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생성형 인공지능(AI)들과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입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초거대 '멀티모달'(시청각 등 다양한 창구로 컴퓨터와 의사소통하는 것)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하며,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미래 성장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앞서 LG는 2020년 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향후 5년 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하면서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 영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날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첫 선을 보인 엑사원의 진화한 모습인 '엑사원 2.0'을 소개했다. 올해 초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였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AI 모델을 발표해 인기를 끌자 다른 생성형 AI들과는 차별화된 경쟁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엑사원 2.0은 △고품질 학습 데이터 △비용 효율성 △맞춤형 모델 설계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현재 전문 지식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Bilingual) 모델로 개발했고, 학습 데이터 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려 성능을 높였다. 또 초거대 AI의 고비용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언어 모델' (LLM)과 멀티모달 모델의 경량화, 최적화 신기술에 상당한 리소스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배 AI연구원장은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원하는 용도나 예산에 맞게 모델의 크기부터 종류(언어·비전·멀티모달), 사용 언어까지 맞춤형으로 설계한 셈이다.
대표적인 엑사원 활용 사례로는 LG전자의 AICC(AI Contact Center·AI 컨택 센터)를 소개했다. AICC는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요약하고 상담 내용에 적합한 답변이나 콘텐츠를 제안한다. AICC는 현재 국내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고 내년엔 영어권 국가로 확대할 전망이다.
LG가 공개한 '전문가 AI' 서비스...엑사원의 3대 플랫폼은?

이날 'LG AI 토크 콘서트'의 핵심은 엑사원의 3대 플랫폼이었다. '전문가 AI' 서비스 개발이 기반인 ①유니버스(Universe) ②디스커버리(Discovery) ③아틀리에(Atelier)를 발표하며 전문 영역 개발에 나선 것이다.
가장 먼저 선보인 엑사원 유니버스는 △질의응답·대화 △텍스트 분류·요약 △키워드 추출·생성 △번역 등 기능별로 메뉴를 나눴던 방식에서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다른 대화형 AI들과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로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를 통해 전문적으로 답변을 생성한다.
이날 엑사원 플랫폼 시연에 나선 이문태 어드밴스ML 랩장은 "엑사원 유니버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보를 탐색해 인사이트를 찾는 플랫폼으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수식, 차트, 이미지 등을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엑사원 디스커버리도 공개했다. LG는 하반기에 그룹 내 화학·바이오 분야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엑사원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신소재·신물질·신약 관련 연구개발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창의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엑사원 아틀리에도 공개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저작권이 확보된 이미지-텍스트가 짝을 이룬 페어(Pair) 데이터 3억5000만장을 학습시킨 플랫폼이다. 이에 이미지를 활용해 광고 문구를 만들고 동화와 같은 창작물도 바로 만들 수 있다.
김승환 비전랩 랩장은 제품 이미지를 보고 마케팅 문구 등을 생성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연했으며, 올 3분기에 그룹 내외부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향후 B2B뿐만 아니라 B2C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반인들은 이 플랫폼을 SNS에 활용할 수 있다. 올리고 싶은 사진을 선정하면 자동으로 문구를 만들어주며 이모티콘까지 붙여 주기도 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엑사원 2.0으로 AI 시장 선점이 목표"

엑사원 2.0 시연이 끝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배 AI연구원장은 향후 AI 비전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 비해 한국의 AI 기초연구가 부족하다"며 "현재 LG는 기초연구를 중점으로 AI 서비스를 산업화하기 위해 계열사나 다른 파트너사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사원 2.0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냐는 질문에 이화영 AI 사업개발 유닛장은 "현재 LG전자, LG CNS 등 LG그룹 계열사들과 우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 점유율 관련 질문에 대해선 "아직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규모를 말하기엔 조심스럽다"며 "LG는 헬스케어, 바이오 등 먼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연구 개발하며 신뢰적인 모델을 만들어 먼저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I시장이 확대되면서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배 AI연구원장은 "가짜뉴스 등 부정적인 AI 활용이 이어질 수 있어 필요한 부분에서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AI는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아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그런 걱정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이나 데이터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엑사원 2.0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