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창간 19주년 특별기획
팬데믹 기간에 폭증했던 유동성이 위축되며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더 이상의 무분별한 외형 확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SK를 필두로 전 산업계에 확산되는 '리밸런싱'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분석합니다.

롯데건설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 리파이낸싱에 성공하며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냈다. 한발 먼저 찾아온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며 보유 자산을 재정비하는 리밸런싱에도 비교적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다만 이자비용이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을 앞지르고 있어 자산 매각을 동반한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건설의 연결기준 매출은 3조7485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9억원) 대비 6.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11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09억원으로 63.25% 줄었다. 다만 순이익은 같은 기간 194억원에서 292억원으로 개선됐다.
롯데건설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매출 감소폭보다 큰 이유는 수익성 높은 자체개발사업 매출의 감소와 높아진 건설원가에 있다. 분양수익을 매출로 인식하는 자체개발사업은 건설원가 부담이 높은 도급사업 대비 이익률이 높다.
롯데건설의 올해 자체개발사업 관련 매출은 734억원으로 전년동기(2217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마곡지식산업센터 등 자체사업장의 준공이 매출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게 롯데건설의 설명이다.
영업익 감소에도 재무 개선이 점쳐지는 이유는 PF 관련 채무의 이자비용을 리파이낸싱을 통해 꾸준히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7월 PF 유동화 사채 매입을 위해 설립한 '프로젝트샬롯' 펀드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기존 2조3000억원 중 롯데건설이 3400억원을 상환한 1조9600억원에 대한 리파이낸싱이다.
이 펀드는 2023년 초 메리츠그룹과 체결한 PF 펀드의 리파이낸싱을 위해 설립한 펀드다. 당시 롯데건설은 메리츠그룹(출자금 9000억원)과 함께 설립한 기존 1조5000억원 규모 펀드의 연 이자율이 수수료 포함 12%에 육박하는 바람에 높은 이자비용 부담이 불가피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다른 금융사와 최근까지 두 차례의 리파이낸싱을 추진했고 이자비용을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827억원에 불과했던 롯데건설의 이자비용은 메리츠그룹과 PF펀드를 조성한 2023년 203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꾸준한 리파이낸싱으로 2024년 1750억원, 2025년 상반기 711억원을 기록 중이다.

고금리의 투자금을 상환하며 이자비용 조정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다. 2022년 롯데건서의 이자보상배율은 4.36배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는 각각 0.97배, 0.58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이 이자비용 대비 얼마나 높은지 비교하는 지표로 1보다 낮아지면 위험 신호로 해석한다.
2022년 3608억원에 달했던 롯데건설의 영업이익은 2023년 2595억원, 2024년 1695억원, 2025년 상반기 409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당장 이자비용 감소세 대비 영업이익 감소세가 가파른 상태다.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리밸런싱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전반에 리밸런싱 목소리가 커지면서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월 회사 사옥을 포함한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자산 가치를 보유, 매각, 개발 등의 기준에 맞춰 재평가 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리밸런싱 등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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