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당선되면 난리 난다"…'어닝 쇼크' 전망에도 '불기둥' [종목+]
"테슬라, LG엔솔에 4680전지 발주" 소식 영향
로보택시 공개 현장서 4680전지 공정 혁신 언급도 기대
3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 불구
"미국 대선서 해리스 당선되면 2차전지가 주도주"
2차전지 관련주가 지난 7일 불기둥을 뿜었다. 실적 프리뷰(전망) 시즌에 들어 증권사가 제시한 추정치가 낮아지는 와중에도 투자자들이 호재성 뉴스에 주목하며 매수에 나선 결과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보다 4.09% 뛴 4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는 11.07%나 치솟았다. 모회사이면서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LG화학도 3.01% 올랐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발(發) 훈풍의 영향이다. 차세대 원통형전지인 4680(지름 46㎜·높이 80㎜)전지 양산이 가시화됐다는 소식이었다.
우선 한 국내 매체는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에 4680전지를 발주해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12월부터 충북 오창 공장에서 4680전지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4680전지 생산을 준비 중이라는 전언은 주식시장과 2차전지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나왔지만, 양산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도 2차전지 관련주 주가를 밀어 올릴 만한 이슈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보택시 공개 이벤트에서는 자율주행과 배터리 관련 기술이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배터리 제조 공정 기술의 진보를 로보택시 공개 현장에서 언급한다면 2차전지 관련주 주가를 한 차례 더 밀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전극 제조 방식이 습식에서 건식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양전극을 만들 때 액체상태의 활물질(여러 금속이 배합된 양극재) 슬러지를 극판에 코팅한 뒤 건조하는 습식 방식이 활용된다. 액체가 아닌 파우더 형식의 활물질을 극판에 발라 건조 공정을 생략하는 게 건식 방식이다. 건식은 구현이 어렵지만 습식 방식 대비 생략되는 공정의 설비 구축 비용 등을 포함해 제조비용의 17~30%가량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일에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들 외에 삼성SDI(1.66%), 에코프로비엠(5.07%), 포스코퓨처엠(4.54%), SK아이이테크놀로지(11.89%) 등 주가도 상승했다. 2차전지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중인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2차전지 테마(3.19%)와 KODEX 2차전지산업(2.92%) 등도 크게 올랐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의 2차전지 셀(4대 핵심부품이 모두 들어간 완제품의 기본단위) 제조업체들은 모두 유럽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호재성 소식이 이어진 것과 달리 실적 전망은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 6일 기준 4304억원이다. 8월 말 대비 12.06% 하향됐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1.19% 쪼그라들어 5억6100만원으로 집계돼 있다. 삼성SDI(1755억원·10.72% 하향 조정)와 포스코퓨처엠(287억원·6.87% 하향 조정)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낮아지고 있고, 엘앤에프는 예상되는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데도 돈이 몰리는 배경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기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안나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안에서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기업이 제한적이지만, 비중 축소보다는 유지로 업종 투자의견을 제시한다”며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2차전지 업종이 주도 업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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