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웃고 즐긴’ 알카라스-셸튼...이게 스포츠맨십, 진짜 테니스다! [롤랑가로스]

알카라스 3-1 승리로 8강 안착
다이내믹 샷, 고난도 발리에 팬 매료
〔김경무의 오디세이〕 흔히 테니스는 매너 운동이라고 합니다. 상대의 멋진 플레이에는 잔잔한 박수를 보내거나 엄지척을 해주고, 상대한테 절대 화를 내거나 조롱하는 듯한 비매너를 보이지 않는 게 관행처럼 돼 있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죠.
가끔 자신의 플레이에 못 마땅해 라켓을 바닥에 쳐 부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1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계속된 2025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남자단식 4라운드(16강전). 메인코트(코트 필립 샤트리에)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역사에 남을 명승부이자, 스포츠맨십의 정수를 보여주는 경기를 관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와 13위로 왼손잡이 ‘광속서버’인 벤 셸튼(22·미국)이었는데요.
둘다 한치 양보없는 ‘로켓포 스트로크’와 ‘고난도 드롭샷’ 대결을 펼친 데다, 칭찬받아 마땅한 스포츠맨십까지 보여줘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알카라스든 셸튼이든, 신들린 듯한 랠리 끝에 상대의 환상적인 샷이 나오면 서로 쳐다보면서 웃고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결국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알카라스가 불꽃튀는 3시간19분 동안의 접전 끝에 3-1(7-6<10-8>, 6-3, 4-6, 6-4)로 승리해 8강에 안착했는데요.
이날 승리로 클레이 코트 100승 고지에 오른 알카라스는 앞으로 3경기만 더 이기면 타이틀을 방어하고 그랜드슬램 5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미 2022 US오픈, 2023·2024 윔블던, 2024 롤랑가로스 정상에 등극한 바 있기 때문이죠.

<클레이코트 100승 고지에 오른 알카라스. 사진/롤랑가로스>
이날 1세트에서 셸튼은 자신의 서브 게임 때 시속 230㎞까지 찍는 이른바 광속 서브로 에이스를 기록하며 게임스코어 6-5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6-6이 됐고 타이브레이크 승부가 이어졌는데, 셸튼이 6-5로 앞서며 세트포인트 기회를 먼저 잡게 됩니다.
이어 셸튼의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리며 6-6이 됐고, 셸튼이 다시 서브포인트로 7-6으로 앞서게 됩니다. 그런데 알카라스가 연이어 포인트를 따내며 8-7 세트포인트 기회를 잡게 됐는데, 다시 8-8이 되는 등 숨막히는 승부가 이어졌죠.
결국 알카라스가 9-8로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포핸드 위너(winner)를 성공시키며 1시간9분 동안의 첫 세트 혈전이 마무리됩니다.
알카라스는 2세트 게임스코어 5-3, 40-0으로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를 성공시키며 6-3으로 이겨 대세를 결정짓게 됩니다.
특히 2세트에서 알카라스는 진정한 스포츠맨십까지 보여줍니다. 첫번째 게임 30-30에서 셸튼의 패싱샷을 네트 부근에서 몸을 날리면서 라켓을 던지다시피해 막아 포인트를 낸 상황이었는데, 주심한테 다가가 자신의 파울이라고 자백한 겁니다.
테니스 경기에서는 라켓이 손에 닿아 있는 상황에서만 포인트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라켓을 던져 포인트를 낼 수 없는 것이고 알카라스는 그것을 인정한 겁니다.
ATP 투어는 이 장면에 대해 “알카라스가 스스로 자신한테 반칙을 줬다. 스포츠맨십의 돋보이는 순간(a standout moment of sportsmanship)을 제공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경기 뒤 알카라스는 셸튼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매우 존경합니다. 서로 대결할 때마다 최고 수준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정말 좋은 테니스를 치고 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는 정말 강력한 선수이고, 어떤 샷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멋진 테니스를 쳤던 것 같아요. 네트로 와서, 드롭샷, 포핸드. 저에게는 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나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큰 에너지라고 생각하며, 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경기 뒤 같은 나이대인 둘은 승패에 관계없이 서로 웃으면서 껴안는 등 진한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상대전적은 알카라스가 3전 전승을 기록하게 됐고요.
알카라스는 8강전에서 세계 12위 토미 폴(28·미국)과 격돌합니다. 상대 전적은 4승2패로 알카라스가 우위입니다. 이번 롤랑가로스에서도 만능 플레이어인 알카라스 경기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합니다.

<알카라스의 고난도 발리. 사진/ATP 투어>
글= 김경무 기자(tennis@tennis.co.kr)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테니스코리아 구독하면 윌슨 테니스화 증정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
#종합기술 단행본 <테니스 체크인>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