 최선의 방식이었는지에 대해 조성현 PD가 한 답변이다.
조성현 PD는 "선정적이라는 키워드가 있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소재로 기존 지상파 방송이 이미 제작하고 방영됐음에도 '나는 신이다'가 재조명 된 이유는 넷플릭스로 제작됐기에 가능했다 본 것으로 풀이된다.
△과감했던 공개…"선정성? 반복되는 피해 멈춰야"
넷플릭스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나는 신이다'는 지난 3일 공개된 8부작 다큐멘터리로, 국내 4개 사이비 종교의 만행과 이를 폭로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뷰를 다뤘다. 각각 'JMS(기독교복음선교회)' 3부, '오대양' 1부, '아가동산' 2부, '만민중앙교회' 2부로 구성됐다.

'나는 신이다'는 조 PD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나는 신이다'가 주목받은 이유 중에는 선정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나는 신이다'는 해당 다큐에서 공개된 내용은 MBC PD수첩 등 시사프로그램에서 공개된 것이 다수였음에도 매 회차 시작 전 선정성, 폭력성에 대한 경고문구가 나올 만큼 수위가 높은 장면 및 내용이 많았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또한 선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 JMS의 내용을 담은 '나는 신이다'의 1부 첫 장면이 JMS의 교주 '정명석'과 피해자(폭로자) '메이플'의 실제 대화 녹취 내용이 공개돼 선정성 논란이 있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는 조성현 PD의 제작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조 PD가 '나는 신이다'를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그는 "기존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처럼 뿌옇게 모자이크가 된 '어떤 교주'가 한 몹쓸짓을 공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도 이같은 사건들이 왜 반복되는 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조성현 PD는 국내 지상파 방송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제작됐기에 피해자의 얼굴이나 실제 피해 사진 및 영상, 녹취록이 사실 그대로 공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PD는 "제작 당시 넷플릭스 측에 시청자들이 떨어져 나갈지라도 정명석이 '50번 쌌어'라고 말하는 걸 가장 앞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느 선까지 재연할 것인가'에 대한 넷플릭스와의 이견도 계속됐다. 절대 넘으면 안될 선에 대한 의견 차이다. 앞서 조성현 PD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는 신이다'에 나온 내용은 실제 사실의 10분의 1밖에 담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넷플릭스와 고민한 결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넘은 내용은 빠지게 됐다.
그는 또 "메이플이 국내 방송에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제기된 문제의식은 존중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의도로 보면 이번같은 형태가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성현 PD는 국내 지상파 콘텐츠가 '나는 신이다' 방영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넷플릭스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다큐멘터리가 소비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언급했는데, 그만큼 과감히 공개한 연출 방식이 제작 의도와 맞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취재·분배·시청자 연령, '나비효과' 움직임
취재 과정 및 분량에서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상파 방송과 결과물에서 상당한 차이점이 나타났다.

조성현 PD에 따르면 '나는 신이다'는 당초 MBC에서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내부적 이유로 무산된 콘텐츠로, 넷플릭스 제작이 확정된 이후 2년 간의 기간을 거쳐 제작됐다. 같은 주제를 MBC 'PD수첩'에서 다뤘다면 8~10주 정도 시간이 주어졌겠지만, '나는 신이다'는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2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가능했다.
조성현 PD가 언급한 가장 큰 차이점은 1~3부에 걸쳐 등장한 JMS 피해자 메이플과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부분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조 PD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돼 달라진 가장 큰 차이점은 편성이나 제작 기한 등에서 구애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플을 만나 직접 인터뷰하기까지 40일을 기다렸다"며 "MBC 'PD수첩'에서 제작됐다면 아쉽지만 메이플은 만나지 않는 걸로 결정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량 배분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는 총 8회차에 걸쳐 약 7시간(389분)의 분량으로 제작됐다. '나는 신이다'는 △JMS(1~3회, 총 153분) △오대양(4회, 70분) △아가동산(5~6회, 총 81분) △만민중앙교회(7~8회, 총 85분)로, 각 주제 당 분배된 양에서 차이가 있다.
조성현 PD는 <블로터>에 "지상파 방송이었다면 50분짜리 2회차로 방영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OTT 스트리밍인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것이다보니 적절한 시간 배분 및 분량 조절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나는 신이다'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김도형 교수의 부친 이야기에 많은 공을 들일 수 있었던 것도 넷플릭스에서 제작됐기에 가능했다. 수 십년간 JMS 교주 정명석을 쫓은 김도형 교수와 그의 부친이 JMS 신도들에게 협박당하거나 테러를 당한 사건은 '나는 신이다' 2회에서 심층적으로 다뤄졌다.
시청자 연령층도 달라졌다. 지상파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달리 시청 연령층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조성현 PD는 "'나는 신이다'가 젊은 연령층에게 반응이 좋다"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OTT를 통해 시사교양물을 보고있다는 것을 알았다. 흔히 (사이비 종교같은 주제가)알려진 사건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OTT 주 시청자층인 젊은층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답했다.
조성현 PD는 실제 젊은 시청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으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JMS 교주 정명석은 2018년 2월 출소 이후 미성년자를 포함해 또 다시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그의 구속 기간은 다음 달 27일 만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나는 신이다'로 사건이 재조명되자 많은 변화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조성현 PD는 "재판부가 구속 기간 내에 선고까지 마치겠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10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정 씨에 대해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조 PD는 또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보니 검찰총장, 재판부까지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이들이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출처 : 블로터(https://ww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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