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턱 넘은 성인용 인형, 여전히 ‘뜨거운 감자’
원고 승소 확정 “외관만으로 보류 처분 안돼”
국회전자청원에 “수입·통관 반대” 5만여명 동의
별도 규제 없지만 관련 법령 없어 골머리

성인용품 ‘리얼돌’을 둘러싼 사회적 파장이 크다. 올해 대법원이 개인의 사적 자유를 인정하며 일률적 통관 보류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시민의 목소리도 거세다. 아직 국내에 리얼돌을 규제할 법이 없는 만큼, 앞으로도 리얼돌 도입 찬반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법원 “절차적 정당성 없는 수입 보류는 위법”=올해 4월3일 대법원은 수입업체가 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보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확정했다. 수입업체 A사는 2020년 3월 리얼돌을 수입했으나 김포공항세관장이 통관을 보류하자, 2020년 1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사용 목적과 주체, 공간 등을 조사하지 않고 외관 검사 결과만으로 보류 처분을 한 것은 정부의 재량권을 벗어난 행위”라고 판시했다.
◆‘수입 통관 반대’ 청원 5만여명 동의=해당 판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뚜렷했다. 4월7일 국회전자청원 누리집의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리얼돌 수입 및 통관 반대' 청원은 20일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리얼돌이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이나 도구로 인식하게 할 수 있어 성범죄 유발과 왜곡된 성인식을 확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5월3일 기준 5만3096명이 동의했다.

◆여성계 “실물판 딥페이크… 인격권 침해”=여성계도 이번 판결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 원외정당인 여성의당은 같은달 28일 서울 국회의사당 기자회견에서 "리얼돌은 단순한 성인용품이 아니라 여성을 성적 도구로 고착화하는 인권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특정 인물의 외형을 그대로 복제하는 커스텀 리얼돌을 예로 들며 "실물로 구현된 딥페이크 성범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별도 규제 없지만 논의 등 필요한 상황 =다른 나라는 성인돌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을까? 대부분 국가는 별도 규제를 두지 않는다. 다만 미성년자 형상일 때는 처벌하는 움직임이다. 호주는 2019년 연방법을 개정해 미성년자 형상 리얼돌 소지만으로도 최대 15년 징역에 처할 수 있고, 실제 기소한 사례도 있다. 미국은 플로리다·테네시 등 일부 주에서만 금지하고 있으며, 의회에서는 아동 형상 인형을 연방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는 리얼돌의 제작·유통·폐기 과정을 규율할 법률이 없다. 대법원 판례와 관세청 지침으로 수입·사용 여부만 관리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논란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정부와 국회의 입법 공백 탓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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