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소리만 들려도 숨었다"…1980년 광주의 전차
금남로·도청 앞에 등장한 전차
오월 가족에게 '탱크'는 국가폭력의 기억
특정 단어와 소리로 되살아나는 1980년 5월
26일은 두번째 순서로 1980년 5월 광주 진압 과정에서 전차 등이 어떻게 배치·운용됐는지 짚는다.

| ▶ 글 싣는 순서 |
| ①스타벅스 논란이 건드린 5·18의 상처 ②"궤도 소리만 들려도 숨었다"…1980년 광주의 전차 (계속) |
1980년 5월 광주는 총성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금남로를 지나던 전차(탱크), 도심을 울리던 전차의 궤도 소리도 당시 광주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광주 시민들에게 전차는 단순한 군사 장비가 아니다. 1980년 5월 거리에서 시민들이 직접 마주한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에는 전차와 광주 도심과 외곽 진압 과정 곳곳에 투입된 정황이 담겨 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도 계엄군이 병력뿐 아니라 전차와 장갑차 등 기갑 전력을 실제 배치·운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광주 외곽에 배치된 전차
같은 날 오후 8시 10분쯤에는 장성·정읍·순창 등 광주 외곽 주요 고개와 도로 봉쇄 지점에 전차 10대와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보고서는 이 조치가 검문검색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기록했다.
5월 23일 오전에는 전투교육사령부 소속 전차 1개 중대와 전차 10대가 다시 제35사단에 배속됐다. 보고서는 이를 광주 외곽 차단과 재진입 작전 준비 과정에서 이뤄진 기갑 전력 운용으로 봤다.
국군광주통합병원 일대 대치
이튿날인 5월 22일 오후 5시 50분쯤에는 광주 서구 화정동 일대에서 이른바 '광주국군통합병원 확보 작전'이 벌어졌다. 당시 육군 20사단 62연대 2대대는 장갑차 3대를 앞세워 주택가를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고, 총성은 약 50분간 이어졌다. 5·18 당시 화정동 일대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민간인 학살 사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사단 전투상보에는 해당 작전이 '광주국군통합병원 확보 작전'으로 기록돼 있다.
송정리 비행장 봉쇄 작전
이들 전차는 송정역 일대에 진출해 시위대와 대치했고, 도로 봉쇄 임무 등을 수행한 것으로 기록됐다.
도청 재진입 작전에 투입된 기갑 전력

광주 재진입 작전이 시작된 5월 27일에는 추가 기갑 전력이 투입됐다.
제20사단은 전투교육사령부(이하 전교사)로부터 전차 18대와 APC, 즉 병력수송장갑차 9대, 코브라 헬기 2대 등을 배속받아 시내 진입 작전에 나섰다.
계엄군은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워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관광호텔, 광주공원 등 주요 거점에 진입했다.
당시 수습대책위원들이 계엄군 탱크 진입을 막기 위해 이른바 '죽음의 행진'에 나섰다는 증언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남은 전차
광주 시민들에게 전차와 장갑차는 단순한 군사 장비가 아니었다. 시민들이 도심과 외곽에서 직접 마주한 계엄군의 무력이자, 1980년 5월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남아 있다.
탱크 궤도 소리만 들어도 당시의 공포가 되살아난다고 말하는 유족들도 있다.
5·18 유족회 한 관계자는 "46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날의 공포와 군인들에 의한 피해를 떠올리게 하는 것 자체가 큰 분노다"며 "국가폭력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다시 상기시키는 것은 유족들에게 엄청난 고통이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는 당시 기갑학교가 훈련용 전차와 장갑차를 상당 규모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당시 기갑학교는 전차 2개 대대와 장갑차 1개 대대를 운용했고, 대대별로 전차와 장갑차를 각각 32대 안팎 보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교사가 보유한 전차 규모는 기록상 70~72대 수준으로 확인된다"며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전차가 상당 규모 운용된 만큼 시민들이 전차를 일상적으로 목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5·18 당시 영상을 보면 전차가 대규모로 이동하거나 위력시위에 활용된 장면이 확인된다"며 "그런 방식으로 운용됐기 때문에 광주 시민들에게 '탱크'는 단순한 군 장비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각인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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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한영 기자 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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